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 대장주 비트코인 시세가 13일 기어이 3000만원까지 밀린 가운데 주요 알트코인도 대부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디파이, 또는 밈으로 대표되는 이색적인 시장 동력이 진짜 위기의 순간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출처=이더리움
출처=이더리움

검은 월요일, 이더리움은 울었다

비트코인 시세가 추풍낙엽으로 떨어지고 있다. 원인은 강력한 인플레이션 후폭풍이다. 팬데믹 이후 글로벌 공급망이 교란된 상태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지정학적 위기도 커진 상태다. 여기에 테라-루나 사태가 일종의 트리거 역할을 한 가운데 강력한 인플레이션이 시장 하방 압력을 키우고 있다.

실제로 미국 노동부가 10일(현지시간)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8.6%를 기록했다고 밝힌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도 11년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선언하면서 인플레이션에 이은 각 국 긴축재정 압박도 커지고 있다.

특히 비트코인 등 주요 알트코인 하락 중 이더리움의 하락에 시선이 집중된다. 상대적으로 높은 낙폭을 보이며 150만원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더리움 하락은 인플레이션 후폭풍의 영향도 있지만 디파이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말이 나온다. 디파이 리도 시스템에서 디파이가 작동되는 가운데 최근 인플레이션으로 시장 공포가 커지자 셀시우스와 같은 서비스에서 일종의 뱅크런이 발생했다는 말이 나온다.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인 테라-루나에서 가동했던 앵커 프로토콜의 사례와 비슷하다. 

일각에서 '디파이가 암호화폐 시장의 부흥과 동시에 종말까지 불러오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출처=도지코인
출처=도지코인

도지코인, 큰일났네

도지코인도 큰 폭의 하락세다. 70원까지 떨어지며 전일 대비 -16%의 하락세를 보여주고 있다. 

도지코인은 일론 머스크가 아끼는 코인이라는 점이 부각되며 큰 인기를 끌었으나 그 만큼 거품이 많이 낀 코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런 가운데 일론 머스크의 트윗 하나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일때도 '기초체력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았으며, 이번 인플레이션에 따른 시장 하방 압박에서도 제대로 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사실 도지코인 자체가 엄청난 비전을 전제로 한 코인은 아니다. 2013년 12월 6일 IBM 출신인 빌리 마커스와 잭슨 팔머가 만든 도지코인은 비트코인 1차 열풍이 불어오던 당시 그 이상현상을 풍자하고 '즐기기'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도지코인의 상징인 강아지 '도지'만 봐도 알 수 있다. 2010년 2월 일본의 한 인터넷 유저가 기르는 시바견의 사진이 올라왔고, 별 특별한 사진은 아니었으나 의뭉스러운 표정과 귀여운 분위기로 단숨에 인터넷 공간을 강타한 바 있다. 여기서 개를 의미하는 '독(DOG)'에 'e'를 붙여 '도지(DOGe)'라는 밈이 인기를 끌었고 빌리 마커스와 잭슨 팔머는 여기에 착안해 도지코인을 만들었다. 머스크가 도지코인에 대한 관심을 보이며 시세가 폭등하자 도지코인의 창업주들은 머스크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이런 역사를 가진 도지코인이 13일 크게 하락하며 시장에서는 비전을 담보로 하지 않는 밈코인 경계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