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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디테일]미코바이오메드, 주주·투자자 외면에 '실권 물량 30%'①최대주주 미코 지원 불구 일반공모 청약률 13%대, 잔여주식 전량 KB증권 인수

신민규 기자공개 2023-11-20 08:06:28

[편집자주]

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5일 14: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코그룹의 신성장 동력 중 하나인 바이오 분야가 투자자들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모기업 지원 속에서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섰지만 소액주주가 외면한 탓에 대거 실권물량이 발생했다. 실권주 일반 공모과정에서도 투자자들의 반응이 싸늘하게 식어 최종 잔여주식을 주관사가 인수하게 됐다.

미코그룹 계열사인 미코바이오메드는 이달 487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방식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한때 당초 예상보다 주가가 오르면서 주당 3570원을 적용해 640억원(1800만주)을 발행할 계획이었으나 주가하락으로 발행가 조정을 거쳐 다시 주당 2705원에 1800만주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대표주관 업무는 KB증권이 맡았다.

구주주 청약률은 모기업 참여에도 불구하고 저조했다. 1800만주 모집에 1129만6352주가 모여 청약률이 62.76%에 그쳤다. 미코바이오메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24.43%였던 점을 감안하면 소액주주 상당수가 불참한 것으로 판단된다.

앞서 이번 증자에는 모기업 미코가 전량 참여의사를 밝힌 바 있다. 미코는 미코바이오메드 지분 24.26%를 쥐고 있다. 지난해말까지만 해도 지분율이 21.5%였는데 코미코가 보유한 보통주 50만7614주(2.77%)를 지난 7월에 양수받았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자간의 주식양수도거래라 전체 지분율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미코 지원 속에서도 흥행이 불발된 미코바이오메드는 실권주 일반공모에서 나섰다. 실권주는 670만3648주로 전체 수량의 30%를 상회했다. 일반공모 청약결과 모집된 주식수는 91만5500주에 그쳤다. 청약률은 13.66%를 기록했다. 당초 모집수량(1800만주)으로 따지면 전체의 5% 수준이다.

결과적으로 잔여 주식수는 578만8148주에 달했다. 일반공모 후 발생되는 잔여주식은 대표 주관사인 KB증권이 전량 인수할 예정이다. 미코바이오메드 입장에선 자금조달에 성공하긴 했지만 투심위축을 체감한 모양새가 됐다.


이번 증자 업무는 미코바이오메드의 정효윤 경영본부장이 총괄을 맡았다. KB증권에선 연대호 기업금융2본부 상무와 이경재 SME금융부 이사가 실무를 담당했다.

시장에선 조달자금의 상당부분이 채무상환에 쓰인다는 점에서 투자자 호응을 얻기 힘들었을 것으로 관측했다. 힘들게 모은 자금이 기업가치 향상보다는 차입금 갚는데 쓰이는 꼴이기 때문이다.

당초 모집자금 조달에는 문제가 없어 채무상환자금으로 배정한 290억원에는 변화가 없었다. 다만 기대했던 640억원보다는 적은 수준이라 자연히 운영자금(연구개발비용, 원부자재 구매비용, 영업 및 마케팅 비용)으로 배정되는 금액이 줄어드는 구조로 이어졌다.

미코바이오메드는 모집자금 가운데 290억원을 6회차와 7회차 전환사채 조기상환자금에 사용할 계획이다. 6회차의 경우 전환가액이 시가하락에 따라 8298원까지 조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부진한 편이다. 지난 14일 기준 미코바이오메드 주가는 3120원이었다.

회사는 공시를 통해 "주가가 전환가액을 크게 하회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조기상환청구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향후 당사의 주가가 행사가액을 하회하여 조기상환청구가 들어올 것을 대비하여 공모자금 중 290억원을 채무상환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운영자금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신제품(VERI-Q PREP B16) 양산 원부자재 구입비다. 유전자추출장비 양산을 위한 자재에 투입될 예정이다. 기존 유전자 추출장비인 M16은 2019년에 출시해 지금까지 1000대 이상 판매됐다. M16은 멤브레인 방식을 사용하고 실험을 위한 단계가 복잡하고 장비유지 보수 비용이 높은 편인데 반해, 신제품은 마그네틱비드방식을 적용해 실험단계가 간편하고 유지보수 비용을 최소로 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이밖에 코로나19로 줄어들었던 연구개발 인력 확보나 영업및 마케팅 비용에 사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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