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금)

인지장애·치매 발생 예측할 수 있는 인지요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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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장애·치매 발생 예측할 수 있는 인지요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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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KMCRIC)의 ‘근거중심한의약 데이터베이스’ 논문 중 주목할 만한 임상논문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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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찬영

동의대학교 한의과대학 

한방신경정신과


KMCRIC 제목

치매 위험 알리는 정신건강 적신호! 우울과 수면 장애


서지사항

Hudon C, Escudier F, De Roy J, Croteau J, Cross N, Dang-Vu TT, Zomahoun HTV, Grenier S, Gagnon JF, Parent A, Bruneau MA, Belleville S; Consortium for the Early Identification of Alzheimer’s Disease – Quebec. Behavioral and Psychological Symptoms that Predict Cognitive Decline or Impairment in Cognitively Normal Middle-Aged or Older Adults: a Meta-Analysis. Neuropsychol Rev. 2020 Dec;30(4):558-579. doi: 10.1007/s11065-020-09437-5.


연구설계

인지적으로 건강한 성인이 행동 및 심리 증상을 가지고 있을 경우, 1년 이상 추적 관찰 시점에서 인지기능 감퇴, 인지장애 또는 치매의 발생과 관련성이 있는지를 평가한 전향적 또는 후향적 관찰 연구를 대상으로 수행한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 연구.


연구목적

인지적으로 건강한 성인의 행동 및 심리 증상이 이후 인지기능 감퇴, 인지장애 또는 치매의 발생을 예측하는 요인인지 확인하기 위함.


질환 및 연구대상

우울, 불안, 무감동증, 수면장애 등 행동 및 심리 증상을 가지고 있는 인지적으로 건강한 성인.


시험군 및 대조군 중재

해당 없음.


평가지표

인지기능 평가 점수의 변화, 경도인지장애(MCI)의 발생, 치매의 발생.


주요 결과

1. 초조(agitation)는 이후 MCI 발생과 유의한 관련이 있었음(HR 2.10, 95% CI 1.04 to 4.22).

2. 과민(irritability)은 이후 MCI 발생과 유의한 관련이 있었음(HR 1.58, 95% CI 1.21 to 2.06).

3. 우울 증상과 우울증은 효과 크기 추정 단위에 따라 이후 MCI 발생과 유의한 관련이 있거나(HR 1.61, 95% CI 1.33 to 1.95), 없었음(OR 1.98, 95% CI 0.83 to 4.75).

4. 우울 증상과 우울증은 이후 알츠하이머병 발생과 유의한 관련이 있었음(OR 1.94, 95% CI 1.16 to 3.25).

5. 불안 증상은 이후 인지기능점수 변화와 유의한 관련이 없었음(OR 1.57, 95% CI 0.78 to 3.16).

6. 우울 증상과 우울증은 이후 인지기능점수 변화와 유의한 관련이 있었음(OR 1.70, 95% CI 1.25 to 2.31).

7. 긴 수면시간은 이후 인지기능점수 변화와 유의한 관련이 있었음(OR 1.24, 95% CI 1.05 to 1.48).

8. 짧은 수면시간은 이후 인지기능점수 변화와 유의한 관련이 있었음(OR 1.34, 95% CI 1.11 to 1.62).

9. 수면방해(sleep disturbance)는 이후 인지기능점수 변화와 유의한 관련이 있었음(OR 1.75, 95% CI 1.17 to 2.62).

10. 수면 개시의 어려움은 이후 인지기능점수 변화와 유의한 관련이 없었음(OR 1.15, 95% CI 0.93 to 1.41).

11. 낮은 주관적 수면의 질은 이후 인지기능점수 변화와 유의한 관련이 없었음(OR 1.27, 95% CI 0.93 to 1.73).


저자 결론

일부 행동 및 심리 증상이 정상 인지 기능을 가지고 있는 중년 또는 노년기 성인에서 이후 인지기능 감퇴, MCI, 치매 발생을 예측한다는 근거가 존재했다. 가장 강력한 (일관된) 근거는 다음 2가지 행동 및 심리 증상에 대해 관찰됐다.

 

(1)우울증과 우울 증상이 향후 MCI, 알츠하이머병, 또는 치매의 발생과 인지기능점수의 변화를 예측한다.

