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금웅섭 연세대학교 교수 ‘중입자 암 치료’의 허와 실

김한결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3-08-30 14: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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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김한결 기자] 중입자 치료는 탄소입자를 이용한 방사선 치료방법의 하나다. 양성자 치료에 사용되는 수소입자보다 12배 무거운 탄소입자를 가속시켜 종양(암세포)만을 조준해 파괴하는 치료기법이다. 중입자 치료는 가벼운 입자를 사용하는 양성자 치료보다 필요한 치료 횟수가 적고, 환자 신체에 주는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 금웅섭 교수가 중입자 가속기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빛의 속도로 가속된 중입자가 목표지점에서 에너지를 최대한으로 방출한 뒤 짧은 순간에 폭발적인 에너지를 전달하고 사라지기 때문에 정상세포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암세포에만 강한 충격을 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장점들 때문인지 ‘꿈의 암 치료기’라고 불리운다. 

 

세브란스병원은 올해 4월 국내 최초로 중입자 치료기를 들여와 두 달간의 시범운영을 거친 뒤 중입자치료센터를 개소하고 본격적으로 암 환자들의 치료에 들어갔다. 이번 호에서는 중입자 치료가 국내에서 시작된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이에 대한 궁금증을 금웅섭 연세대학교 의과대학방사선종양학과 교수와 1문 1답을 통해 알아본다.

Q. '꿈의 암 치료기'라는 중입자 치료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A. 아무리 좋은 치료법, 기계가 개발되더라도 이것이 실제 환자에게 적용가능한 환자분은 한정돼 있습니다. 하나의 치료법이 모든 환자한테 다 도움이 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기술의 발전으로서 전체적인 생존율 향상의 효과는 있지만 지금 국민들이 받아들이는 정도가 ‘이제 나도 다 치료가 되겠지’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계신분들이 많아 우려가 됩니다. 앞으로 발전될 모든 기계나 수술 테크닉들이 향상이 된다고 해도 이것이 모든 환자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찾아오시는 환자분들 중에 실망감을 안고 돌아가시는 경우도 많습니다. 

 

▲ 고정형 중입자 치료기. 전립선 암 치료만 가능하다.


Q. 현재 전립선 암 환자들의 치료만 진행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환자의 암 종류에 따라 적합한 치료실이 다릅니다. 현재 치료실이 3개로 되어 있는데, 1치료실만 운영하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1치료실은 고정빔 치료실로 누워있는 안정적인 자세에서 치료가 가능한 전립선암 치료만 이뤄지고 있습니다. 2치료실과 3치료실은 회전형 치료실로 환자가 누워있는 자세에서 중입자를 조사하기 어려운 부위에 생긴 암을 치료하기 때문에 다양한 암종에 대한 치료가 가능합니다. 회전형 치료실은 올해 말쯤 가동할 계획입니다.


▲ 회전형 중입자 치료기. 360도 회전이 가능하여 모든 암을 치료 할 수 있는 기기다. 현재 테스트가 진행중이다.

Q. 중입자 암 치료 가능 여부는 어떻게 판단하는지?
A. 이게 판단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중입자 치료 상담을 제가 진행하더라도 외과 교수님의 의견도 필요하고 다른 학과 교수님들의 의견이 필요할 때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어떤 환자가 암 뿐만 아니라 다른 신체기관들도 문제가 있을 경우 암 치료만의 문제가 아니라 해당 환자 전체적인 부분을 치료하기 위한 전략을 짜는 데 있어서 중입자 치료 하나만으로 그 역할을 다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여러분여 교수님들의 의견을 함께 모아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Q. 중입자 치료를 원하는 환자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제일 중요한 건 전문가를 만나서 제대로 된 진단을 받으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레짐작 또는 지인 소개, 에이전시 등을 통해서 치료에 대한 가능성을 판단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실제 중입자 치료 관련 에이전시들을 통해 일본으로 원정치료를 많이 가는데 돈은 돈대로 쓰고 안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또 우리나라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돼서 불신을 가지는 경우도 있을 것 같습니다만 실제 치료받기 전에 상담을 통해서라도 제대로 된 정보를 얻고 중입자 치료를 받으시는게 환자분들에게 더욱 도움이 되고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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