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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실적’ 타이어 3사, 넥센 주가만 힘쓰지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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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실적’ 타이어 3사, 넥센 주가만 힘쓰지 못하는 이유

올해 P-CBO·사모채 발행, 녹록치 않은 자금조달 환경

지난 6월 김진표 국회의장이 체코 자테츠 넥센타이어 공장을 방문했다. 출처: 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6월 김진표 국회의장이 체코 자테츠 넥센타이어 공장을 방문했다. 출처: 뉴시스
넥센타이어가 미국에 공장을 짓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할 계획이다. 자금조달이 수반돼야 하지만 체력적으로 쉽지 않다. 미국 공장 가동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다방면으로 고심하고 있는 넥센타이어의 고민이 주가에도 반영되는 분위기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타이어 3사(한국, 금호, 넥센)는 영업이익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매출액 변동은 크지 않았지만 고인치 타이어 판매 증가, 원재료 가격 하락과 물류 비용 감소 등이 큰 영향을 미쳤다.
영업이익률 기준으로 보면 한국타이어(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16.9%로 압도적이다.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각각 9.8%, 10.1%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한국타이어가 여타 경쟁사 대비 영업이익률이 높은 이유는 해외 생산 거점 확충에 있다. 북미와 유럽 등 주요 시장에 공급망을 구축하면서 상대적으로 시장 상황에 대응할 수 있었던 것이다.

특히 미국 시장은 타이어 업계에 상당히 중요하다. 한국타이어는 업계 맏형답게 미국 테네시에 약 2조원을 들여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북미 공장 건설을 마쳤다. 넥센타이어는 지난 5월 북미에 공장을 짓기 위해 1조7248억원 규모 설비 투자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타이어 3사’로 불리지만 주요 시장인 미국 시장 공략에 기업별 시차가 존재하는 셈이다.

10월 이후 타이어 3사 주가 추이(10월 4일=100 기준) 출처. 한국거래소이미지 확대보기
10월 이후 타이어 3사 주가 추이(10월 4일=100 기준) 출처. 한국거래소

이는 향후 3사의 매출총이익률이 점차 벌어질 수 있다는 뜻도 된다. 통상 주가는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기 마련이다. 실제로 이달 들어 타이어 3사의 주가 중 넥센타이어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3분기 실적 발표를 전후로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 주가는 각각 지난 8월과 5월 고점을 뛰어 넘었지만 넥센타이어는 지난 10월 낙폭을 만회하는데 그쳤다.

미국 공장 건설이 경쟁사 대비 늦어진 탓도 있지만 1조7000억원 규모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지도 고민이다. 넥센타이어의 신용등급은 지난해 말 A+에서 A0로 한단계 강등됐다. 2017~2018년 체코공장과 마곡 연구개발(R&D) 센터 등 대규모 신규 투자를 하면서 차입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2020년에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크게 줄었지만 신규 투자가 제한되면서 잉여현금흐름은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현금창출능력이 약화된 가운데 2022년 2월부터는 체코 공장에 2단계 투자를 진행했다.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다시 현금흐름을 악화시키는 등 재무건전성을 위협했다.

넥센타이어는 지난 2019년을 마지막으로 공모채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올해는 지난 2월과 3월 프라이머리담보부증권(P-CBO)을 통해 총 1000억원을 조달했으며 5월에는 사모채(500억원) 시장 문을 두드렸다. 자금조달 환경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넥센타이어가 체코 공장을 통해 수익성이 개선되고 이익안정성 등이 확보된다면 일부 우려가 해소될 수 있다. 나이스신용평가가 제시한 신용등급 상향 요인은 금융비용대비 EBITDA가 10배 이상, EBITDA대비 총차입금이 4배 하회다. 작년 평가 기준 넥센타이어의 각 지표는 4배, 16.3배를 기록해 상향 조정과는 거리가 멀다. 수익성이 늘어도 차입 부담이 확대되면 오히려 추가 신용등급 강등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다.

넥센타이어는 미국 공장 가동을 위해 인수합병이나 합작공장(JV) 설립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시기를 당기거나 투자 부담을 줄이겠다는 심산이다. 단연 전자보다는 후자가 재무건전성을 해치지 않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실적 개선이 가팔라지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인수합병과 JV 등 다방면으로 검토 중에 있다”며 “현재 명확한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며 업황과 회사 상황을 고려해 최적의 선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sk1106@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