 

(2)너무 긴 수면시간 또는 너무 짧은 수면시간이 향후 인지기능점수의 변화를 예측한다. 이러한 결과는 이후 인지기능 감퇴의 위험이 있는 사람을 확인하기 위해 현재는 인지적으로 정상인 노인에서 행동 및 심리 증상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KMCRIC 비평

치매의 대표적인 유형인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은 일단 발병하면 인지기능이 병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큰 질병 부담과 사회경제적 부담을 야기하고 있는 치매에 대해서는 예방과 조기발견이 주요한 전략이다[1]. 치매 위험성이 있는 자를 조기발견하기 위해 개인이 가지고 있는 생체 정보나 임상 양상을 통해 치매 위험성을 추정할 수 있는데, 알츠하이머병은 진단이 내려지기 전 수년∼수십 년 전부터 이미 관련 병리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생물학적 검사를 통해 치매 위험성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은 유망한 치매 예방 전략으로 이어질 수 있다[2].

 

생체정보를 통해 치매의 위험을 평가하는 전략으로는 CT, MRI, PET과 같은 뇌영상검사, 뇌척수액검사, 망막검사, 혈액검사, 유전자검사 등이 포함되며, 특히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병리로 알려져 있는 beta-amyloid의 축적을 추정할 수 있는 amyloid PET 스캔이나, tau 단백질의 축적을 추정할 수 있는 tau PET 스캔도 개발돼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러한 검사들을 인지장애 또는 치매가 의심되는 모든 사람들에게 사용하는 것은 윤리적인 문제나 비용적인 문제 등으로 인해 현실적이지 않다[3∼5].

 

한편, 인지장애나 치매의 위험과 관련된 임상 양상을 확인하는 것으로 간이 정신상태 검사(MMSE)와 같은 치매 선별도구의 사용이 대표적이다(참고로, 최근 MMㅈSE는 저작권 문제로, 공적 영역에서는 한국형 인지선별검사 (K-CIST)가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객관적 인지기능 평가도구 상의 이상이 없어도, 건망증 등 주관적 인지 증상의 호소(subjective cognitive decline)가 있거나 우울, 불안, 스트레스, PTSD, 수면 장애 등의 행동 및 심리 증상이 이후 인지 장애 또ㅉ는 치매의 발생과 관련될 수 있다는 보고들이 있다[6∼12].

 

이러한 행동 및 심리 증상이 치매의 전구 증상인지, 치매의 위험을 높이는 독립적인 증상인지, 아니면 이 2가지 모두에 해당하는지는 분명히 밝혀져 있지 않지만, 정말로 이러한 증상의 존재가 이후 인지장애 또는 치매의 발생과 유의한 관련성이 있다면, 치매 발생 위험이 있는 개인을 조기에 확인해 면밀한 모니터링과 예방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은 기존에 발표된 관련 전향적 또는 후향적 관찰연구(저자들은 관찰연구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관찰연구를 대상으로 한 메타분석으로 보임) 28편을 수집했고, 그 중 18편을 대상으로 메타분석을 시행했다. 이를 통해 저자들이 분석하고자 하는 것은 인지적으로 정상인 중년 또는 노년이 행동 및 심리 증상을 가지고 있을 때, (최소 1년)이후 인지장애 또는 치매의 발생이나, 인지기능 평가점수 상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지였다.

 

12개의 개별적인 메타분석이 시행됐으며, 가장 강력한 (일관된)근거를 보여준 결과는 우울증 또는 우울 증상이 향후 경도인지장애, 알츠하이머병 또는 치매의 발생과 인지기능점수의 변화를 예측한다는 것과 너무 긴 수면시간(9시간 이상으로 정의) 또는 너무 짧은 수면시간(5시간 이하로 정의)이 향후 인지기능점수의 변화를 예측한다는 것이었다. 이외에 초조(agitation), 불안, 무감동증(apathy), 과민성(irritability), 인지된 스트레스 등의 행동 및 정신증상에 대한 분석도 이뤄졌지만, 이 증상들에 대한 일관되거나 강력한 근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 연구는 인지장애나 치매가 발생하기 전, 그 위험을 평가하는 예방 전략 수립에 유용한 결과를 제시하고 있으나, 몇몇 한계점이 지적될 만하다.

 

우선, 포함된 연구의 참가자들이 일반 인구를 대변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치매의 발생은 다양한 요인과 관련이 있고, 인종, 지역 또는 문화 간의 발병률 및 유병률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13, 14], 이 연구는 영어 또는 프랑스어로 발표된 연구만을 대상으로 했으며, 실제 분석 내용에서도 인종, 지역 또는 문화의 차이에 대한 고려가 없으므로, 이 연구의 결과를 일반 인구에 보편적으로 적용하는데 제한점이 있다.

