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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그룹 장씨 일가의 부동산·주식 창고 '씨케이'는 어떤 회사?

그룹 지배력 강화에 도움…오너 2세 장형진 고문 부동산 사들여 현금 안겨주기도

2023.10.11(Wed) 17:34:43

[비즈한국] 우리나라 비철금속 산업을 이끄는 영풍그룹 오너 일가는 언뜻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부동산임대업체를 보유하고 있다. 영풍 오너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씨케이는 이들의 주식·부동산 등 현금 창구로 활용될 뿐 아니라 그룹 지배력 강화에도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장형진 영풍 고문. 사진=영풍 제공

 

영풍그룹은 ​‘한 지붕 두 가족’ 체제로 유명하다. 황해도 출신 장병희, 최기호 두 창업주가 영풍기업사를 설립해 아연시장에 발을 내딛은 뒤 현재의 그룹으로까지 성장했다. 장씨 일가가 영풍을, 최씨 일가가 고려아연을 이끌고 있다.

 

아연 산업을 영위하는 영풍은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업체 코리아써키트와 반도체 패키징 제조업체 시그네틱스 등을 이끌고 있으며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영풍문고도 품고 있다. 장씨 일가는 오너 3세들과 이들이 보유한 씨케이를 통해 ​지주회사 영풍을 ​지배한다.

 

씨케이는 지난 2012년 10월 부동산 매매, 임대, 경영컨설팅을 사업목적으로 설립됐다. 지분 보유 현황을 살펴보면 장형진 고문의 세 자녀 장세준 코리아써키트 대표, 장세환 서린상사 대표, 장혜선 씨가 33.33%를 동일하게 갖고 있다. 

 

씨케이는 ​설립 이후 ​장형진 고문 등 오너 일가에게 다섯 차례에 걸친 유상증자 등을 통해 1054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수혈 받았다. 2020년 유상증자 금액만 789억 원 수준이다. 이 자금은 영풍의 지배구조 개편과 오너 3세의 지배력 확보에 활용됐다. 

 

2017년부터 진행된 지배구조 개편 과정을 통해 씨케이는 시그네틱스, 코리아서키트, 영풍문고홀딩스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씨케이가 지분 33.95%를 보유한 영풍문고홀딩스는 영풍의 2대 주주(지분 15.53%)인 영풍개발을 지배하고 있어 씨케이의 간접 지배력을 높이고 있다. 씨케이 또한 영풍 지분 6.45%를 보유해 오너 3세의 그룹 지배력 강화에 보탬이 되고 있다.

 

서울시 강남구에 있는 영풍빌딩. 사진=영풍 홈페이지

 

씨케이는 2020년 7월과 9월 장형진 고문으로부터 영풍 지분 9.18%(876억 원)를 매입해 영풍의 주주 자리에 올랐다. ​장형진 고문은 ​앞서 2019년 7월 서린상사가 보유한 영풍 지분 10.36%를 1336억 원에 매입해 영풍의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했다. 막대한 자금 투입으로 현금 유동성이 부족해진 상황이었는데, 이 지분을 씨케이에 매각함으로써 오너 3세의 지배력 강화와 동시에 현금 유동성도 확보했다.

 

씨케이는 영풍 오너 일가의 그룹 지배력 강화뿐만 아니라 부동산 거래 창구로도 활용되고 있다. 영풍그룹 창업주 고 장병희 명예회장의 2세인 장형진 고문과 장현주 씨는 지난 2015년 영등포구 양평동에 위치한 토지 지분을 ​씨케이에 ​76억 원에 매각했다. 당시 매각가가 공시지가 수준이라 실제 시세보다 낮게 매각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헐값 매각 논란이 일자 국세청이 감정평가법인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토지 지분 감정가가 110억 원에 달했다. 국세청은 ​장 고문 남매가 ​저가 양도해 양도소득세 부담을 줄였다고 판단해 2016년 두 사람에게 각각 6억 9000만 원의 양도소득세를 부과했다. 씨케이는 이 토지 지분을 5년 뒤인 ​2020년 8월 ​대선건설에 196억 8000만 원에 매각했다.

 

장형진 고문은 2021년 5월에 경기도 의왕시 토지 지분도 씨케이에 매각했다. 잡종지·도로​ 등으로 된 토지 24필지(3만 8112㎡, 1만 1529평)의 지분 8분의 1을 씨케이에​ 8억 6400만 원​에 넘겼는데, 당시 공시지가인 9억 5400만 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이 토지가 대부분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매각이 어렵다보니 공시지가보다 가격이 낮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땅의 나머지 지분은 앞서 2003년과 2018년 장 고문의 자녀들에게 증여, 매각됐다. ​

정동민 기자 workhard@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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