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 과정서 보강 철근 누락…LH 감독 기능 작동 안해 지하주차장 철근을 빠뜨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 15개 단지가 공개됐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철근 누락 LH 아파트 명단·시공사·감리 담당사를 공개했다.
이중 파주 운정(A34 임대), 남양주 별내(A25 분양), 아산 탕정(2-A14 임대), 음성 금석(A2 임대), 공주 월송(A4 임대) 5곳은 이미 입주를 마친 단지다.
입주 중인 단지는 수서 역세권(A-3BL 분양), 수원 당수(A3 분양), 충남도청 이전 신도시(RH11 임대) 등이다. 오산 세교2(A6 임대)는 공사를 마치고 오는 8월 30일 입주 예정인 단지다.
공사 중인 곳은 파주 운정3(A23 분양), 양산 사송(A-2 분양), 양주 회천(A15 임대), 광주 선운2(A2 임대), 양산 사송(A-8BL 임대), 인천 가정2(A-1BL 임대) 6곳이다.
원 장관은 "LH 공공주택을 총괄하는 책임자로서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가장 안전하고 튼튼해야 할 공공주택에서 국민 안전의 기본이 지켜지지 못한 점을 통렬히 반성한다"고 밝혔다.

지난 30일 국토부는 LH 발주 아파트 중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91개 단지를 전수 조사한 결과 15개 단지에서 있어야 할 철근이 빠져 있었다고 발표했다.
무량판 구조로 시공된 인천 검단 LH 아파트의 지하주차장 철근(전단보강근) 누락은 붕괴 사고로 이어진 바 있다.
무량판 구조는 상부의 무게를 떠받치는 보 없이 기둥이 슬래브(콘크리트 천장)를 바로 지지한다. 기둥과 맞닿는 부분에 하중이 집중되기 때문에 슬래브가 뚫리는 것을 막기 위해 기둥 주변에 전단 보강근을 설치하는데, 이를 필요한 만큼 설치하지 않은 것이다.
일부 단지는 설계 과정부터 지하주차장 기둥 주변 보강 철근이 누락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설계 책임이다. 구조계산을 제대로 하지 않았거나 구조계산은 됐지만 설계 도면에 전단보강근 표기를 빠뜨린 곳들이다.
일부 단지는 설계 도면대로 시공되지 않았다. 무량판 설계에 대한 이해와 작업자 숙련도가 부족해 시공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된 곳은 15개 단지 중 5곳이다. 시공업체는 삼환기업, 이수건설, 남영건설, 양우종합건설, 에이스건설 등이다.
이한준 LH 사장은 "건설 인력은 현장 단위로 채용하고 그 현장의 공사가 끝날 때까지만 시공사 소속으로 일하기 때문에 충분한 전문성 확보가 어렵다"며 "건설 물량이 증가하는 만큼 인력 증가가 수반되지 않는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설계·시공상 문제가 있을 때 이를 까다롭게 관리 감독해야 할 감리 기능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발주청인 LH는 설계·시공·감리 과정을 제대로 관리 감독하지 못했다.
KPI뉴스 / 김명주 기자 km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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