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1219 투표하고 웃자 국민캠페인단' 주최로 열린 '투표권 보장, 투표 참여 호소 국민 캠페인 단 활동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투', '표', '하', '고', '웃', '자' 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불교·개신교·천주교 투표 독려… 관련 홍보물 제작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대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종교계도 대선과 관련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특히 각 종단에서는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모여 의사를 표현하고, 지도자급에서는 교인들에게 투표를 독려하는 등 정치활동이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10일 제주 불교도 1080인은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를 지지하고 나섰다. 이날 문 후보의 제주시민캠프 불교특위는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특위 멘토단에는 한국불교 태고종 제주종무원장인 법담스님, 대한불교 법화종 제주종무원장 관효스님, 대한불교 일붕선교종 제주종무원장 현오스님이 포함됐다.

같은 날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목정평) 증경 의장단도 정권교체를 주장하며 문 후보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목정평 회장을 역임한 개신교계 오피니언 리더여서 그 영향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3일에는 대전 충남지역 개신교 목회자 133명이 역시 문 후보지지 선언을 했다.

이 같은 종교계 행보가 지난 11월 9일 7대 종단이 한자리에 모여 ‘대선에서 중립을 지킬 것’을 선언한 후 이뤄져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7대 종단 지도자들은 지난 11월 9일 “공명정대한 선거가 되도록 중립을 지키며 함께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 자리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마련한 것으로 7대 종단 지도자들이 모두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중앙선관위 김능환 위원장과 대한불교조계종 자승 총무원장,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홍재철 대표회장,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김희중 대주교, 원불교 남궁성 교정원장, 유교 최근덕 성균관장, 천도교 이범창 종무원장(임운길 교령 대리 참석),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한양원 회장 등 7대 종단지도자들이 참석했다.

자승스님은 “금번 선거가 비방과 흑색선전에 얼룩지지 않고, 국민 모두에게 희망과 행복을 주는 화합된 선거가 되기를 7대 종교 지도자 수장님들과 함께 간곡히 기도한다”고 말했다.

이후 한기총 대표회장인 홍재철 목사는 같은 달 12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바른 정치 실현을 위한 국민대회’에 참석해 “개신교인들은 이번 대선에서 훌륭한 대통령이 나올 수 있도록 엄정 중립을 지키고 정직한 투표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종단 리더들의 다짐과는 달리 대선 막바지에 이르자 일부 종교인과 성직자들의 특정 후보지지 선언과 함께 종교계 정치활동이 본격화한 것이다.

종교인의 정치활동에 관련해 개신교계 오피니언 리더들의 인식은 좋지 않다. 지난달 29일 열린 ‘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 윤리선언문 발표 및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은 교회와 정치가 구분돼야 한다는 점에서는 일치된 의견을 내놓았다.

대한성공회 박경조 주교는 “정치·정당이 추구하는 가치는 ‘권력’”이라며 “교회가 추구하는 근본적인 가치는 ‘복음’이니 서로 가치관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복음을 쫓아야 하는 교회가 권력과 힘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 손봉호 교수는 “의식이 있는 종교인이 정치하는 게 잘못된 것이 아니라 교회가 정치에 개입을 하는 것이 문제”라며 지적의 대상을 구분했다.

한편 종교계는 대선 막바지에 접어들어 종교인들의 투표독려에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강화 불교사암연합회는 지난 7일 강화도 지역 곳곳에 ‘선거가 희망입니다. 12월 19일, 꼭 투표합시다’라는 투표 독려 현수막을 부착했다. 인천불교연합회도 최근 황룡사에서 가진 법회에서 투표율을 높이자고 독려한 바 있다.

이에 앞서 6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이용훈 주교)는 담화문을 발표하고 “대통령 선거는 나라의 주인인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투표에 참여해 국가를 통치할 대통령을 선출해 그 직무를 위탁하는 중요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1일에는 한국교회연합회 김요셉 대표회장도 투표와 관련해 “개신교인에게 선거는 하나님의 주권을 세우고 하나님의 뜻을 실현하는 매우 중요한 권리이자 의무”라고 말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2012년 대통령 선거 똑똑한 투표를 위한 체크리스트’를 제작해 배포하고 있다. 기윤실은 ▲후보와 정당 평가 ▲통일정책 ▲에너지 및 환경정책 ▲교육정책 ▲복지정책 ▲토지·주택정책 ▲경제정책 ▲기타 주요정책 등 유권자가 스스로 체크해볼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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