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2023 대한민국 파워 유튜버] ‘김작가 TV’ 김도윤 크리에이터 

더 나은 삶을 위한 자극제  

노유선 기자
구독자 178만 명을 확보한 국내 대표적 재테크 채널 ‘김작가 TV’는 친근한 맛집을 지향한다. 언제든 편하게 방문하면 맛깔나는 음식으로 반겨주는 동네 맛집이다. 맛집 사장인 김도윤 크리에이터를 만나 항상 일정한 맛을 내는 비결을 물었다.

맛집이라면 모름지기 변하지 않는 한결같음이 필수 요건이다. 다시 찾았을 때 처음 그 맛이 나오지 않으면 식당에 대한 신뢰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항상 일정한 맛을 내는 맛집, 김도윤 럭키스튜디오 대표는 유튜브 채널 ‘김작가 TV’를 이렇게 비유했다. 김 대표는 올해 포브스코리아 선정 ‘대한민국 파워 유튜버 100인’에 이름을 올렸을 뿐 아니라, 국내 재테크 채널에서 2위를 차지했다. 지난 8월 6일 기준, 채널 구독자수는 178만 명이고 업로드된 영상은 3000여 개에 이른다.

2018년 10월 오픈한 김작가 TV는 재테크와 자기계발, 동기부여 전문 채널을 표방한다. 맛집 사장이자 요리사인 김 대표는 직접 인터뷰어로 나서 각계 전문가에게 질문 공세를 펼친다. 시청자의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질문 덕분에 구독자는 날로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1년간 구독자가 36만 명가량 증가했다는 점은 맛집 메뉴가 더욱 맛깔나졌다는 방증이다. 김 대표는 “펀드 매니저나 애널리스트 같은 전문가뿐 아니라 전업투자자, 슈퍼개미 등 다양한 게스트를 섭외하기 때문에 시청자가 종합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며 김작가 TV만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앞서 작가이자 강사로 활약했던 김 대표는 『유튜브 젊은 부자들』을 집필하면서 유튜버 도전을 결심했다고 한다. 국내 유명 유튜버 23인을 인터뷰해 그들의 노하우를 파악하자 용기가 생겼다. 김 대표는 “강연이 일방향이라면 인터뷰는 쌍방향 소통”이라며 “필력과 스피치력보다 인터뷰에 소질이 있다는 판단하에 유튜브에 인터뷰 형식을 녹여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8일 김작가 TV 스튜디오에서 만난 김 대표에게 ‘카메라 이면에 숨어 있는 날것의 이야기’를 물었다.

어제까지의 나와 결별하라


요리사가 한 사람인데 버겁지 않나.

영상 퀄리티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한 기본 자세다. 김작가 TV가 그저그런 맛집이 되길 바라지 않는다. 누구나 편하게 찾을 수 있는 동네 맛집이지만 전통이 있는 곳으로 알려지길 원한다. 지난 5년간 채널 규모가 커졌어도 ‘기획-촬영-편집’ 전 과정에 관여하지 않은 날이 없다. 인터뷰 진행도 여전히 내가 전담하고 있다. PD 2명이 영상편집과 섬네일 제작 등을 돕고 있다. 대부분 채널이 커지면 크리에이터의 역할이 줄어들고 상대적으로 PD, 작가가 개입하는 영역이 늘어난다. 하지만 채널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채널의 주인, 바로 크리에이터다. 크리에이터가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에 구독자는 감동하고 신뢰한다.

매일 영상을 올린다. 쉬는 날이 없겠다.

평균적으로 평일에는 하루에 2개, 주말에는 4개씩 영상을 업로드한다. 한 달이면 80~100개쯤 되겠다. 유튜버로서 성공하려면 이 정도 노력은 각오해야 한다. 유튜브 콘텐트는 ‘영화’가 아니다. 단 한 번 조회수가 소위 ‘대박’ 났다고 해서 영화만큼 엄청난 이득이 돌아오지 않는다. 높은 조회수에 기뻐할 새 없이 다음 영상 주제를 고민해야 한다. 꾸준함은 유튜버가 갖춰야 하는 기본적인 자세 중 하나다. 전업 유튜버라면 일주일에 최소한 영상 2~3개, 한 달에 최소 10개를 업로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유튜버를 꿈꾼다면 이렇게 꾸준하게 노력할 수 있는지 자문해봐야 한다.

채널 카피 ‘지금처럼 살거나, 지금부터 살거나’를 설명한다면.

