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홍인표 기자] 중국 원로 우주항공 전문가인 황즈청(黃志澄)은 지난 21일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와의 인터뷰에서 누리호 발사 성공에 대해 "한국의 우주항공사업 발전에 대한 노력은 칭찬받을 만 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지난해 10월 누리호 1차 실패 이후 로켓 3단 산화제 탱크 누출 문제를 해결했다"며 "한국이 수백개 기업의 역량을 동원하고 많은 돈을 들인 결과 마침내 오늘과 같은 성공을 이루었다"고 강조했다.

황즈청은 그러나 "한국이 우주항공사업에서 더 발전하려면 일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한국은 로켓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러시아와 협력을 추진했고, 러시아도 한국에 로켓 엔진 기술을 제공한 바 있다. 그러나 러시아가 제공한 것은 RD 170, RD 180과 같은 고성능 엔진이 아니었다.

그는 "누리호 액체 로켓 엔진은 성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 러시아 RD 151 엔진을 모방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비추력(로켓 연료의 효율성)이 진공 환경에서 298초에 불과해 로켓 전체 성능을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누리호 운반능력이 1.5t인 점을 감안하면 누리호 엔진능력은 중국이 1960년대 개발한 창정(長征) 1호 운반 로켓(1965년 개발해 1970년 발사 성공)보다는 성능이 앞서지만, 1970년대 개발한 창정 2호 운반로켓(1970년 개발, 75년 발사 성공)보다는 성능이 떨어진다고 그는 지적했다. 창정 1호 운반로켓과 창정 2호 운반로켓은 이미 퇴역했다.

황즈청은 "한국은 반도체 기술이 뛰어난 반면, 우주항공기술은 상대적으로 뒤떨어져 있다"며 "한국이 반도체 기술을 보유한 것이 위성 산업 발전에 유리할 수는 있겠지만, 로켓 엔진 기술이 필요로 하는 산업기초와는 다르기 때문에 앞으로 한국이 갈 길은 멀다"고 지적했다.

황즈청은 1937년 태어난 중국의 원로 과학자로 베이징 항공우주대학을 졸업한 뒤 오랫동안 운반로켓 연구에 종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