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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렌터카, 내년이면 '아듀'…배당 확대 위한 포석일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9.17 10:57

SK네트웍스, 자회사 자진 상장폐지 추진에 다양한 해석



사업형 지주사 전환 위한 조치…비상장사 의사결정 유리



배당 확대 위한 작업…넉넉한 이익잉여금으로 '곳간'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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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렌터카 CI


[에너지경제신문 강현창 기자] SK렌터카가 증시를 떠난다. 모회사 SK네트웍스가 SK렌터카 지분을 사들인 뒤 상장폐지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사업 재편을 위한 큰 그림이라는 설명도 있지만 배당 독식을 위한 결정이 아니냐는 의심도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K네트웍스가 지난 11일까지 진행한 SK렌터카 공개매수를 통해 SK렌터카 주식 886만주를 취득했다.

공개매수를 통해 SK네트웍스가 보유한 SK렌터카 지분은 76%에서 95.5%로 19.5%포인트 늘었다. SK네트웍스는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은 지분을 대상으로 SK네트웍스 주식으로 바꿔주는 포괄적 주식교환도 진행해 SK렌터카의 발행주식을 100% 소유한 뒤 SK렌터카를 상장폐지할 예정이다.

SK렌터카의 상장폐지 작업이 비교적 수월하게 진행된 것은 공개매수 가격이 일반 주주들에게 우호적이었기 때문이다. 공개 매수 주당 가격은 1만3500원으로 지난 2021년 3분기 이후 SK렌터카가 도달해 보지 못한 가격이다. SK네트웍스는 주식을 매수하는 데 총 1196억원을 들였다.

한편 SK네트웍스가 SK렌터카를 상장폐지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먼저 모자(母子)기업 동시 상장에 따른 기업가치 하락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두 회사는 모기업과 자회사로 엮여 있으면서 모두 상장사다보니 모회사인 SK네트웍스의 기업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었다는 지적이 있었다.

특히 올해는 SK렌터카가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거두는 중이다. SK렌터카는 올해 2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이 35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0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2.7%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다.

이에 힘입어 8000원을 하회했던 연초 SK렌터카의 주가는 최근 1만2000원 선까지 올랐다. 이 기간 SK네트웍스의 주가도 올랐지만 만약 SK렌터카가 상장사가 아니었다면 SK네트웍스의 주가 상승세는 더욱 가팔랐을 가능성이 있다.

SK네트웍스 입장에서는 SK렌터카를 상폐해 의사결정 과정을 일원화하는 것이 사업구조 개편에 긍정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현재 SK네트웍스는 최신원 전 회장의 장남인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의 주도로 신사업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사업형 투자회사로 전환하는 중이다.

이를 위해 렌터카 사업으로 확대하려면 SK렌터카를 의사결정 과정이 복잡한 상장사로 두기보다는 비상장사로 전환하는 것이 우리하다는 해석이다.

한편 최근 SK렌터카의 호실적을 바탕으로 배당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번 상폐로 SK네트웍스가 누릴 수 있는 구체적이고 가장 빠른 수혜는 배당금 증가다.

올해 SK렌터카는 상장한 지 10년만에 첫 배당을 결정한 바 있다. 보통주 1주당 배당금 150원, 배당금총액은 68억1119만원이다. 현금배당성향은 32.84% 수준이다.

SK렌터카는 최근 몇 년 동안 해마다 두 자릿수 실적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그 결과 배당의 재원이 되는 이익 잉여금이 빠른 속도로 쌓이는 중이다. 지난 2019년 1892억원 수준이던 이익잉여금은 지난 상반기에 2583억원으로 증가했다. 향후 배당규모를 확대할 여력이 충분한 셈이다.

특히 SK네트웍스 입장에서는 현금이 절실하다. 최근 현금성 자산은 줄고 있기 때문이다.

SK네트웍스는 지난 상반기 기준 3445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 중이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114억원 줄어든 액수다. 이번 SK엔터카의 공개매수로 현금성 자산 규모는 더 줄어들었으리라 예상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SK네트웍스가 SK렌터카를 상폐시키는 것은 주주 구성만 바꾸는 것으로 재무구조와 지배구조에는 영향이 없다"며 "이런 딜을 통해 SK네트웍스가 실질적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배당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k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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