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K 김영주 총무. ⓒ크리스천투데이 DB.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 한국준비위원회(상임위원장 김삼환 목사, 이하 WCC 준비위) 집행위원장직을 사임한 김영주 총무에게 복귀를 권고했다.

NCCK는 6일 아침 서울 정동 한식당 ‘달개비’에서 회원 교단 총회장 및 총무 모임을 갖고 이 같이 결정했다. 이 모임에는 NCCK 김근상 회장(대한성공회 주교)과 김영주 총무 및 실무진들을 비롯해 WCC 회원교단 실무 책임자들인 신복현 목사(기감), 배태진 목사(기장), 이홍정 목사(예장 통합) 등 총 16명이 참석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 후 NCCK 김근상 회장은 기자들에게 “NCCK 김영주 총무의 WCC 준비위 집행위원장 복귀를 권고했고, 이와 더불어 WCC 회원교단 총무를 공동 집행위원장으로 하는 현 집행위원회도 더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WCC 총회 사업들에 대한 정부 지원이 있는 만큼, 집행위원회로 하여금 각 사업들을 에큐메니칼 정신과 WCC 총회 성격에 맞게 조정하겠다”는 의지 또한 내비쳤다.

뿐만 아니라 NCCK 안에도 WCC 총회 준비를 전담할 일종의 ‘지원팀’을 꾸릴 계획도 밝혔다. 김 회장은 “WCC 총회를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것은 그 주제처럼 정의와 생명, 평화”라며 “이를 위해선 신학적 작업 등이 필요하다. 김영주 총무가 집행위원장에 복귀해도 이 같은 지원이 있어야 구체적으로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NCCK가 이날 모임을 갖고 이런 내용을 결정한 것은, 현재 WCC 총회 준비에 있어 NCCK를 중심으로 하는 에큐메니칼 진영의 목소리가 사실상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는 김영주 총무가 얼마 전 ‘WCC 공동선언문’에 서명한 책임을 지고 WCC 준비위 집행위원장직을 사임하면서 더욱 가속화됐다.

하지만 김영주 총무가 NCCK의 권고대로 집행위원장직에 복귀하고 WCC 회원교단 총무들로 집행위원회가 강화된다 하더라도, 향후 WCC 총회 준비에 얼마 만큼의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상임위원회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WCC 준비위가 형식상 김영주 총무의 집행위원장 사임을 반려했지만, 복귀를 적극 권유하지 않는 등 NCCK 측의 총회 준비 참여에 소극적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얼마 전 기장 배태진 총무가 공개적으로 김삼환 목사의 WCC 준비위 상임위원장 사퇴를 촉구하는 등, 현 WCC 준비위와 NCCK를 중심으로 한 에큐메니칼 진영 사이에 갈등 조짐도 나타나고 있어 양측의 의견 조율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에큐메니칼 진영 한 관계자는 “NCCK가 집행위원회를 강화하고 따로 지원팀을 꾸리는 등 WCC 총회 준비에 본격 뛰어들 경우, 이를 WCC 준비위가 얼마나 수용할 수 있느냐가 문제”라며 “만약 WCC 준비위가 이것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다면, 지금도 잡음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총회 준비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