 

둘째로 이 체계적 문헌고찰의 포함 기준은 각 연구에 포함된 대상자가 기준점(baseline) 시점에서 인지장애가 없다는 결과가 제시돼 있어야 하는 것이었는데, 우울장애의 증상으로 흔히 인지장애 증상이 있을 수 있음을 감안할 때(가성 치매)[15], 이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에 포함된 연구는 전체 우울 장애 인구를 대변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려울 것이다.

 

셋째로, 이 연구의 저자들은 우울증 또는 우울 증상이 향후 경도인지장애, 알츠하이머병, 또는 치매의 발생과 인지기능점수의 변화를 예측한다는 강력한 근거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으나, 저자들은 자가-보고에 의해 우울 증상이 있는 경우, 임상의 면담 하에 우울 증상이 있다고 판단된 경우, 임상의의 면담 하에 우울 장애로 진단된 경우 등을 구분하지 않고 메타분석을 시행했다. 

 

하지만, 이는 ‘우울 인구’의 임상적 이질성이 충분히 분석에 반영됐다고 보기 어려울 것이다. 같은 맥락으로, 이 연구는 전향적 관찰연구와 후향적 관찰연구 모두를 포함했으나, 이 2가지 연구 설계에 따른 하위그룹 분석을 시행하지 않았다. 하지만 기존 연구에서는 후향적 데이터 수집과 전향적 데이터 수집에 따라 치매 환자에 대한 데이터의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지적했다는 것을 감안할 때[16], 이 연구에서 이러한 연구 설계에 따른 하위그룹 분석이 시행되지 않은 것은 아쉽다.

 

넷째로, 관찰 연구에서 특정 노출 요인과 결과 간의 관련성을 분석함에 있어서 공변량(covariate)의 조정이 중요한데, 이 연구의 저자들이 한계점에서 지적했듯이 원연구들에서의 공변량 조정이 확실치 않다. 예를 들어, 원연구들에서 모집한 불안 피험자들에서 우울, 인지된 스트레스, 수면 장애의 문제를 동반하는지는 불분명한 경우가 있었으며, (대조군이 있을 경우) 대조군과의 비교에서 공변량으로 충분히 조정된 것인지도 불확실했다. 

 

즉, 해당 원연구에서 주요 연구 대상인 행동 및 정신 증상 외의 다른 증상이 노출 요인과 결과 간의 관련성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한계점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불안과 10년간의 치매 발생 위험을 조사한 연구에서는 불안과 치매 발생 위험 간의 관계를 우울이 매개한다고 보고한 등[12], 주요 연구 대상이 아닌 행동 및 정신증상의 매개 요인으로서의 역할이 충분히 분석에 고려될 필요가 있다.

 

다섯째로, 저자들이 분석한 주요 결과 지표 중 점수 변화(score change)가 있었는데, 이 지표에 대한 기준과 설명이 불분명했으며, MMSE로 평가한 전반적 인지 기능과 특정 인지 영역의 기능을 조사한 도구들을 구분하지 않고 모두 ‘점수 변화’로 보았으며, 이는 결과 지표의 이질성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은 분석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여러 치매 유형에 대한 고려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는데, 비록 알츠하이머병이 치매의 대표적인 유형이지만, 이미 행동 및 정신 증상과 이후 치매 발생 간의 관련성이 시사된 특정 치매 유형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REM 수면 행동 장애는 파킨슨병이나 레비소체 치매와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의 병리와 관련되며, 향후 이러한 질환의 발생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17]. 즉, 특정 행동 및 정신증상과 특정 치매 유형 간의 공유된 병리로 인한 관련성이 존재하는 경우도 있으며, 향후 연구에서는 알츠하이머병뿐 아니라 혈관성 치매, 레비소체 치매 등 다양한 유형의 치매가 고려될 필요가 있다.

 

위와 같이 포함된 원연구 차원의 한계(공변량 조정, 각 메타분석에 포함된 연구 수의 부족 등)와 체계적 문헌고찰 차원의 한계(제한된 포함 기준, 이질성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은 분석 등)가 존재하지만, 기존 연구들에서 여러 행동 및 정신 증상과 이후 인지 장애 및 치매의 관련성을 시사하는 생물학적 개연성이 제시되어 있으며, 현재까지의 근거 수준이라도 이러한 행동 및 심리 증상을 가지고 있는 중노년 인구에서 치매 위험을 감소시키기 위한 생활습관 관리 등의 치매 예방전략을 취하는 것은 이로 인한 위해 (harms)가 거의 없고, 잠재적 이득 (benefits)은 높기 때문에, 이번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 결과가 임상 현장과 보건 현장에 주는 유의미한 시사점이 있다고 사료된다.


KMCRIC 링크   

https://www.km cric.com/database/ebm_result_detail?cat=SR&access=S20201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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