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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A는 지금]디스플레이 한계 넘어 '첨단산업 종합장비사'로 진화①2차전지 전극부터 검사까지 라인업 갖춰, 반도체·유통 사업도 뒷받침

김혜란 기자공개 2023-09-13 10:54:30

[편집자주]

SFA는 원래 디스플레이용 장비 전문기업이었다. 그러나 적극적으로 사업을 다각화해 2차전지와 유통, 반도체 장비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춘 기업으로 거듭났다. 한때 'K-디스플레이' 호황기에는 디스플레이 장비사로 2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디스플레이 시대가 저물어 가자 2차전지에서 새 먹거리를 찾았다. 이제는 디스플레이를 넘어 반도체와 2차전지 분야에서도 한국을 대표하는 소재·부품·장비 회사로 우뚝 섰다. SFA의 변신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SFA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청사진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1일 14: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생태계에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2차전지까지 '국가첨단전략산업' 분야를 모두 아우르는 장비 업체가 있다. 바로 에스에프에이(SFA)다.

한때는 디스플레이 전문 장비사로 성장 가도를 달렸지만, 'K-디스플레이'의 호황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여기에 안주하면 에스에프에이 역시 쇠퇴의 길을 걸을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SFA는 사업다각화에 성공하며 변신을 이뤄냈다. 이제는 2차전지 사업이 성장을 이끌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가 매출을 뒷받침해 주는 종합장비회사로 우뚝 섰다. 시대 변화에 맞춰 체질 개선을 이뤄낸 덕이다.

◇사업구조 중심 이동 '디스플레이→2차전지'

SFA는 원래 삼성과 한 몸이었다. 1998년 12월 삼성항공(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신) 구조조정 과정에서 삼성그룹에서 떨어져 나왔다. 이후로도 삼성과의 혈맹을 바탕으로 삼성전자와 삼성SDI, 삼성코닝 등 안정적인 판매망을 갖추고 성장세를 이어갔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현재 삼성전자가 지분 5.8%를 쥐고 있고, 삼성디스플레이도 최근 일부 지분을 매각하긴 했으나 지분 5.85%를 보유한 주주다.

과거 SFA의 성장을 이끈 건 디스플레이 사업이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박막트랜지스터(TFT) 액정표시장치(LCD), 플라즈마표시장치(PDP) 산업이 호황을 누렸고 이 제조장비를 만드는 SFA도 꾸준히 성장했다. 2000년 말 별도기준 743억원이었던 매출은 2010년 말 약 6324억원까지 뛰었다. 당시엔 삼성 내 디스플레이 사업이 편재해 있던 때다. 삼성전자가 LCD 라인을 증설하고 삼성SDI도 PDP 투자를 확대한 데 따른 수혜를 누렸다.

2016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매출이 1조원을 넘겼고 이듬해에는 2조원에 육박했다. 2012년 삼성전자에서 분할한 삼성디스플레이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채택하는 스마트폰이 늘어나는 데 따라 대규모 OLED 투자에 나서면서 장비 발주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 컸다.

당시 SFA는 플렉시블 OLED용 공정자동화 장비와 증착·봉지 장비 등을 삼성디스플레이에 공급했다. 매출은 2017년 1조9204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2016년은 SFA가 생존 전략을 놓고 깊게 고민하던 해이기도 하다. 삼성디스플레이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다 보니 삼성디스플레이의 투자전략에 따라 실적변동이 클 수밖에 없었다. '비디스플레이' 쪽으로 사업을 다각화하지 않으면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게 경영진의 판단이었다.

고객사 중 중국 패널 업체들이 6세대 OLED에 투자하면서 매출 규모는 유지할 수 있었지만, 대규모 투자가 휩쓸고 난 뒤인 2019년 이후 '포스트 OLED' 사업에 대한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사업 분야를 반도체, 유통, 2차전지로 본격적으로 넓히기 시작한 게 이때부터다.

SFA의 올해 2분기 말 기준 2차전지 매출액 비중은 60%다. 디스플레이 매출 비중은 15% 수준에 불과하다. 반도체(5%)와 유통(10%)도 매출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매출액으로 보면 2020년 디스플레이 매출액은 5461억원인 반면 이차전지는 1631억원으로 전체 매출(8453억원)의 19%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말 기준으로 33%까지 올라왔다. 지난해 2차전지가 디스플레이 매출액(2308억원)을 처음으로 넘기기도 했다.

*별도재무제표 기준

◇2차전지 사업, 어떻게 키웠나

체질 개선이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일은 아니다. SFA는 지속적인 연구·개발(R&D)과 투자로 반도체와 2차전지 관련 장비 점차 늘려나갔다. SFA의 기존 디스플레이 물류 기술을 반도체와 2차전지 분야에 적용해 물류 장비를 개발하는 것을 시작으로 라인업을 점차 늘려나갔다.

전기자동차에 들어가는 2차전지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을 만드는 전극 공정을 거쳐 극판을 캔이나 파우치에 넣어 전지 형태로 만드는 조립, 충전과 방전으로 전지를 활성화하고 불량품을 선별하는 과정(화성)을 거쳐 만들어진다.

SFA는 조립 단계에 필요한 양극과 음극, 분리막을 쌓는 적층(Stacking)장비와 '전해액 주입기'를 개발했다. 충전·방전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제거하는 '디개싱' 장비, 배터리 폭발 가능성이 있는 불량품을 사전에 걸러내는 '외관검사장비'와 '컴퓨터단층촬영(CT) 비파괴 검사기' 등도 개발해 사업화했다. 이들 검사기는 화성 공정에 쓰인다.

올해 초엔 2차전지 전극공정 장비 전문업체 씨아이에스(CIS)를 인수하면서 전극 공정 장비사업까지 진출할 수 있게 됐다. CIS는 코터(코팅), 롤프레스(압연), 슬리터(절단) 등 전극 공정 핵심 장비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CIS 인수를 통해 SFA는 원형·각형·파우치형 등 배터리 타입과 무관하게 2차전지 전 공정의 장비를 대부분 납품할 수 있는 장비 업체로 거듭났다. SFA는 SK온 중심으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로 고객사를 확대하고 있는데 CIS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중심에다 해외 배터리 제조사로부터 수주를 확보하고 있어 새 고객사를 흡수할 수 있단 점도 큰 의미가 있다.

이 밖에도 반도체 공장 라인에 깔리는 OHT(Overhead Hoist Transport), 유통 부문의 광학문자판독기(Optical Character Reader, OCR) 검사기도 SFA의 주력 제품 중 하나다.

SFA 2차전지 장비 라인업(SFA IR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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