구독자들이 다른 채널 대신 김작가 TV를 찾는 이유는 지금과 똑같은 삶을 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은 현재 삶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현재보다 더 나은 삶을 지향한다. 하지만 변화가 어디 쉬운가. 변화의 필요성을 아무리 잘 알아도 익숙한 삶의 패턴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 어제까지의 나를 이기지 못하는 사람들을 겨냥해 ‘처절한 각오로 지금부터 새로운 삶에 자신을 내던지라’는 뜻으로 카피를 만들었다. 구독자들이 김작가 TV 콘텐트에 힘입어 자신을 통제할 수 있길 바란다.

하지만 실천은 다른 문제다.

물론이다. 하지만 김작가 TV가 구독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만은 분명하다. 이른바 ‘변화의 자극제’다. 예전에 오랫동안 당구를 쳤는데도 실력이 도통 늘지 않았다. 당구 고수를 찾지도 않았고 당구 교본을 본 적도 없으니 제자리걸음만 했던 것이다. 이후 테니스를 배울 땐 다르게 접근했다. 테니스 전문 서적 3권을 완독하고 테니스 국가대표의 소셜미디어를 팔로잉하며 그들의 플레이를 눈여겨봤다. 각 상황에 따라 어떻게 그립을 잡고 어떻게 서브를 하는지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실력이 어느 정도 늘더라. 이제는 해외 유명 선수의 경기 영상도 즐겨 볼 만큼 안목이 생겼다.(웃음)

채널 초창기에는 동기부여에 포커스를 맞췄다.

동기부여가 한 사람의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기 때문이다. 비록 작은 성취라도 그 보람을 한번 맛본다면 마약처럼 중독될 것이다. 2009년 대학교 4학년 때 처음으로 공모전에서 전국 1등을 했다. 인생의 첫 번째 전환점이었다. 보건복지부가 주최한 ‘금연 서포터즈 체험 공모전’에서 금연 홍보 아이디어의 독창성을 인정받아 최우수상을 받았다. 부상으로 일본 2박 3일 여행 기회가 주어졌다. 부모님 도움 없이 오로지 내 노력만으로 생애 첫 해외여행을 떠나자 벅찬 감동이 밀려왔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고 땀 흘린 만큼 결과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작은 성취감은 나를 새로운 도전으로 이끌었다.

그렇다면 김 대표에게 성공이란 무엇인가.

한마디로 단언할 수는 없지만 자발적으로 노력하는 습관 여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시도가 성공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다만 경험치가 다음 도전을 더욱 수월하게 만들어준다. 인생을 살아보니 정상을 향해 꼭 직진하지 않아도 되더라. 우회전도 있고 좌회전을 해도 된다. 유턴도 가능하다. 무조건 옳은 길이란 없다. 원래 내 꿈은 국내 최고의 작가 겸 강사가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집을 내려놓고 내가 잘하는 분야에 도전했다. 이후 자기계발·동기부여 위주에서 재테크 비중을 늘려나갔다. 시대 변화에 따라 파도가 밀려올 때는 파도를 피할 것이 아니라 이에 제대로 안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파도가 오거든 그 위에 올라타라

주 연령대는? 재테크 비중을 늘린 이유도 궁금하다.

연령대는 높은 편이다. 구독자 중 ‘45~54세’가 가장 많고 ‘35~44세’, ‘55~64세’, ‘25~34세’ 순이다. 재테크 채널이다 보니 경제력이 있는 연령층이 선호하는 편이다. 또 다른 채널과 비교해 영상이 잔잔하다. 지난 2020년 이른바 ‘동학 개미 운동’이 일어났을 때 주식 관련 영상을 올렸더니 조회수가 크게 올랐다. 모두가 한목소리로 주식시장이 힘들다고 외치던 때였다. (그해 3월 업로드한 영상 [존리가 말하는 2020년 주가전망 및 주식투자]는 조회수 약 201만 회를 기록하고 있다.) 주가가 폭락하는 상황에서 많은 사람이 유튜브에서 해결책을 찾고 있다고 판단해 그해 5월부터 재테크 영상 비중을 대폭 늘렸다.

대화 흐름이 자연스럽다는 평이다.

생동감 있는 대화에 역점을 두고 인터뷰한다. 게스트가 편안하게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꺼낼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든다. 질문지 순서에 연연하지도 않는다. 대화 맥락에 맞게 여러 질문을 하며 자연스럽게 연결고리를 만들어간다. 그리고 스튜디오에 시계를 두지 않았다. 자칫 게스트의 집중을 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알 수 없으니 내가 질문을 멈추지 않으면 인터뷰가 2시간을 넘기기도 한다.

