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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빗썸 실세' 강종현, 비덴트 계열사 '아이티' 활용 자금 유용 의혹
아이티, 휴대폰 판매점 사업…숨은 회장님 강종현 자금줄?
비덴트 인수 이후 '아이티' 재무 악화…4달 간 비덴트는 8.5억 매출 올려
검찰·국세청, '빗썸' 관계사 전방위 압박…추가 의혹 밝혀질까
2023-01-18 06:00:00 2023-01-18 17:27:52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빗썸 실세로 알려진 강종현씨가 비덴트(121800) 계열의 비상장 회사를 이용해 회사 자금을 횡령·배임한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비상장 기업인 휴대폰 판매업체 ‘아이티’의 자금을 개인적으로 빼돌려 사용했다는 전언입니다.
 
비덴트가 아이티를 인수한 이후 아이티의 재무 구조는 악화한 반면 비덴트는 지속적으로 매출이 늘었습니다. 사실상 휴대폰을 팔아 큰돈을 벌었다던 강씨의 증언이 아이티 회사 자금을 빼돌린 것이 아닌지 의심되는 대목입니다. 현재 검찰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관계사 경영진의 횡령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가운데, 숨겨진 의혹이 추가로 드러날지 세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지원센터 앞에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이티, 숨은 회장님 강종현 자금줄?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강종현씨는 비덴트의 비상장 계열사인 ‘아이티’의 자금을 개인적인 용도로 빼돌려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아이티는 지난 2021년 비덴트가 지분 38%를 인수한 이후 강씨가 회사의 자금을 사금고처럼 사용했다고 전해집니다.
 
익명의 비덴트 내부 관계자는 “아이티의 경우 예전부터 문제가 많았다”면서 “사실상 강종현의 주머니 회사”라고 밝혔습니다.
 
아이티는 통신기기, 휴대폰악세사리 도·소매, 인터넷가입유치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휴대폰 판매 대리점입니다. 업계에선 강씨가 휴대폰 판매점을 운영했던 만큼, 자신이 잘 아는 분야의 비상장 기업을 인수해 이를 활용했을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휴대폰 판매점의 경우 판매 휴대폰들이 고스란히 매출로 잡히는 구조입니다. 그 때문에 영업이익률과 무관하게 사업체의 크기에 비해 높은 수준의 매출이 잡히는 구조라 자금을 빼돌리기도 쉬웠을 것이란 설명입니다.
 
한 휴대폰 판매점 업주는 “판매점 직원이 70명이 넘는다면 규모가 매우 큰 편인데 본점 외에도 여러 지역에 판매점을 두고 있을 것”이라며 “반납 받은 중고폰 등을 장물업자에게 넘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많은 돈을 챙길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휴대폰 판매점의 경우 통신사(대리점)를 통해 휴대폰의 위탁 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판매 후 대금을 지급하는 구조인데, 종종 판매대금을 횡령하는 판매점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아이티의 경우 영업이익률은 1%대에 불과하지만 매출은 비덴트와 인바이오젠(101140), 버킷스튜디오(066410) ‘빗썸’ 관계사 3곳의 매출을 합친 것보다도 높습니다. 지난해 기준 아이티의 매출액은 1047억원. 지난해 빗썸 관계사 3곳의 매출액은 버킷스튜디오(264억원), 인바이오젠(105억원), 비덴트(177억원)총합은 546억원입니다.  
 
서울 용산 휴대폰 판매점. (사진=뉴시스)
 
비덴트 인수 후 '아이티' 재무 악화…4달 간 비덴트는 8.5억 매출
 
아이티의 경우 비덴트가 인수한 이후 영업 등 재무구조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2019년 1.6%이던 영업이익률은 2021년 1.3%로 줄었고, 현금 흐름은 급격하게 나빠졌습니다. 지난 2019년과 2020년 아이티의 현금성자산은 각각 138억원, 113억원 증가하는 등 현금흐름은 지속적으로 늘었습니다. 그러나 2021년에는 현금성자산이 19억원 감소. 현금흐름이 외감기업 기준 충족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흐름을 보였습니다.
 
또한 비덴트가 지분을 매입한 이후 비덴트와의 거래가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2021년 아이티가 비덴트와의 거래를 통해 얻은 매출은 532만원에 불과합니다. 다만 비덴트는 아이티를 대상으로 7억6507만원 매출을 올렸습니다. 여기에 전환사채 발행에 따른 이자수익 8288만원까지 챙겼죠. 비덴트가 2021년 8월에 아이티 지분을 인수했으니 4개월여만에 8억5000만원에 가까운 매출을 일으킨 겁니다. 방송 제작 및 송수신 장비 제조업체가 휴대폰 판매점을 대상으로 말이죠.
 
벤츠 협찬은 '이니셜스포츠'?…강종현-안성현-류연진 관계 주목
 
강씨는 이이티 외에도 ‘이니셜스포츠’라는 업체에도 영향력을 행사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이니셜스포츠는 김지현 프로를 비롯해 이태희 등의 골퍼들이 소속된 스포츠 컨설팅·에이전시업체입니다. 지난 2021년에 설립됐는데요. 골프 컨설팅 업체인 ‘스포티즌’의 매니저 출신 류연진 대표가 설립했습니다.
 
‘스포티즌’은 강씨의 절친한 친구로 알려진 안성현 국가대표 상비군 코치의 소속사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요. 강종현씨가 타고 다니던 1억5000만원 상당의 벤츠 마이바흐 GLS가 안성현 코치의 명의로 확인됐었죠. 이 마이바흐 GLS를 협찬한 곳이 이니셜스포츠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강종현의 지시로 빗썸라이브와 버킷스튜디오 제품 등이 골프협찬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안성현은 이니셜의 전신 비트갤럭시아 조합원이었으며, 비덴트에 6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죠.
 
검찰·국세청, '빗썸' 관계사 전방위 압박…추가 의혹 밝혀지나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검찰청 앞에 펄럭이는 검찰 깃발 모습. (사진=뉴시스)
 
강씨가 실제로 아이티의 자금을 개인적으로 사용했거나 이니셜스포츠를 활용해 협찬 등을 진행했다면 배임 및 횡령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검찰은 최근 강종현씨의 ‘빗썸’ 관계사 실소유 여부 등에 대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 채희만)가 지난 9일 강씨를 횡령 등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습니다.
 
여기에 국세청도 빗썸코리아와 빗썸홀딩스, 국내외 관계사들에 대해 대한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이번 조사에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투입됐는데요. 조사4국은 탈세나 비자금 조성 혐의 등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를 전담해 ‘기업 저승사자’로 불리고 있습니다.
 
국세청과 검찰이 ‘빗썸’ 관계사 경영진의 횡령 의혹 수사에 전방위적 압박에 나서고 있는 모습입니다. 조사를 통해 강씨의 추가적인 의혹들이 드러나게 될지 주목됩니다.
 
제기된 의혹에 대해 비덴트 관계자는 “아이티를 통해 잡힌 매출은 자체적으로 있는 통신사업부를 통해 잡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아이티 매출이 대리점을 통한 위탁 판매인데 비덴트에서 하는 통신사업부에서 어떤 사업 매출이 발생하냐는 물음에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아이티에서 강종현씨가 회사 자금을 개인적으로 활용한 의혹에 대한 질문엔 “아이티가 다른 법인이라 아이티 관련한 것은 자세히 알지 못하고 강종현씨 관련해서는 전혀 알고 있는 바가 없다”고 했습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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