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랩지노믹스의 새 경영진들이 코로나19 관련 매출 축소에 따른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세계가 위드코로나 정책을 확대하면서 더 이상 코로나19 제품 매출에 의존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분자진단검사 서비스에 특화된 랩지노믹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매출 역성장이 예상된다. 이들은 코로나19로 유전자증폭검사(PCR) 검사 수요가 증가하고 진단키트를 해외에 수출하면서 매출이 증가했다. 2019년 매출액은 332억원 수준에 불과했지만 2020년 1195억원으로 늘더니 2021년에는 2024억원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최근 위드코로나 정책 강화 등으로 관련 매출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 역시 12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9% 감소했다. 4분기 역시 부진한 성적이 예상된다. 문제는 이 같은 부진이 올해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올해 랩지노믹스 매출이 1000억원대 밑으로 추락할 것이라는 증권사 전망도 나오는 실정이다.

랩지노믹스의 새 경영진들도 현재의 위기를 인식하고 신성장 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이 위기 돌파 카드로 꺼내든 것은 '미국 클리아(미국 실험실 표준 인증) 랩' 사업이다.

국내 체외진단업체가 미국에 제품을 출시하려면 시판 의료기기와 동등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자료와 임상실험이 필요하다. 이 과정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모된다. 하지만 클리아랩 제도를 통하면 이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고 진출할 수 있다. 클리아는 진단 검사(방법)에 대한 인가가 아니라, 진단검사를 하는 검사실에 대해 인가를 받는 것을 말한다.

해당 인가를 받으면 FDA에 허가를 받지 않아도 검사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 미국의 많은 체외진단업체들 역시 FDA 허가 전 클리아 랩에서 개발한 검사방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태현 한국IR협의회 연구원은 "랩지노믹스는 미국 내 클리아 랩 2곳을 인수할 것"이라며 "각 랩의 매출 규모는 600~700억원, 이익률은 25~30% 수준의 매물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정기준은 코로나 매출 20% 미만, 고부가가치 서비스 가능한 곳, 사보험사 네트워크 유무 등이다"며 "(인수시기는) 상반기 내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랩지노믹스 역시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신규 경영진 선임 절차를 완료한 뒤 미국 클리아 랩 인수를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랩지노믹스 관계자는 "시너지를 더욱 낼 수 있을만한 랩을 선정하려다보니 다소 늦어진 감이 있지만 잘 마무리 됐다. 상반기 중 한 곳을 인수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나머지 한 곳도 협의가 잘 이뤄지고 있으며 하반기 중 계약이 이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랩지노믹스는 새 최대주주인 루하PE의 임원진을 새로운 경영진으로 내정하고 오는 3월 10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선임한다. 랩지노믹스는 김정주 써모피셔 싸이언티픽 한국지사 부사장과 이종훈 루하PE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으며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이날 임시주총에서는 사업 목적 추가의 건, 이사의 수 변경의 건 등에 대해 의결한다. 사업 목적에는 미국 클리아랩(CLIA Lab) 사업, 연구개발 무형자산 대여 판매업, 반려동물 진단업 등의 목적사업이 추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