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대리점용 시스템 오픈…항공‧투어‧상용 등 B2B 영업
대리점과 수익의 50% 공유, 간판대리점 1~2곳 선정한다

마이리얼트립이 B2B 사업에 힘을 준다. 그동안 자유여행을 위한 상품과 콘텐츠를 무기로 B2C 시장에서 자유여행 플랫폼으로 입지를 다졌다면, 이제는 판매채널을 B2B로 확대하고 볼륨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마이리얼트립은 지난 2월 하나투어 전 육경건 대표를 B2B 사업을 총괄하는 사내 독립기업(CIC, Company in Company)의 대표로 임명했다. 마이리얼트립 이동건 대표와 육경건 대표가 그리고 있는 미래의 마이리얼트립을 살펴봤다.

마이리얼트립 이동건 대표(오른쪽)와 B2B 사업 총괄 CIC 육경건 대표 / 손고은 기자 
마이리얼트립 이동건 대표(오른쪽)와 B2B 사업 총괄 CIC 육경건 대표 / 손고은 기자 

-마이리얼트립은 그동안 자유여행객을 주요 타깃으로 B2C 사업에 주력해왔다. B2B 사업으로 확장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마이리얼트립은 초기 투어‧액티비티 상품으로 시작해 호텔, 렌터카, 항공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상품으로 확대하며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넓혀왔다. 하지만 온라인 채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다. 일례로 마이리얼트립을 창업한지 벌써 10년이 넘었는데 어머니는 지금까지 한 번도 마이리얼트립을 이용한 적이 없으시다. 스마트폰과 앱 사용에 익숙한 중장년층이지만 해외여행을 계획할 땐 전문가와 상담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라고 한다. 마이리얼트립이 자유여행 시장에서 놓치고 있는 수요였다. 그래서 판매 채널 부분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조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해왔다.

-B2B 사업의 범위는 어떻게 되나.

항공부터 자유여행 상품, 기업 복지 및 출장관리 등 마이리얼트립의 전반적인 상품과 서비스에 대해 B2B 판매를 시작한다.

우선 항공권 BSP 홀세일부터다. 대리점용 항공권 예약 시스템은 현재 개발 중으로 4월 말 오픈하는 게 목표다. 자유여행 상품까지 순차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기업 대상의 복지몰 제휴에도 속도를 낸다. 현재 마이리얼트립은 삼성전자 DX 임직원을 대상으로 여행 제휴몰을 운영 중이고 해당 제휴몰은 대리점들의 기존 거래처를 대상으로도 미러링을 통해 제공할 수 있다. 마이리얼트립의 B2B 여행 제휴몰을 이용하는 대리점에게는 수익을 공유하는 형태로 제휴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기업의 출장관리도 중요한 영역으로 보고 있다. 이미 국내 굵직한 대기업들은 전담 여행사나 별도의 부서를 통해 출장을 관리하고 있지만 비교적 최근 대기업으로 빠르게 성장한 IT 기업들은 의외로 출장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걸로 파악됐다. 마이리얼트립은 기술력이 충분하니 출장관리를 위한 솔루션을 개발할 것이고, 영업 네트워크가 탄탄한 육경건 대표와 만나면 시너지 효과는 확실할 것으로 본다.

-CIC는 어떤 의미인가. 

말 그대로 회사 안의 회사(Company in Company)다. 자회사나 별도의 독립 법인의 개념이 아니다. B2B 사업을 총괄하는 회사로 본부라는 표현을 쓰진 않는다. 모든 결정이 CIC 안에서 끝나기 때문이다. 일종의 사내 벤처기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마이리얼트립 이동건 대표는 "마이리얼트립이 자유여행 시장에서 놓치고 있는 수요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해왔다"며 "육경건 대표의 대리점 영업 네트워크와 마이리얼트립의 기술력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 김선주 기자 
마이리얼트립 이동건 대표는 "마이리얼트립이 자유여행 시장에서 놓치고 있는 수요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해왔다"며 "육경건 대표의 대리점 영업 네트워크와 마이리얼트립의 기술력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 김선주 기자 

