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도움이 될 의미있는 공시를 소개·분석합니다.

최근 '키네마스터'의 최대주주인 '솔본'이 해당 기업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대주주의 경영권 개입이 없었던 키네마스터에 솔본 경영진이 사내이사로 합류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해당 기업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어딘가 비슷한 사업목적?
16일 키네마스터는 '주주총회소집결의(정정)' 공시를 통해 정관 사업목적 일부 삭제 소식을 전했습니다. 이는 최초 주주총회소집결의에 기재했던 사업목적에서 금융업과 의료사업을 삭제한 것인데요. 

▲ (사진=키네마스터 홈페이지 갈무리)
▲ (사진=키네마스터 홈페이지 갈무리)
당초 키네마스터는 △컴퓨터 시스템 통합사업 △컴퓨터 정밀 주변기기 제조업 △사무용품, 컴퓨터 및 컴퓨터 소모품 관련 도,소매업 및 상품중개업 △별정통신사업, 기간통신사업 △문화, 예술, 교육, 체육, 미디어 사업 △주식소유를 통한 타법인의 경영참여 및 지배, 경영지도, 정리, 육성하는 지주사업 △자회사 등(자회사, 손자회사 및 손자회사가 지배하는 회사를 포함. 이와 같다.)에 대한자금 및 업무지원 사업 △자회사 등에 대한 자금지원을 위한 자금조달 사업 △금융업 △의료사업 △전자 의료기기 제조 및 판매 △의료정보사업 △위 사업목적에 직, 간접적으로 관련되는 사업에 대한 투자 등 13개의 사업목적을 추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추가된 사업목적에서 살펴봐야 할 것은 △문화, 예술, 교육, 체육, 미디어 사업 △주식소유를 통한 타법인의 경영참여 및 지배, 경영지도, 정리, 육성하는 지주사업 △자회사 등(자회사, 손자회사 및 손자회사가 지배하는 회사를 포함. 이와 같다.)에 대한자금 및 업무지원 사업 △자회사 등에 대한 자금지원을 위한 자금조달 사업 △전자 의료기기 제조 및 판매 △의료정보사업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 키네마스터의 주주총회소집결의(정정) 공시에서 사업목적 추가 부분이 정정됐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갈무리)
▲ 키네마스터의 주주총회소집결의(정정) 공시에서 사업목적 추가 부분이 정정됐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갈무리)
이는 솔본과 솔본의 계열사와 연관성이 깊은데요. 솔본은 현재 인피니트헬스케어, 포커스신문사, 솔본인베스트먼트 등 다양한 계열사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지주회사입니다. 특히 솔본은 솔본인베스트먼트, 인피니트헬스케어, 포커스신문사 등을 통해 투자, 의료-IT, 미디어 사업을 중점적으로 운영하고 있는데요. 솔본은 사업보고서에서도 "당사의 사업목적은 다른 회사의 주식을 소유함으로써 그 회사를 지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실적 지주회사"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솔본의 분기보고서에서도 주요 제품 및 서비스에 인피니트헬스케어, 포커스신문사, 솔본인베스트먼트(해외 법인 포함)가 소개될 정도죠. 지난해 3분기 기준 솔본 전체 매출의 98%가 의료기기에서 나온 것을 감안하면 의료영상처리시스템 등을 판매하는 인피니트헬스케어가 핵심 계열사로 추정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키네마스터에 미디어·지주사업·전자 의료기기 제조 및 판매 관련 사업목적이 추가된 것은 다양한 의미로 해석이 가능합니다. 키네마스터에 추가된 사업목적이 지주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솔본 외에도 각각 의료기기와 미디어 사업을 운영중인 인피니트헬스케어와 포커스신문사의 주요 사업목적과 일치하기 때문이죠. 해당 사업목적들이 동명의 동영상 편집 앱을 운영하는 키네마스터의 성격과는 전혀 다르기에 이런 변화는 한층 도드라지는데요. 최근 많은 기업들이 사업다각화를 위해 정관을 변경하는 만큼 키네마스터도 변화를 추진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겠으나, 주주총회 의결사항에 담긴 '사내이사 신규 선임의 건'을 보면 새로운 해석의 여지가 발생합니다.

