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생명선교연대, 한국기독교인권센터, 기장농민목회자연합회, 예장통합농촌선교협의회, 감리교농촌선교목회자회, 민중신학회, 감리교신학대학교 통합학문연구소, 성공회대학교 신학대학원 등 23개 단체로 구성된 ‘WCC 총회에 대한 한국교회 에큐메니칼 연대(이하 에큐연대)’는 지난 8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김삼환 준비위원장의 사퇴를 강력히 촉구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에큐연대는 “김삼환 위원장은 백년의 역사와 전통을 가진 WCC 조직을 자기 개인의 하부조직인 양 치부하고, 한국 에큐메니칼 진영의 의견들을 수렴하지 않는 독단적인 행태를 계속하고 있다”며 “이제까지의 파행에 책임을 지고 조속히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에큐연대는 “지난 1월 13일 WCC 한국준비위원회가 발표한 선언문에서 보았듯이, WCC 한국준비위원회는 WCC의 기본 신학과 방향조차도 모르며, 시대착오적인 성경무오설을 주장하고, 공산주의, 인본주의, 동성애, 종교다원주의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대와 비난, 개종강요 금지 반대 등을 주장해 한국교회를 분열시켰으며, 이후 지금까지 4개월 동안 계속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더 이상 이러한 행태를 묵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에큐연대는 김삼환 위원장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했다. 먼저 1.13 공동선언문과 관련, “폐기 선언도 없이 유감 표명으로 어물쩡하게 넘어가려 하고 있고, 폐기 선언을 한 김영주 총무의 복귀를 제시하는 것은 WCC 총회를 모독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빛의 순례’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는 “마라톤 성화 봉송을 연상케 하는 해괴한 프로젝트를 내어 상임위원들이 에큐메니칼 운동의 주요 회의가 열렸던 예루살렘, 호주, 네덜란드, 스웨덴, 미국, 캐나다, 브라질, 아프리카 등을 돌면서, 6억여 원의 정부지원금과 헌금을 흥청망청 사용할 계획”이라며 “총회의 주제들과 관련한 심도 있는 모임보다는, 의전적인 행사에 치우쳐 WCC 총회의 의미를 전시성 관광으로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고 개탄했다.

한국준비위가 지난 4월 23일 상임위원을 13명에서 103명으로 확대 발표한 것과 관련해서도 “미봉책이자 정치적 술수”라며 우려를 표했다. 교회연합 운동에 참여해 본 적도 없는 보수적인 사람들이 들어 있고, 사전 동의를 받지 않고 명단에 들어간 사람들도 여럿이 있어 파행이라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김삼환 위원장이 개인적인 인맥으로 사람들을 모은 의중은 WCC 총회를 재차 조롱하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특히 총회 장소 변경 논의와 관련, “한국준비위가 부산 총회 개최 장소를 김삼환 위원장의 명성교회로 변경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는데, 세계적인 WCC 조직을 개인의 조직으로 사고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명백히 드러낸 일이기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에큐연대는 WCC 스위스 본부와 울라프 총무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에큐연대는 “울라프 총무는 1.13공동선언문의 파행에 대해 WCC의 신학적 입장을 올바르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한국의 맘몬화된 교회에 터무니없는 재정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행태에 분노하며 무리한 지원 요구 철회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한 “WCC 본부의 일부 집행부가 부산총회를 계기로 운영자금을 위해 손을 벌린다는 잡음이 계속 나오고 있다. 당초 부산총회 총 100억여 원의 예산 가운데, 한국측 감당금액은 17억여 원이었다. 하지만 지난 3월 5-8일 스위스 WCC 실행위원회에서 열린 회의에서는 40여억 원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이것의 진실 여부를 가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WCC 본부가 세계교회의 기대와 시대의 요청에 부응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그 위상을 떨어뜨릴 경우, 중장기적으로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를 중심으로 하는 대안적인 에큐메니칼 협의체(alternative ecumenical fellowship)를 구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에큐연대는 또한 “한국준비위는 본래의 직임인 영접위원회(hosting committee)의 역할로서 영접의 일만을 감당하고, 교회협 안의 협력위원회는 실질적인 일들로 나누어 WCC 부산총회를 지원할 것”이라며 “협력위원회는 주로 에큐연대에서 책임을 지고, 준비 중에 있는 에큐메니칼 대화, 마당(워크샵, 전시회, 부대행사),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행사, 사전대회, 신학생 프로그램 등을 통해, WCC의 본래적인 가치와 정신을 회복하고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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