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大이직 시대’ 도래… “편하고 더 주는 곳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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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大이직 시대’ 도래… “편하고 더 주는 곳으로 간다”
  • 이용 기자
  • 승인 2023.01.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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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및 경기불황으로 수시채용 수요 증가
직장인 "연봉 인상률 불만족"… 연봉 확대 위해 이직 선택
동종업계 취업 관련 기업 갈등 사례 잦아질 것
코로나19 시대 도래로 근무환경이 변화한 지난 3년간 직장인의 이직 및 퇴사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매일일보

[매일일보 이용 기자] 코로나19 펜데믹 시대를 거치는 동안 ‘이직’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 변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시대 도래로 근무환경이 변화한 지난 3년간 직장인의 이직 및 퇴사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사람인이 직장인 1471명을 대상으로 ‘이직 현황’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이직경험을 한 직장인은 전체의 77.5%다. 10명 중 8명이 모두 이직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은 평균적으로 3회의 이직을 경험했고, ‘연봉 불만족’(52.4%, 복수응답)과 ‘낮은 수준의 근무환경’(43.2%), ‘회사 발전 가능성 부족’(41.1%)을 이유로 이직을 단행했다.

평생 직장을 추구하던 이전의 사고방식과는 달리, 이제 직장인들은 연봉과 복지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하며 이직에 대해 비교적 자유로운 시선을 갖게 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채용문화가 바뀌고,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 직장인들의 이직이 잦아진 주요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사람인 관계자는 “경영 불확실성이 그 어느때보다 큰 지금 필요할 때 즉시 활약할 수 있는 인재를 뽑는 수시채용 선호는 더 강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크루트는 인사담당자(기업회원)를 대상으로 지난해 채용에서 계획이 변경됐거나 차질을 빚는 등 특이사항이 있었는지 조사했다. 10곳 중 6곳(60.1%)은 ‘있다’고 답했으며, △채용계획을 축소했거나 취소(60.2%) △수시채용 방식으로 신입채용 전환(32.0%)했다고 밝혔다.

채용계획 변경의 주요 원인은 금리 인상, 환율 불안, 수출 증가세 꺾임 등으로 인한 기업의 경영부담이다.

불경기로 경영난이 지속되는 만큼, 기업은 기존 직원들이 바라는 만큼 임금·복지 확대를 보장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로 잡코리아가 직장인 연봉협상 현황을 주제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들이 희망하는 올해 연봉인상률은 7.4%로 집계됐지만 실제 연봉인상률은 평균 4.6%이었다. 잡코리아 관계자는 "연봉협상 결과나 과정에서 회사와 의견이 상충돼 이직을 결심하는 직장인들이 많다"고 전했다.

결과적으로 기업은 고용 부담을 줄이고 주력 산업에 집중하기 위해 수시채용 문화를 선호하게 됐고, 직장인 또한 처우 개선을 위해서 잔류보단 이직을 선택한 셈이다. 불경기가 지속될 수록 이런 사회 현상과 맞물려 직장인들의 이직률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업이 맞춤형 인재를 원하면서 경력직의 이직도 급격하게 늘고 있다. 사람인은 지난 1년간(2021년 12월~ 2022년 11월) 인재풀 내 프로필을 분석한 결과 5~10년(34%) 경력 직장인에게 가장 많은 이직 제안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연차는 보통 과장급으로 분류되며, 바로 실무에 투입할 수 있는 수준이다. 다음으로 1~3년(26.9%), 3~5년(24%)이 뒤를 이었다.

임원급 이상에도 이직 열풍이 부는 중이다. 롯데는 지난해 바이오 분야를 미래 사업으로 낙점하고,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출범, 이원직 대표를 선임했다. 이 대표는 본래 삼성바이오로직스 출신이다. 또 삼바에서 글로벌영업센터장을 맡았던 제임스 박 전 부사장은 지씨셀 대표로 내정됐다.

다만 이직이 활발해진 만큼, 경력직의 동종업계 취업으로 인한 기업 간의 싸움 또한 잦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롯데바이오로직스, 대웅제약-메디톡스 등은 핵심 인재 이직을 놓고 법정 싸움을 벌이고 있다. 진단키트 개발 업체 씨젠은 동종 업계로 이직한 전 멕시코 법인장을 상대로 '전직금지' 가처분 신청을 걸었다.

헤드헌터 기업 C사 관계자는 “경영난을 겪는 기업들은 더 이상 신입을 채용해 키울 엄두를 내기 힘들 것”이라며 “반면 경력자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수요가 높은 개발, 연구 분야에는 만성적인 인력 부족현상을 겪어왔던 만큼, 소수 인재의 이직으로 인한 기업 간 갈등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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