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 두바이 / 사진=픽사베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 사진=픽사베이

국내 주요 블록체인 게임사들이 중동을 거점으로 선택하고 있다. 한국 게임이 중동 지역 게이머들에게 인기가 있을 뿐만 아니라, 다수 중동 지역 국가들이 친 블록체인 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위메이드와 네오위즈홀딩스는 중동에 지사를 설립, 글로벌 거점으로 만드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블록체인과 한국게임에 긍정적인 중동 지역이 한국 블록체인 게임의 거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UAE에 지사 설립한 위메이드와 네오위즈홀딩스

1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블록체인 사업에 힘을 싣고 있는 위메이드와 네오위즈홀딩스는 중동 지역에 지사를 설립했다. 최근 중동 지역은 블록체인, 문화콘텐츠 등을 중심으로 한국과의 경제협력 범위를 확장하기 위해 적극 행보를 펼치고 있다. 특히 '친 블록체인'을 내세우며 디지털 혁신 산업 구축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 사진=위메이드 제공
/ 사진=위메이드 제공

이에 위메이드는 아랍에미리트(UAE)에 위믹스 메나(WEMIX MENA)를 세웠다. UAE의 수도 아부다비는 지난 2018년 디지털자산 규제를 도입하는 등 아부다비 글로벌 마켓(ADGM)을 통해 글로벌 블록체인 산업 활성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중동 지역 블록체인 사업을 본격화 한다는 계획이다. 또 위메이드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MENA지역에 법인을 추가 설립하고, 블록체인 사업을 위한 다각도의 협업을 진행하는 등 역량을 확대할 예정이다.

/ 사진=네오플라이 제공
/ 사진=네오플라이 제공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 UAE 방문 경제사절단에 이름을 올린 네오위즈홀딩스도 아부다비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네오위즈홀딩스의 블록체인 자회사 네오플라이는 장기간 중동 지역을 거점으로 한 글로벌 사업 확장을 준비해 왔다. 지난해 9월 UAE 법인 설립이 그 일환이다. 네오플라이는 이번 아부다비 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블록체인 사업 행보에 나설 계획이다.


중동 게임 이용자들의 한국게임 사랑

아울러 블록체인에 관대한 중동 지역은 한국게임에도 시간과 돈을 많이 쓰고 있는 주요 시장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2 해외 시장의 한국 게임 이용자 조사'에 따르면 중동 지역에서 한국게임 이용 시간과 비용 모두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카타르와 UAE의 게임 이용 비용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권역별 게임 이용 시간 /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권역별 게임 이용 시간 /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해외 16개국에 거주 중인 한국 게임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 따르면 국가별로 주중·주말에 한국 게임 평균 이용 시간을 비교한 결과, ▲주중에는 '인도(172.28분)', ‘이집트(170.07분)’, ▲주말에는 ‘파키스탄(237.44분)’, ‘아랍에미리트(235.35분)’에서 한국 게임을 이용하는 시간이 가장 길었다.

권역별 비교 결과 '중동(주중 159분/주말 218분)'은 '서남아시아(주중 168분/주말 225분)’에 이어 두번째로 한국 게임 이용시간이 높은 지역으로 나타났다. 전체 조사 대상자 6800명의 한국 게임 평균 이용 시간은 주중 146.16분·주말 192.43분으로 중동의 한국 게임 이용 시간은 평균 수치보다 약 10% 가량 높은 수준이다.

권역별 게임 이용 비용 /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권역별 게임 이용 비용 /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특히 게임 이용 비용의 경우 '카타르(76.21달러)'와 'UAE(68.98달러)'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전체 조사 대상자의 평균 이용 비용(38.51달러)의 2배에 가까운 수치다. 다만 권역별로 비교할 때에는 동아시아($50.7) 권역의 비용이 중동(47.9달러)보다 소폭 높게 나타났다.


K게임·블록체인에 긍정적인 중동, 韓 블록체인 게임 거점될까

중동 지역의 한국게임 선호와 친 블록체인 행보 이외에도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드가 지난해부터 국내 게임사들에 거액을 투자한 바 있어 중동이 한국 블록체인 게임의 새 거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서울행정법원이 블록체인 게임의 가상자산과 대체불가능한토큰(NFT)를 모두 경품으로 판단, 블록체인 게임 서비스는 불법이라고 못박으면서 국내에서 블록체인게임을 서비스하는 것은 더욱 힘들어졌다. 글로벌에서 활로를 찾아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한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이 중동 가는 이유는 역시 규제 이슈"라며 "코인 발행 등 사업이 자유롭고 세금이 굉장히 적다"고 말했다. 또 그는 "그리고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 왕족이 블록체인에 관심이 많다"며 "돈이 많이 풀리니 중동 지역으로 프로젝트들이 모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태 동양대학교 게임학부 교수는 "중동 지역에서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형국"이라며 "인터넷이든 스마트폰이든 킬러 콘텐츠는 게임인 만큼 적극적으로 공략해야할 새로운 시장"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국내 블록체인 게임 금지가 계속된다면 블록체인 게임 서비스를 원하는 기업은 중동 지역으로 갈 수 밖에 없다"며 "또 중동 지역이 유럽으로 넘어가는 관문이기도 하기 때문에 실험적인 형태의 시도도 해볼만 하다"고 덧붙였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