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LX세미콘)
▲ (사진=LX세미콘)

LX세미콘이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에 따른 IT(정보기술) 기기 수요 감소로 인해 3분기 아쉬운 실적을 기록했다. LX세미콘은 스마트폰 제품 비중을 늘리고,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진출해 업황 부진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LX세미콘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4786억원, 영업이익 604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달 28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3%, 53.2% 감소한 수치다.

LX세미콘은 모바일과 디스플레이 등에 적용하는 디스플레이 구동칩(DDI)을 설계하는 회사다. DDI는 TV와 스마트폰 등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전자제품에 필수적으로 탑재되는 반도체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문화의 확산으로 IT 기기의 수요가 늘면서 DDI의 중요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LX세미콘은 지난해 매출 1조8988억원, 영업이익 3696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63.4%, 영업이익은 292.2% 증가했다. 

▲ (자료=금융감독원)
▲ (자료=금융감독원)

그러나 올해 글로별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겹치면서 전방산업이 전반적으로 어려워졌다. 또 LX세미콘이 주력으로 하는 디스플레이 산업의 업황도 부진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LX세미콘도 계절적 성수기임에도 3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3분기 재고자산도 큰 폭으로 늘었다. LX세미콘의 3분기 재고자산은 4483억원이다. 전년 동기(1862억원) 대비 140.8% 늘었으며, 전 분기(2757억원) 대비로도 62.6% 늘었다. IT 기기의 수요가 줄면서, LX세미콘이 보유한 재고량도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3분기 애플리케이션별 매출 비중은 TV(34%), IT(20%), 모바일(39%), 기타(7%) 순으로 나타났다. 이중 TV는 지난해 3분기 44%에서 10%P 감소했다. 같은 기간 모바일은 29%에서 39%로 10%P 늘었다. TV향 제품의 판매가 부진했으며, 상대적으로 모바일향 매출이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

LX세미콘은 LG디스플레이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상반기 보고서 기준 전체 매출에서 LG디스플레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61.1%다. 그러나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LCD 패널 출구 전략을 기존보다 6개월에서 1년가량 앞당기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LX세미콘의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다만 하이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LG디스플레이의 LCD 출구 전략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LCD TV 패널향 매출 비중은 5~6%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추측된다”라며 “삼성전자, LG전자 등 세트 업체가 중국 업체로부터 LCD 패널을 공급받을 경우 LX세미콘의 DDI 채택을 요구하고 있어 중국 고객사 점유율이 추가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LX세미콘은 소형 DDI 비중을 늘리고 있다. 3분기 소형 DDI 매출 비중은 39%로 전년 동기 29%보다 10%P 확대됐다. 같은 기간 대형 DDI는 59%에서 50%로 감소했다.

소형 DDI는 주로 스마트폰에 사용된다. LX세미콘은 스마트폰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DDI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글로벌 2위를 차지하고 있다. LX세미콘은 스마트폰용 OLED DDI 공급을 확대해 매출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LX세미콘은 애플의 아이폰14 신제품에 DDI를 납품하고 있으며, 중국 패널 업체 BOE에도 DDI 납품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하반기에도 글로벌 경기 침체와 디스플레이 업계의 업황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당분간 실적 반등을 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X세미콘은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6% 감소한 73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LX세미콘이 업황 부진을 돌파하기 위해 내세운 첫 스텝은 차량용 반도체 시장 진출이다. LX세미콘은 현재 Power IC(전력반도체), MCU(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 SiC(실리콘카바이드) 전력반도체 등 전기차에 사용되는 반도체 신사업을 개발, 추진하고 있다.

정 연구원은 “디스플레이 업황 부진이 지속되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LX그룹의 성장을 견인할 계열사 내 핵심 위치에 있는 LX세미콘이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준비 중인 신사업들의 구체화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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