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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부제 폐지' 지지부진한 거래소, 대안 부재 '고심' 금융당국 눈치보기, 검토만 2년째…코스닥글로벌 신설 불구 알짜기업 코스피행 '부담'

신민규 기자공개 2023-09-01 10:17:03

이 기사는 2023년 08월 30일 11: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거래소가 유명무실한 코스닥 소속부제를 폐지한다고 공언한지 2년이 흘렀다. 내부적으로 폐지 공감대는 형성됐지만 상장규정을 뜯어고쳐야 한다는 점에서 금융당국 눈치보기가 길어지는 분위기다.

당장 대안으로 내세운 '코스닥 글로벌' 역시 시장 반응이 싸늘한 편이다. 편입기업들이 올해 줄줄이 코스피로 떠난 탓에 면이 서지 않게 됐다.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올해도 공수표만 날리는 상황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상장제도팀은 기존 코스닥 소속부제 폐지를 위한 실무작업에 착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부터 일찌감치 폐지 계획을 밝힌 점을 감안하면 내부 분위기가 다시 보수적으로 흐르고 있는 셈이다.

소속부 제도를 폐지하려면 코스닥 상장규정 자체를 바꿔야 한다. 금융당국의 사전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라 윗선에서 해결되지 않으면 실무를 진행하기 어려운 편이다. 2011년 신소속부제가 도입된 이후 2014년에 첨단기술주 중심으로 개편 논의가 있었지만 실행되진 않았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소속부제를 도입한지 10년이 넘었지만 정작 투자자들이 전혀 모를 정도로 유명무실했다"며 "폐지하는 수순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데 구체적인 일정은 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코스닥 소속부제는 2011년 2부체제에서 4부체제로 개편됐다. 투자자들에게 기업에 대한 정보와 신호를 효율적으로 전달하자는 취지였다. 매년 5월 기업규모, 재무상태, 경영성과, 기업경영의 건전성 및 업종 등을 고려하여 우량기업부, 벤처기업부, 기술성장기업부, 중견기업부 등의 소속부를 구분하여 지정됐다.

올해에는 전체 상장법인 중 우량기업부 473개사, 벤처기업부 317개사, 중견기업부 503개사 및 기술성장기업부 179개사를 지정했다.

매년 기업별로 소속부간 이동이 공시되지만 실제로 투자자 사이에서는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는 편이다. 투자 참고지표로 전혀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거래소가 대안으로 내세운 것은 지난해 11월 신규 출범시킨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제도다. 재무실적과 시장평가 및 기업지배구조가 우수한 블루칩 기업을 지정한 것이다. 당시 51개사가 선별됐다. 나스닥의 대형 우량기업을 별도로 관리하는 '글로벌 셀렉트 세그먼트'를 벤치마킹한 셈이다.

당시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거래소가 만든 코스닥 글로벌 지수를 활용해 ETF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ETF를 통해 패시브 자금의 유입을 기대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한 것이다.

하지만 소속부 폐지의 대안이 될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큰 편이다. 코스닥글로벌 편입기업이 이탈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초기 지정됐던 비에이치와 NICE평가정보가 올해 코스피로 이전상장했다. 포스코DX와 엘앤에프는 각각 이달 23일, 28일 코스피 이전상장을 공식화했다.

거래소는 내부적으로 알짜기업 붙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역부족인 분위기다. 거래소는 별도 IR 개최, 국문공시의 영문번역 서비스 제공, 상장수수료 및 연부과금 면제 등을 약속했다. 이미 덩치가 커질대로 커진 기업입장에선 큰 매력으로 작용하지 못했다.

올해 거래소가 코스닥글로벌 기업으로 지정한 곳은 넥스틴이 유일하다. 5월 기준 50개사였는데, 연내 세곳 정도 빠질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선 엄밀하게 평가요건을 적용하면 지배구조 등을 완벽하게 충족할 수 있는 곳은 적을 것으로 내다봤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스닥 글로벌 지수가 안정적으로 산출되고 있어 기대하는 바가 크다"며 "내부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혜택이 적어 떠나는 기업 붙잡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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