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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패키징 시대, 삼성의 대응]생태계 구축 본격화, 계열사·협력사 '협동작전'③삼성전기부터 하나마이크론까지 가세…후공정 자립도 향상 기대

김도현 기자공개 2023-11-16 10:08:14

[편집자주]

반도체 집적도가 극한에 달하면서 2년마다 성능이 2배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이 계속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업계에서는 노광·증착 등 전공정에서 패키징과 같은 후공정으로 시선을 돌려 반도체의 진화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선제적 대응에 나선 TSMC, 인텔 대비 한발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소 출발이 늦은 만큼 총력전 모드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패키징 부문의 현주소와 가능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4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재 반도체 업계에서는 어느 때보다 후공정 기술이 강조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자이언마켓리서치에 따르면 관련 시장 규모는 2022년부터 2028년까지 연평균 약 5% 성장해 509억달러( 67조64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국내 최대 반도체 회사인 삼성전자도 해당 역량 강화에 나선 가운데 우군들이 힘을 보태고 있다. 그룹 내 계열사는 물론 기존 협력사도 투자를 확대하면서 자체 밸류체인이 커지는 흐름이다. 대만이 TSMC를 필두로 국가 전체를 '실리콘 실드'로 조성한 것처럼 한국에서도 후공정 라인을 확장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삼성전기 세종사업장

◇삼성이 삼성을 돕는다

삼성그룹에서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반도체 후공정과 밀접한 기업은 삼성전기와 세메스다.

우선 삼성전기는 직접 반도체 패키징 사업을 영위한 바 있다. 최근 LX세미콘 대표를 맡게 된 이윤태 전 삼성전기 사장이 취임 이후 수천억원을 투입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특히 패널레벨패키지(PLP)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는데 PLP는 웨이퍼에서 자른 칩을 사각형 모양 패널에서 배치해 패키징하는 기법이다.

인쇄회로기판(PCB) 없이도 패키징이 가능해 비용, 완제품 두께 등에서 유리하다. 현재는 입출력(I/O) 단자를 바깥으로 빼는 팬아웃(FO) 기술이 더해진 FO-PLP로 고도화된 상태다.

다만 삼성전기는 수익 측면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에 삼성전자가 지난 2019년 삼성전기로부터 PLP 사업을 7850억원에 인수하면서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내에서 시너지를 내고자 했다. 향후 수조원대 투자가 필요한 점도 이같은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앞서 삼성전자는 구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에 FO-PLP를 도입했고 추후에는 인공지능(AI) 반도체 등에 이를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PLP 사업을 양도한 삼성전기는 반도체 패키지 기판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고부가 칩을 패키징할 때 쓰이는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 시설에 조단위 금액을 투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삼성전기는 국내 부산과 세종, 베트남 등에서 FC-BGA를 비롯한 다양한 패키지 기판 생산능력(캐파)을 늘려가고 있다. 기판 단일 품목만 양산 중인 세종사업장의 경우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5공장이 세워지고 있다. 이곳에서는 차세대 CPU로 각광받는 ARM 기반 프로세서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적층 방식인 2.5차원(D) 패키지 등 맞춤형 아이템이 제조될 예정이다.

세메스 천안사업장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장비를 공급하는 계열사 세메스도 지원사격 중이다. 후공정으로 한정하면 다이본더(칩 장착), 쏘&소터(절단 및 분류), 테스터(검사) 등을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 납품하고 있다.

세메스를 이끌고 있는 정태경 대표는 패키징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는 삼성전자 재직 당시 패키지 선행연구팀장, TP(Test&Package) 센터 패키징 개발팀장, TP 센터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앞으로도 직간접적으로 삼성전자 후공정 기술 향상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우회적으로 협업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운영자금 20조원을 차입하기로 했다. 반도체 불황 속에서도 예년처럼 50조원대 투자를 단행하기 위한 결단이자 공조였다.

아울러 삼성디스플레이는 천안사업장 내 부지와 일부 시설을 삼성전자에 매각했다. 여기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반도체 패키징라인이 들어선다.

하나마이크론 베트남 사업장

◇토종 OSAT·장비사, 패키징 가속페달

협력업체 중에서는 하나마이크론이 눈에 띈다. 하나마이크론은 삼성전자 등으로부터 수주받은 반도체를 패키징하고 테스트한다. 메모리 위주에서 로직 칩으로 영역을 넓혀가는 단계다.

작년 말부터 올해 상반기 양사는 하나마이크론 공장 내 삼성전자 관련 설비를 들이는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자사 라인과의 역할 분배 및 캐파 증대 차원이다. SFA반도체, 두산테스나 등 다른 후공정위탁처리(OSAT) 기업도 다각도로 삼성전자와의 협업을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장비기업도 전용 장비 개발 및 생산이 한창이다. 인텍플러스는 삼성전자와 삼성전기에 각각 반도체, 기판을 외관검사하는 설비를 공급했거나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HBM,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 차세대 메모리에 더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부의 고부가 칩 생산 및 패키징 물량까지 늘리고 있어 인텍플러스의 역할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피에스케이와 인적분할을 통해 설립된 피에스케이홀딩스는 디스컴(Descum), 리플로우(Reflow) 등을 삼성전자에 제공하고 있다. 각각 잔여물 제거, 연마 기반 부착 등의 공정을 수행한다. ISC, 엑시콘 등 테스트 부품과 장비를 양산하는 곳들도 삼성전자과의 접점이 늘어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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