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HL D&I 한라는 신영증권 유튜브 채널에서 생방송으로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하고 올해 3분기 잠정실적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올해 3분기 회사의 연결 매출액은 3572억원으로 전년동기(3417억원) 대비 4.6% 증가했다. 하지만 68억원의 영업손실과 9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3분기 실적 부진으로 누계실적도 전년동기 대비 감소했다. 매출액은 1조338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1조327억원)보다 0.1%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604억원에서 212억원으로 64.9%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지난해 3분기 822억원에서 231억원으로 71.9% 줄었다.

3분기 실적 부진의 원인은 건설경기 악화로 수익성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3분기 기준 회사의 원가율은 96%로 전년동기(87.3%) 대비 8.7%p 증가했다.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건설업계의 수익성을 발목 잡았던 원자재 값 상승이 3분기까지 이어졌기 때문이다. HL D&I 한라는 하반기 고점을 찍고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국제적인 금리인상 기조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예상보다 장기화됐다.

조윤호 HL D&I 한라 IR담당 상무는 "연간 매출액은 어느정도 사업 계획대로 움직여줬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계획에 미치지 못했다"며 "철근과 레미콘 등 주요 자재비가 작년 같은 급등세는 아니지만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어 하반기부터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던 전망이 빗나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재비 부담 증가가 이어지면서 사업장 별 준공 시 추정 원가율을 재조정한 것이 3분기 적자전환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HL D&I 한라는 내년까지 안정성과 현금흐름 개선에 초점을 맞춘 경영전략을 가져갈 예정이다. 건설업황 자체가 전례 없이 악화한 탓에 예측 가능성이 매우 낮아졌기 때문이다. 조 상무는 "현재 원자재 가격 상승과 함께 분양수요와 자금시장이 얼어붙는 등 '3중고'가 이어지고 있다"며 "경색된 시장에서 현금흐름을 최대한 원활하게 유지하기 위해 수주 물량과 분양수익이 감소하더라도 선별수주와 선별분양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가 추진 중인 사업은 대부분 순항 중이라는 게 조 상무의 설명이다. 부분 자체개발사업으로 추진 중인 양평아파트 개발사업은 2023년 8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3분기 기준 공정률과 수주잔액은 각각 50%, 2395억원에 이른다. 부천 주상복합아파트 개발사업도 지난해 1월 착공해 2024년 1월 입주 예정이다. 1832억원 규모의 인천 작전동 아파트 사업 역시 지난 7월 착공해 공사가 진행 중이다.

HL D&I 한라의 3분기 부채총계는 1조2807억원으로 지난해 말(1조1048억원) 대비 15.9% 증가했다. 부채비율도 298.9%로 높아졌다. 이는 2014년 한라그룹의 경영 위기로 처분했던 가산 현대아울렛의 신탁수익권을 보유한 사모펀드 'KTB칸피던스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57호'를 지난 1분기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부채비율을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