“올해는 한반도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60주년이 되는 해이다. 아울러 한국기독교장로회가 온갖 형태의 바리새주의를 배격하고 오직 살아계신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복음의 자유를 확보하고 새 역사를 시작한 지 60주년이 되는 해이다. 여전히 분단국가이며 전쟁 중인 한반도의 현실에 가슴 아파하며, 남북 분단의 아픈 역사를 걷어내고 ‘평화협정이 체결되는 원년’이 되도록 모든 역량을 기울여야 하는 매주 중요한 해이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총회장 나홍균)가 지난 9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개최한 ‘새역사 60주년 기념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회 및 대토론회’ 현장에서는 정전협정 60년을 맞는 올해를 평화협정의 원년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됐다.

이날 대토론회에 앞서 열린 기도회는 한기양 목사(총회 평화통일위원장)의 인도, 인금란 목사(여신도회 전국연합회 총무)의 기도, 이동진 선생(청년회 전국연합회 부총무)의 성서봉독, 김상근 목사(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명예대표)의 설교 등으로 진행됐다.

김상근 목사는 “평화를 만드는 길은 칼 즉 전쟁에 있지 않다. 대화의 길에 있다. 북-미 대화, 해야 한다, 남-북 대화, 해야 한다. 평화를 이루기 위해 미국과 북한은 대화의 자리에 앉으라고 요구하는 사람이 그리스도인이다. 박근혜 정부, 평화를 이루기 위해 북한과 대화의 자리를 만들고, 이 위기를 평화로 바꾸어 내라고 요구하는 사람이 그리스도인이다. 북한 또한 평화를 위한 대화의 자리로 나오라고 요구하는 사람이 그리스도인이다”라고 밝혔다.

대토론회에서는 나핵집 목사의 사회로 백학순 박사(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가 ‘한반도 위기상황 분석과 향후 전망’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이어 김근식 박사(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승열 박사(이화여대 통일학연구소 연구위원), 정욱식 대표(평화네트워크 대표), 조헌정 목사(향린교회, 교회협 화해통일위원장) 등이 패널로 참석, ‘위기 속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토론이 진행됐다.

백학순 박사는 ‘한반도 위기상황 분석과 향후 전망’이라는 발제에서 “박근혜 정부는 지금 남북관계가 5년 전 이명박 정부의 출범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훨씬 좋지 않으며, 이러한 초기 관계 설정은 향후 남북관계에 매우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실패를 절대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명확한 인식을 갖고 개성공단 문제로 생겨난 혼란을 조속히 수습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근식 박사는 ‘한반도 긴장고조와 평화의 출구전략’이라는 발제에서 “한국이 나서서 출구전략을 짜고 창의적인 안을 만들고 이를 가지고 워싱턴으로 베이징으로 평양으로 가서 인내심을 갖고 설득하고 견인하고 압박해야 한다. 발품을 팔고 고민을 한 만큼 우리의 발언권과 주도력은 확보된다. 출구전략의 핵심은 바로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우리의 적극적 노력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승열 박사는 “대화와 협상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이며, 유일한 방법이지만, 그렇다고 제재와 압력을 완전히 부정하는 것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 북한이 그동안 보여준 협상과 대화의 태도는 6자회담 참가국 모두에게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안겨주었다. 따라서 북한의 협상태도는 충분히 다른 국가들에게 비판받을 만하다. 이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해 두는 것이 정상적인 협상 태도이다”라고 주장했다.

정욱식 대표는 ‘한반도 위기 극복 방안과 시민사회의 과제’라는 발제에서 “대화를 시작한다면, 6자 회담의 9.19 공동성명과 그 이행조치들인 2.13 및 10.3 합의, 그리고 북미 간의 2.29 합의를 재구성해 1단계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 북한이 취해야 할 조치로는 추가 핵실험 및 위성을 포함한 장거리 로켓 발사 유예, 우라늄 농축과 5메가와트 흑연감속로를 포함한 모든 영변 핵시설의 가동 중단 및 IAEA 감시단 복귀, 정전협정의 준수의사 피력 등이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한 상응조치로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기 위한 4자간 평화포럼 개시,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유연, 북한 위성 발사 문제 논의 등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조헌정 목사는 ‘위기 속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을 위해 교회는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발제에서 한국교회가 해야 할 일들을 제안했다.

조 목사는 △평화통일과 평화체제를 향한 평화신조 만들기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혹은 ‘총과 칼을 녹여 농기구로’ 등 평화현수막을 교회 외벽에 걸기 △철책선을 따라 걷는 평화 올레길 걷기 운동 전개 등을 한국교회가 벌여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총무 배태진 목사는 “오늘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주신 하나님의 사명은 화해의 직분을 감당하고 이 땅에 평화를 이루는 일이다. 지금 한반도는 다시금 전쟁의 위협 앞에 놓여 있다. 이 땅의 평화의 일꾼으로 살아가는 우리 신앙인들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해야 할 때이다. 지난날 고난의 현장 속에서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예언자적 실천을 감당해 왔던 우리 교단의 발자취와 현실을 깊이 성찰하며, 정전협정 60주년을 맞는 올해가 평화협정 체결 원년으로 첫걸음을 내딛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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