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발맞춰 국내 선박산업 초격차 기술 확보해야”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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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해양수산 초격차 포럼
-‘미래 선박 초격차 시대와 과제’ 주제
-“탄소중립 발맞춘 차세대 에너지 대책 필요”

제4차 해양수산 초격차 포럼이 20일 부산 부산진구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참석자들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제4차 해양수산 초격차 포럼이 20일 부산 부산진구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참석자들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탄소 중립과 글로벌 환경 규제에 발맞춰 국내 선박 산업이 친환경, 스마트 디지털 기술을 적극 채택해 초격차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20일 오전 부산 롯데호텔에서 ‘미래 선박 초격차 시대와 과제’를 주제로 제4차 해양수산 초격차 포럼이 열렸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과 부산일보가 주최한 이날 포럼에는 김진수 부산일보 사장, 장제국 동서대 총장, 안광헌 HD한국조선해양 사장, 김종덕 KMI 원장 등이 참석했다.

포럼 개회사에서 장 총장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K-조선 차세대 선도 전략’에 따라 미래 기술 선점, 법·제도 인프라 개선, 탄소 저감 등이 추진된다”라며 “국내 조선산업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고도화된 초격차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기조 강연에서는 전 세계적인 탄소 중립 추세에 따른 미래 선박 시장의 전망과 과제가 소개됐다. 기조 연사로 나선 안 사장은 “국제해사기구(IMO)에서 해운 분야의 탄소중립 정책을 강화하면서 친환경 연료 수요가 늘고 관련 기술 발전이 중요성이 부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직 중국이 우리나라를 따라잡기엔 멀었다는 인식이 있지만 일부 분야에서는 오히려 한국보다 품질도 좋고 가격도 낮다. 우리나라가 친환경 선박을 만드는 기술에서 초격차를 벌리지 않으면 앞으로는 한국에 배 생산을 맡길 유인이 없다”고 덧붙였다.

국내 선박 산업이 초격차 시대를 열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으로는 메탄올, 원자력 등 탄소 중립 연료를 늘이고 친환경 엔진, 스마트 선박 디지털 플랫폼, 자율운항 선박 기술 개발 등이 제시됐다.

제4차 해양수산 초격차 포럼이 20일 부산 부산진구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제4차 해양수산 초격차 포럼이 20일 부산 부산진구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기조연설 뒤에는 좌장을 맡은 김 원장이 6명의 패널과 함께 토론을 진행하며 분위기를 달궜다. 이 자리에서는 미래 선박 시대의 법적 과제, 인력 관리, R&D 전망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격론이 벌어졌다.

먼저 법과 제도를 보완해 미래 선박 산업의 성장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탄소 중립 비용 부담을 누가 부담할지 정해서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자율 운항 선박을 조정하는 사람의 법적 지위를 분명히 해 운항사 육성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양 인력 수급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도 제시됐다. 김종태 한국해기사협회 회장은 “해마다 승선해기사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으며, 육상근무 해기사는 절반 가까이 공무원으로 진출하고 있다”며 “이제 값싸고 유능한 해기사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임금, 복지 개선은 물론 유사시 육·해상 해기사 인력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친환경 선박을 대표하는 ‘원자력 추진 선박’에 사용하는 소형모듈엔진(SMR)을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방인철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는 “원자력 추진 선박은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과 달리 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긴 시간 운전할 수 있는 등 여러 가지 이점을 가지고 있다”며 “SMR 개발을 통해 친환경 선박 기술의 초격차 시대를 열어젖힐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홍기용 소장은 “오늘날 더 안전하고 깨끗한 환경을 위한 세계적인 노력이 이어지면서 친환경 선박, 자율 운항 선박 등 기술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조선·해운 사업이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서 산업계와 학계, 연구계가 모두 의지를 갖추고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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