경영권 적극 개입…왜?
다음달 6일 진행될 키네마스터 주주총회에서는 제2호의안으로 사내이사 5명 신규선임의 건을 의결합니다. 키네마스터의 신규 사내이사 후보는 △홍기태 솔본 회장 △이혜숙 솔본 부회장 겸 포커스신문사 대표 △김동욱 인피니트헬스케어 대표 △송광은 인피니트 이사 △홍수현 씨로 각각 솔본과 그 계열사와 연결되는 인사입니다. 

이혜숙 솔본 부사장과 홍수현 씨는 홍기태 회장의 가족이며 김동욱 인피니트헬스케어 대표와 송광은 인피니트 이사의 경우 각각 솔본 계열사의 핵심 임직원인데요. 현재 솔본(31.59%)과 이혜숙 부사장(1.59%)의 지분을 합쳐 총 33.54%의 키네마스터 지분을 들고 있는 솔본이 키네마스터 경영에 직접 개입하는 것으로 관측되는 이유입니다. 

▲ (사진=솔본 홈페이지 갈무리)
▲ (사진=솔본 홈페이지 갈무리)
사실 키네마스터는 지난해 10월 임일택 창업주 겸 대표이사의 부고 직전까지 최대주주의 개입 없이 독자적으로 운영되던 기업이었습니다. 솔본은 고(故) 임일택 대표가 2002년 넥스트리밍(현 키네마스터)를 창업했을 때부터 꾸준히 관련 기업 지분을 늘려갔지만, 경영권 만큼은 보장했었죠. 지난 2020년 솔본은 키네마스터 지분을 매각하려고 시도했지만 잠재적 인수후보자와 합의점을 찾지 못해 이를 포기했고, 당시 임일택 대표가 매각 무산 및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최대주주들로부터 의결권을 위임받아 신규 투자를 유치하는 형태로 기업을 운영하게 했습니다. 

임일택 대표의 부고 이후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는 키네마스터를 두고 볼 수만은 없었던 것일까요. 반전은 지난해 11월 말에 시작되는데요. 솔본은 계열사 솔본인베스트먼트와 포커스신문사가 가지고 있던 키네마스터 지분 191만7894주를 장외매수 형태로 사들입니다. 이를 통해 솔본은 흩어져 있던 키네마스터의 지분을 끌어모았고, 지배력 강화에 나설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여기에 앞서 언급한 것처럼 솔본은 키네마스터 주주총회에서 홍기태 회장 및 가족, 계열사 핵심 임원들을 사내이사로 선임해 직접적으로 지배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미 지난해 12월 키네마스터가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솔본빌딩으로 소재지를 옮긴 것도 이런 계획의 일환으로 풀이됩니다. 키네마스터가 코스닥에 상장된 상태인 만큼 현금보유량이 많은 비상장 자회사를 인수·합병하는 형태로 우회상장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는데요.

▲ (사진=키네마스터 홈페이지 갈무리)
▲ (사진=키네마스터 홈페이지 갈무리)
일각에서는 이런 솔본의 움직임을 두고 '키네마스터를 매각하기 위해 준비 중인 것 아니냐'는 목소리를 냅니다. 이는 키네마스터 앱이 지난해 기준 누적 다운로드 5억건을 돌파할 만큼 동영상 편집 앱 분야에서는 강력한 인지도를 지녔다는 점과 숏폼 콘텐츠가 꾸준히 트렌드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작용하는데요. 모바일 환경에서 손쉽게 동영상을 편집할 수 있는 키네마스터의 서비스 노하우와 글로벌 인지도를 활용해 적정가치 이상의 몸값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앞서 솔본이 키네마스터의 지분을 한 차례 매각하려 했었다는 점도 재매각 시도설에 힘을 보태고 있는데요. 

키네마스터에 대한 행보는 주주총회가 열리는 다음달에 윤곽을 드러낼 전망입니다. 지주회사인 솔본이 키네마스터의 지분을 직접 취득하고 관계자들을 사내이사로 등재시켜 신 사업에 뛰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으니까요. 다만, 이런 방향성의 '키'를 최대주주 솔본이 쥐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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