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 총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공동선언문’에 대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회장 김근상 주교가 수용 불가함을 밝힌 데 이어, NCCK를 대표해 선언문에 서명한 당사자인 김영주 총무도 4일 ‘파기’를 선언했다. 이에 대해 보수측을 대표해 선언문에 서명했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홍재철 대표회장과 세계복음연맹(WEA) 총회준비위원회 길자연 위원장은 “예상했던 결과”라면서도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홍 대표회장은 “김영주 총무와 우리가 선언문을 발표할 때는 모두 한국교회를 위해 위대한 일을 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었는데, 김영주 총무가 외압에 견디다 못해 WCC 10차 총회 한국준비위원회 집행위원장직을 사임하고 선언문 파기 선언을 한 것이 안타깝고, 한편으로는 연민의 정도 느낀다”며 “오직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한국교회의 화합을 이루기 위해 서로 건너기 어려운 강을 건너왔었는데, (NCCK측이) 다시 그 강을 건너서 떠나가버렸다. 한국교회가 이분법적으로 갈라져 도저히 하나될 수 없음을 새삼 확인한, 불행한 사건”이라고 밝혔다. 홍 대표회장은 2월 5일 열리는 한기총 임원회에 이번 일의 경과를 보고한 뒤 입장을 정리해 발표하겠다고 했다.

길자연 위원장은 “각 단체의 대표들이 서명한 선언문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것은 유감”이라며 “NCCK측은 자신들의 신앙관을 에큐메니칼이라고 해왔지만, 이번 일로 그것이 잘못됐다고 하는 것을 입증했다”고 지적했다. 길 위원장은 “NCCK측이 이러한 신앙관을 갖고 한국교회 성도들을 호도하려 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행위”라고 했다.

한기총 홍재철 대표회장, NCCK 김영주 총무, WCC 총회한국준비위 김삼환 상임위원장, WEA 총회준비위 길자연 위원장 4인이 지난 1월 13일 발표했던 공동선언문은 ▲종교다원주의 배격 ▲공산주의, 인본주의, 동성연애 등 반대 ▲개종전도 금지주의 반대 ▲성경 66권의 무오성 천명 등 4개 원칙에 대한 선언이 담겨 있었다.

한편 이 선언문의 또다른 당사자인 김삼환 목사는 통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 그는 지난 1월 29일 WCC 총무단 일행 환영오찬 자리에서, 이번 논란에 대해 “과정을 거치는 것이니, 나중에는 잘 될 것이라고 본다. 반대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금까지 한 번도 쉽게 된 적이 없었다. 기도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