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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15 등판, 상반된 예측…韓 부품사 희비 달려 [DD전자상가]

백승은 기자

아이폰15 프로 2종. ⓒ애플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USB-C’ ‘노치 실종’ ‘티타늄’ ‘5배 광학 줌’ ‘가격 동결’.

애플이 새로 선보인 ‘아이폰15 시리즈’의 특징 중 하나다. 특히 처음으로 충전 포트가 바뀌는 큰 변화를 겪었다. 카메라 기능도 역대 최대를 갈아 치웠다. 기존 예측과는 달리 가격은 전작과 동결하며 가격 경쟁력까지 갖췄다.

그렇지만 경기 침체로 인한 스마트폰 및 정보기술(IT) 기기 수요 감소, 중국 리스크 등이 잔존하는 상황 속에서 업계에서는 흥행 여부를 ‘반반’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번 신제품 판매에 따라 한국 부품사들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12일(현지시간) 애플은 ‘애플 이벤트’를 통해 ▲아이폰15 ▲아이폰15 플러스 ▲아이폰15 프로 ▲아이폰15 프로맥스로 4종을 선보였다. 이번 시리즈의 판매 호조에 따라 애플에 의존도가 높은 LG이노텍,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의 실적도 좌지우지될 전망이다.

◆아이폰15 속 韓 부품 비중 30%…삼성D, LGD, LG이노텍 등

이번 아이폰 내 국산 부품 비중은 30%대에 이른다.

아이폰15 시리즈. ⓒ애플

신제품 4종 모두 디스플레이 상단의 M자 모양 ‘노치’가 모든 라인업에서 사라지고 ‘홀(Hole) 디스플레이’가 구현됐다.

이 과정에서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수혜를 입었다. 기본 모델 2종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납품할 계획이던 중국의 BOE가 홀 디스플레이 기술 구현에 실패하며 아이폰15 공급망에서 배제된 것. BOE에 할당됐던 물량은 삼성디스플레이에게로 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4종 전체, LG디스플레이는 프로 2종에 OLED를 공급하게 됐다.

디스플레이 구동장치(DDI)는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LX세미콘이 각각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와 협업해 맡게 됐다. 아울러 디스플레이용 연성기판(FPCB) 공급사는 비에이치, 영풍전자다. OLED 핵심 재료의 경우 삼성디스플레이 공급사로 ▲덕산네오룩스 ▲삼성SDI ▲솔루스첨단소재가, LG디스플레이 공급사로는 ▲피엔에이치테크 ▲LG화학 등이 맡았다.

프로 2종에는 기존 알루미늄 대신 처음으로 티타늄 디자인을 선택했다. 티타늄은 우주선에 사용되는 합금으로, 보다 가벼우면서 견고하다는 설명이다.

아이폰15 프로 카메라. ⓒ애플

특히 프로맥스 제품에는 LG이노텍의 잠망경 형태의 ‘폴디드 줌’이 처음으로 적용됐다. 자화전자는 초점을 맞추는 손떨림보정부품(OIS) 액추에이터를, 하이비젼시스템은 카메라 모듈 검사장비를 지원한다.

한편 신제품의 이전과 가장 큰 차이점은 그간 고수했던 독자 충전 포트인 ‘라이트닝’ 대신 ‘USB-C’를 적용한 점이다. 유럽연합(EU)이 오는 2024년부터 유럽 내에서 USB-C 적용을 의무화하자 애플도 변화를 택했다.

아울러 4종 중 주력 제품은 고급형인 프로 2종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이번 신제품 전체 판매량 중 프로 2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60% 수준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프로 2종은 전작 대비 100~200달러 인상될 것이라는 주장이 지배적이었지만 빗나갔다. 아이폰15프로는 전작과 같이 128기가바이트(GB) 모델 999달러부터, 아이폰15 프로맥스 역시 256GB 기준 1199달러로 유지됐다. 다만 15 프로맥스에서 기존 128GB 모델은 빠졌다.

◆中 아이폰 퇴출 시행 가닥…“현실화 가능성 적어”

아이폰15 시리즈 흥행 여부에는 크게 두 가지 변수가 존재한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수요 하락, 중국 공직 사회의 아이폰 퇴출이다. 특히 후자의 경우 심각한 피해가 예상된다.

글로벌 경기 침체, 인플레이션 심화 등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며 스마트폰 판매량도 하락세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2분기까지 8개 분기 연속 전년동기대비 판매량이 줄었다. 올 한 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예상치는 총 11억5000만대로, 10년 만에 최저치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최근에는 중국 리스크도 고개를 들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이달 초 중앙정부 공무원 등 공직사회를 대상으로 ‘업무 공간에서 아이폰을 사용하지 말라’라고 조치를 내렸다. 이는 중국 기업의 스마트폰 판매 활성화를 위한 결정으로 분석된다.

애플 전체 매출에서 중국 포함 중화권 지역 매출 비중은 20%다. 중국 공직사회 내 아이폰 퇴출이 현실화할 경우 적지 않은 피해가 예상된다. 미국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중국 정부의 아이폰 금지령이 시행될 경우 2024년 중국 아이폰 판매량이 약 500~1000만대 축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경우 전체 매출에서 애플 비중이 높은 LG이노텍(약 70%), 삼성디스플레이(약 50%), LG디스플레이(약 30%)도 줄타격을 입게 된다.

그렇지만 중국 정부의 조치는 현실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애플로 인해 중국 현지에서 창출되는 일자리 수가 700만개에 달하는 만큼 전면 확대 가능성은 적다는 의견이다. 김동원 KB증권은 “중국의 아이폰 판매 금지 조치는 경제적 득실을 고려할 때 실익이 없는 것으로 판단돼 확대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라고 언급했다.

백승은 기자
bse1123@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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