영업비밀을 공개한다면.

아집을 버리고 수많은 시도를 해보는 게 영업비밀이다. 예를 들어, 영상 하나에 섬네일을 5개씩 만든다. 조회수가 부진할 때를 대비해 대체품을 마련해두는 것이다. 섬네일 5개는 지인들의 투표에 부쳐진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투표에서 1등을 한 섬네일이 반드시 높은 조회수를 보장하지 않더라. 조회수가 좀처럼 늘어나지 않아 2등으로 바꿨더니 조회수가 껑충 뛰었던 적도 있다. 교체를 거듭하다 5등까지 가보기도 했다. 아무리 유튜버 6년 차라도 직감이 틀릴 수 있고, 다수의 선택 역시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걸 깨닫게 됐다.

또 다른 팁은 유튜브 채널 추천 알고리즘을 활용하는 것이다. 유튜브 알고리즘에 따르면 영상 시청 지속 시간이 길수록 더 많은 시청자와 구독자를 확보할 수 있다. 그러려면 시청자 귀에 거슬릴 만한 소리를 최대한 제거해야 한다. 게스트 중에는 습관적으로 ‘어’ 또는 ‘음’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마이크에 선명하게 녹음된다. ‘습~’ 하고 침 삼키는 소리까지 들어간다. 김작가 TV 채널 구독자 중에는 똑같은 영상을 여러 차례 반복 시청하는 사람이 많은데, 시청할 때마다 듣기 싫은 소리를 들으면 짜증 날 수 있다. 자칫 시청 도중 영상에서 이탈해버리기 쉽다.

예상치 않게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경우가 있다면.

새로운 분야는 한 번씩 시도해 보는 편인데, 건강 관련 영상에 호응도가 이렇게 높을 줄은 몰랐다. 지난 7월 [노화를 막는 초간단 식사법, 또래보다 10년은 젊어진다]라는 영상을 올렸는데 조회수가 약 50만 회에 달했다. 6부작에 풀 버전까지 더하면 총조회수는 340만 회가량 될 것이다. 재테크 영상이 베스트셀러라면 건강관리 콘텐트는 스테디셀러라고 할 수 있다. 고령화가 본격화하면서 노후 준비, 건강관리에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점차 스테디셀러 비중을 높여갈 계획이다.

올 초 새로운 채널에 도전했다.

지난 1월 재테크 전문 채널 ‘리치’와 자영업 관련 채널 ‘럭키’를 오픈했다. 연애 채널도 준비 중이다. ‘리치’는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 세무사 등 재테크 전문가 위주로 운영된다. 내가 직접 출연하지 않는다. ‘럭키’는 자영업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이와 관련한 역량을 소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개설했다. 김작가 TV도 자영업이나 다름없지 않나.(웃음) 연애 분야는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아서 도전했다. 연애, 소개팅, 결혼, 이혼 등 폭넓게 다룰 예정이다.

이미 파워 유튜버다. 비전은 무엇인가.

한 번 촬영에 1시간 반~2시간가량 소요된다. 어제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촬영을 3번이나 했다. 모든 일과가 끝나고 보니 벌써 밤이더라. 하지만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지겹지 않다. 가능하다면 계속 현역 유튜버로 일하고 싶다. 일이 주는 매력이 분명히 있다. 바로 ‘대화의 희열’이다. 난 기본적으로 사람을 좋아한다. 누군가와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일이 매우 즐겁다. 내게 유튜브는 돈 버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유튜버 꿈나무에게 조언을 남긴다면.

유튜브가 이미 레드오션이 됐고 시장 공급자가 넘쳐난다는 것은 맞는 말이다. 하지만 레드오션 아닌 세상이 어디 있나. 나 자신이 블루오션이 되는 게 중요하다. 만약 6개월에서 1년 동안 채널을 운영해봤지만 성공하지 못했다고 해도 그 기간은 결코 시간 낭비가 아니다. 어학연수나 교환학생 경험보다 훨씬 더 큰 가치를 얻을 수도 있다. 브랜딩이나 마케팅을 몸소 배울 수 있는 곳이 유튜브다. 만약 자동차 제조업체에 취업하려는 사람이 관련 채널을 만들고 국내외 자동차 제조 공장을 찾아가 탐방기 콘텐트를 제작하고 공장 관계자 인터뷰 영상을 올린다고 가정해보자. 자기소개서나 채용 면접에서 남들과는 색다른 이야기를 전할 수 있을 것이다.

- 노유선 기자 noh.yousun@joongang.co.kr / 사진 원동현 객원기자

202309호 (2023.08.23)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