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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2023]"보험 호황 사이클 진입 효과 온전히 누린다"②이지혁 코리안리 런던법인장 겸 사무소장 "언더라이터 중심 지킨 덕에 중흥기 맞았다"

런던(영국)=서은내 기자공개 2023-10-18 07:20:51

[편집자주]

국내 금융사의 해외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경영 트랜드도 크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은행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해외시장에 이식해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각 지역별로 책임자를 세워 권한을 부여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급변하는 상황에 맞춰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다. 더벨은 전략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는 우리 금융사들의 해외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글로벌 확장을 시도하는 금융사들의 해외 사업장을 둘러보고 글로벌 전략과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06일 13: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보험 시장에서 공급자들이 엄청난 호황기 초입에 진입하고 있다. 대형 자연재해 발생 등으로 그동안 어려운 시기를 겪으면서도 코리안리는 '언더라이팅' 중심 기조를 지키며 끝까지 버텨낼 수 있었다. 덕분에 앞으로 수혜를 누릴 것으로 기대한다."

런던 로이즈 시장에 진출한 코리안리가 새로운 수익원 창출의 물꼬를 트고 있다. 2015년 런던 법인 출범 이후 어려운 시기를 거쳤지만 글로벌 보험시장의 사이클과 자본시장의 사이클이 보험 공급자 입장에서 긍정적이 시너지를 내면서 유래없는 호황기에 접어들었다.

전쟁, 자연재해와 함께 보험요율이 저조한 상황에서 수년간 보험 공급자들이 퇴출되는 과정에서도 코리안리는 회사의 중심 원칙인 '언더라이팅'을 강조해왔다. 그 결과 불황기를 견뎌내고 호시기의 수혜를 맞이할 전망이다.

이지혁 코리안리 런던법인장은 지난 7월 런던 점포로 발령받은 후 이같은 글로벌 보험 시장의 분위기를 그대로 느끼고 있다. 이 법인장은 "현재 보험 시장은 보기 드문 하드마켓(Hard Market)의 상황을 나타내고 있다"며 보험시장 뿐 아니라 고금리인 자본시장 사이클이 모두 비즈니스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 로이즈 투자 비즈니스, ROE 편차 줄이기 집중

현재 런던 법인은 런던 사무소와 함께 운영되고 있다. 런던 점포에서는 이지혁 법인장과 주재원, 현지 인력을 포함해 총 4명이 근무 중이다. 이 법인장은 삼성전자 LCD 총괄로 근무하다 2007년 코리안리로 옮겨왔다. 코리안리에서 화재보험부, 재무계리팀, 손익분석팀을 거친 뒤 런던사무소로 발령을 받았다.

런던 법인의 수입보험료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400억원이며 순이익은 30억원을 기록했다. 로이즈 시장에서의 사업 전략이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정착한 건 2019년이다. 이후 수입보험료로 대변되는 외형은 매년 40~50%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 법인장은 "런던 점포가 정량적으로 볼 때는 다른 점포들 대비 덩치가 큰 편은 아니나 선진 금융, 보험 시장에서 갖는 정성적인 가치가 크다"며 "빅리그에서 작지만 꾸준한 성적을 내는 운동선수들처럼 도전적인 시장에서 살아남아 입지를 키워가는 런던 점포를 본사에서 중요하게 보고있다"고 말했다.

런던법인이 위치한 로이즈 본사는 수많은 글로벌 보험 플레이어들이 모여 프로젝트를 운용하고 투자, 거래가 이뤄지는 현장이다. 코리안리는 투자자로 비즈니스 모델을 설정했다.

코리안리에서 로이즈 비즈니스를 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2013년이다. 로이즈 시장 진출의 방식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았다. 직접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신디케이트' 사업도 고려했으나 보다 비용 효율적인 부분에 무게를 두고 투자자인 '멤버'로서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모델을 선택했다.

이 법인장의 목표는 보험과 자산 포트폴리오가 균형을 이룬 상태를 만드는 것이다. 편차가 적은 ROE 구조를 만들고 본사 지원이 아닌, 자생 기반을 마련하는 것에 역점을 둘 계획이다. 그는 "글로벌 보험업계에서 차이나리와 더불어 코리안리가 동북아의 맹주로 기억되고 싶다"는 말을 전했다.
런던 로이즈 빌딩 7층에 위치한 코리안리 런던 점포. 이지혁 런던 법인장(가운데)과 주재원들이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언더라이팅 중심으로 속도감 있는 의사결정 지속

현재 글로벌 보험 시장은 하드마켓의 상황을 보이고 있다. 하드마켓이란 보험 요율이 높은 수준으로 형성된 시장을 뜻한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은 상황에서 보험료는 높다보니 공급자 입장에서 매우 긍정적인 사이클에 돌입한 셈이다. 고금리와 맞물린 자본시장 사이클 역시 도움이 되고 있다.

몇년 전까지만해도 정반대 사이클이 지속돼왔다. 당시에는 시장 진입자들이 많은 상태에서 보험료율이 낮게 형성됐던 시기였다. 기후 변화 등 대규모 자연재해, 전쟁 등이 맞물리면서 지급돼야하는 보험금은 늘어났고 그 결과 일부 공급자들이 공급을 포기하거나 소극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공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살아남은 이들은 많은 과실을 나눌 수 있게 됐다.

긍정적 시그널은 금리 기조와도 맞물려 진행 중이다. 이 법인장은 "금리가 오를수록 무위험 리스크의 기준치가 올라가 그동안 초과 수익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며 "그만큼 자본조달 비용이 올라가 투자가 어려워지니 결국 보험이 더욱 공급이 줄어드는 결과를 맞이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법인장은 글로벌 보험시장에서 나타나는 코리안리의 강점을 '언더라이팅' 중심 기조로 꼽고 있다. 이 법인장은 "코리안리는 다른 재보험사에 비해 보험 인수의 품질을 결정하는 언더라이터가 중심이 돼있다"며 "이는 더 속도감있고 보험 서비스의 본질에 가까운 의사결정을 내리는데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언더라이팅이란 보험 물건을 고르는 것이다. 언더라이터가 보험 물건의 특성, 가격의 상황 등을 고려한 의견을 제시하면 물건 인수가 결정된다. 즉 언더라이터가 중심이 된다는 말은 현장에 있는 언더라이터의 권한이 크다는 의미다.

이 법인장은 "현재 중흥기를 맞이한 해상보험 시장도 과거 10년간은 죽음의 시기였다"며 "이런 시기를 견디고 빛을 볼 수 있었던 것도 코리안리가 언더라이터 중심의 명맥을 유지하면서 흙 속 진주를 알아보는 감을 유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런던 금융가 중심에 있는 로이즈 빌딩. 에너지 설비처럼 생긴 왼쪽 은빛 건물이 로이즈 본사 빌딩이다. 독특한 외형으로 지나가는 시민들의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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