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소비자물가지수가 5%대를 웃도는 등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되는 국면을 보이는 가운데 7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2.6.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소비자물가지수가 5%대를 웃도는 등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되는 국면을 보이는 가운데 7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2.6.7

세계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

경기후퇴 우려 확산 분위기

식료품이 물가 상승 주도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12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OECD 38개 회원국의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9.2%를 기록하며 1998년 9월(9.3%) 이후 약 3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전쟁 여파로 세계 각국의 소비자 물가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고, 올해 경제 전망은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경기불황 속 물가인상) 의 공포가 현실로 다가오는 분위기다.

OECD 물가 상승률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월 7.8%에서 3월 8.8%로 급등한 뒤 4월에도 재차 상승, 전쟁의 영향이 갈수록 물가를 밀어 올리는 형국이다. 특히 전쟁의 여파로 국제유가와 곡물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이에 따라 식료품 물가가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식료품 물가 상승률은 4월 11.5%로 전달 10.0%보다 1.5%포인트 올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계속된 전쟁이 주요 곡물의 세계적 작황 부진, 공급망 혼란, 식량 보호주의 등과 맞물리면서 두 나라의 주산물인 밀을 비롯해 식료품 전반의 가격이 상승한 것이다.

OECD 회원국의 서비스 물가 상승률도 같은 기간 3.9%에서 4.4%로 높아졌다. 에너지 물가 상승률은 32.5%로 상당히 높지만, 전달 33.7%와 비교하면 상승세가 둔화했다.

회원국별로는 다소 온도 차가 있었다. 터키가 70.0% 상승이라는 압도적인 수치를 보인 가운데 에스토니아(18.9%), 리투아니아(16.8%), 체코(14.2%) 등 9개국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은 4.8%로 일본·스위스(각 2.5%), 이스라엘(4.0%) 다음으로 낮아 상대적으로 선방하는 편이었다. 이탈리아(6.0%), 스페인(8.3%), 미국(8.3%) 등 5개국은 전달과 비교해 상승률이 내렸다.

OECD는 최근 발표한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연간 OECD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8.8%로 제시했다. 이는 1988년 9.8% 이후 34년 만의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해 12월엔 물가 상승률을 4.4%로 전망했다가 반년 만에 4.4%포인트나 상향 조정한 것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갈수록 하향 조정되는 흐름이다. OECD는 세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올해 3.0%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전망 때보다 수치를 1.5%포인트나 떨어뜨렸다.

세계은행(WB)도 최근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4.1%에서 2.9%로 1.2%포인트 낮췄다. WB는 많은 나라가 경기후퇴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후퇴는 통상 2개 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가리킨다.

여기에 미국과 유럽연합(EU)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하고 있거나 인상할 예정이어서 중앙은행발 경기후퇴 우려가 꾸준히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보다 낮은 단계의 슬로우플레이션(성장세 둔화 속 고물가)이 현실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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