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정치에 미치지 못한 순익·할인율 확대…PER 배수 높은 피어그룹 합류에도 공모밴드 감소

코스닥 상장에 재도전하는 밀리의서재가 지난해보다 나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더 낮은 몸값을 제시했다. 밀리의서재 순이익이 지난해 추정한 것에 미치지 못했고 할인율을 대폭 확대하면서 주가수익비율(PER) 배수가 높은 비교기업(피어그룹)이 합류했음에도 시가총액은 낮아졌다.


밀리의서재와 상장 주관을 맡은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공모과정에서 2만원~2만3000원의 공모밴드(희망 공모가 범위)를 제시했다. 이를 기준으로 한 상장 후 시가총액은 1622억~1866억원이다. 지난해 1771억~2047억원의 몸값으로 상장에 도전한 것과 비교했을 때 최대 181억원 정도 줄어든 금액이다.


더 나아진 실적에도 불구하고 몸값이 감소한 부분이 눈에 띈다. 밀리의서재는 지난해 하반기 처음으로 코스닥 시장 입성에 도전했는데 당시 210억원 매출액(영업수익)과 10억원 영업이익의 상반기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260억원 매출액과 49억6000만원 영업이익을 냈다. 공모가 산정을 위한 PER의 근거가 되는 순이익은 같은기간 103억원, 51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100억원 이상 순익을 기록한 것은 일회성 금융비용이 큰 영향을 미쳤다. 당시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던 상환전환우선주(RCPS)가 보통주로 전환되면서 134억4000만원의 파생상품거래이익이 발생했다. 올해는 영업이익과 순이익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올해 실적이 지난해 보다 나아졌다고 볼 수 있다.


밀리의서재는 지난해 상반기 기록한 103억원 순이익을 근거로 올해 130억4400만원 순이익을 기록할 것이라 추정했다. 여기에 연 할인율 25%를 더해 피어그룹의 평균 PER배수 27.98배를 곱했고 밀리의서재 주당 평가액은 3만1909원으로 산출했다. 산출한 주당 평가액에 할인율 32.62%~21.65%를 더해 2만1500원~2만5000원이라는 공모밴드가 나온 것이다.


올해 밀리의서재가 공모가액을 산출하면서 적용한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추정치에 미치지 못한 102억5600만원이다. 상반기 순이익인 51만3000만원에 그대로 2배를 곱해 연 이익을 추정했다. 지난해 추정에 미치지 못한 순이익에도 피어그룹 평균 PER 배수는 30.55배로 증가해 몸값을 높일 수 있는 근거는 있었다.


적용 평균 PER 배수가 높아진 것에는 PER 43.36배인 예스24사가 피어그룹으로 합류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밀리의서재와 미래에셋증권은 ▲키다리스튜디오 ▲디앤씨미디어 ▲미스터블루 등을 피어그룹으로 선정했다. 이중 올해도 피어그룹으로 선정한 곳은 미스터블루 뿐이다. 키다리스튜디오의 경우 올 상반기 순손실을 기록했고 디앤씨미디어는 PER배수가 56.8배로 비경상적이라 판단해 피어그룹에서 제외했다.


대신 예스24를 사업적 유상성이 있다고 판단해 피어그룹에 포함했다. 예스24사의 PER 배수는 43.36배로 함께 피어그룹으로 선정된 미스터블루의 PER 배수(17.74배)보다 크게 커 적용 평균 PER 배수를 높이는데 톡톡한 역할을 했다.


이렇게 나온 평균 PER 배수 30.55배에 올해 추정 순이익을 곱하면 3132억7000만원이라는 시가총액이 나온다. 지난해보다 오히려 높은 수준이다.


3133억원의 시가총액이 1622억~1866억원 수준으로 조정된 것은 상대가치 주당 평가액에 할인율을 크게 잡았기 때문이다. 32.62%~21.65% 이었던 평가액 대비 할인율을 46.23%~38.16%로 확대했다. 올해 상반기 상장한 기업들의 평균 할인율이 37.6%에서 25.48%임을 고려하면 평균 이상으로 할인율을 적용한 셈이다.


밀리의서재와 주관사가 몸값 욕심을 덜고 상장 성공에 더 초점을 맞춰 높은 할인율을 제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밀리의서재는 지난해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해 상장 자진철회를 결정한 만큼 상장을 위해서는 몸값을 의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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