-주로 패키지여행을 판매하던 대리점들을 설득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처음 마이리얼트립을 시작할 때 유럽 가이드들에게 기존의 3박4일, 4박5일짜리 일정을 하루, 1박2일, 반나절 등으로 쪼개서 만들면 어떻겠느냐 제안했을 때 가이드들의 저항이 컸다. “안 된다”는 게 대부분의 반응이었다. 하지만 마이리얼트립을 통해 모객이 이뤄지고 수익이 발생했다는 성공 사례가 하나둘 나오기 시작하면서 많은 가이드와 랜드사들이 마이리얼트립에 자발적으로 유입됐다. 대리점도 비슷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이리얼트립으로 상품을 판매해보니 손님들도 만족해하고 수익으로도 연결됐다는 성공 케이스가 나타나면 그 이후로는 영업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초기에는 마이리얼트립과 결이 잘 맞는 대리점을 찾아 전략적으로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마이리얼트립 이름(간판)을 걸고 판매할 수 있는 직영 대리점을 1~2곳 정도 운영하는 것도 생각 중이다. 전국의 소규모 대리점들도 패키지뿐만 아니라 손님이 원하는 자유여행 일정을 직접 조합,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의미다. 제휴 대리점 대상으로는 항공 시스템 개발이 완료되고 본격적인 영업에 앞서 5~6월 경 전국 곳곳을 직접 방문해 시스템 시연 및 대리점 정책과 관련된 설명회를 통해 자세히 알릴 예정이다.

지난 1년 동안 마이리얼트립에서 약 6억원 어치의 여행을 결제한 ID가 있었다. 알고 보니 한 여행사에서 구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수료 제도가 없는 상황에서도 이미 자발적으로 마이리얼트립 상품을 구매해 일정을 만든 것이다. 비교적 작은 단위인 자유여행 상품으로 수익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를 적극 이용해 고객을 유치하는 여행사도 분명 많을 거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던 대목이다.

마이리얼트립 B2B CIC 육경건 대표는 "전국의 모든 소규모 대리점들도 마이리얼트립 상품을 조합해 손님이 원하는 일정을 만들어 판매할 수 있도록 시스템과 영업 정책을 만들겠다"며 "5~6월 경 전국적으로 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 김선주 기자 
마이리얼트립 B2B CIC 육경건 대표는 "전국의 모든 소규모 대리점들도 마이리얼트립 상품을 조합해 손님이 원하는 일정을 만들어 판매할 수 있도록 시스템과 영업 정책을 만들겠다"며 "5~6월 경 전국적으로 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 김선주 기자 

-대리점 운영 정책은 어떻게 되나.

수수료 지급을 베이스로 수익의 50%를 나누는 구조로 골격을 잡고 있다. 50%라고 하더라도 카드 수수료 등 마이리얼트립에서 지불하는 비용은 더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50% 이상이라고 보면 된다.

-B2B 영업을 통해 궁극적으로 기대하는 바는 무엇인가.

마이리얼트립의 기존 고객층은 플랫폼 이용에 익숙한 젊은층이 주를 이뤘다. 대리점을 통해서는 중장년층으로 고객층을 확대하는 한편 타깃에 맞는 상품도 다양화할 수 있을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상품과 고객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다양한 유통 채널을 통해 더 많은 여행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힘을 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그동안 여행업계에 종사하며 다이내믹 패키지에 대한 갈증이 컸다. 많은 노력이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제대로 구현하기 어려웠다. 자유여행과 패키지여행은 DNA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마이리얼트립은 이미 쪼개 놓은 각각의 상품으로 시작했다. 필요한 상품을 조합하기만 하면 그게 다이내믹 패키지가 되는 거다. 현재 개발팀에도 예약한 상품을 일정표 형태로 구현할 수 있도록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다.

-야놀자 등 자본력이 큰 업체들과의 경쟁도 치열할 텐데.

자본이 많아야 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자본이 많아도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소비자 입장에서 야놀자와 마이리얼트립이 비슷한 플랫폼이라고 느낄 수는 있다. 하지만 집중하는 비즈니스, 전략 등 다양한 면에서 결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마이리얼트립만의 유니크한 콘텐츠로 중심을 지키며 빠르게 성장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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