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monkeypox)에 감염된 환자의 손. (출처: WHO, 나이지리아 보건당국, 유로뉴스)
원숭이두창(monkeypox)에 감염된 환자의 손. (출처: WHO, 나이지리아 보건당국, 유로뉴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천연두의 사촌인 희소 감염병 ‘원숭이두창(monkeypox)’이 유럽과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도 확산할 조짐을 보여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일간 가디언, CNN방송 등 외신이 19일(현지시간) 전했다.

원숭이두창은 대부분 서아프리카와 중앙아프리카에서 발견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영국을 포함한 유럽과 세계 다른 지역에서 추가 사례가 목격되고 있다. 유럽과 북미에서 5월 초부터 수십명이 감염이 의심되거나 확인됐다고 밝히며 원숭이두창이 확산하기 시작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런 사례들은 일반적으로 해외여행이나 해외에서 온 동물들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스웨덴은 영국, 스페인, 포르투갈, 미국, 캐나다에 이어 원숭이두창 첫 감염을 발표했다. 스웨덴 공중보건청은 성명을 통해 “스톡홀름 지역에서 원숭이두창에 감염된 한 명을 확인했다”며 “심각한 증상은 없지만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또 감염 경로는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스페인은 마드리드에서 감염자 7명을 신규 확인하고 총 22명의 감염자를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 보건부는 파리 일드프랑스 지역에서도 원숭이두창 의심 환자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이탈리아는 또한 최근 카나리아 제도에서 돌아온 한 젊은 성인이 원숭이두창에 감염됐다고 보고했다. 캐나다 보건당국도 몬트리올에서 감염 의심자 17명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초 처음 확진자를 발표한 영국은 지난 18일 저녁 전국에서 총 9명이 감염됐다고 보고했다.

유럽 질병통제예방센터(ECDC)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의심되는 확진자는 격리하고 검사해 신속히 통보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CNN에 따르면 미국 CDC는 최근 전 세계의 원숭이두창 집단 감염과 미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례를 면밀히 추적하고 있다.

CDC는 지난 5월 초 나이지리아에서 영국으로 가는 비행 중 원숭이두창 감염자 근처에 앉았던 6명의 전염 가능성을 감시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는 별도로 또 최근 캐나다를 방문했던 매사추세츠주의 한 남성에게서 확인된 원숭이두창 사례를 조사하고 있으며 뉴욕시 보건부는 현재 벨뷰 병원에 있는 환자의 감염 가능성을 조사했다.

2003년 미국에서 프레리독으로부터 원숭이두창이 감염된 사람의 피부 샘플.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보인다. (출처: 뉴시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2003년 미국에서 프레리독으로부터 원숭이두창이 감염된 사람의 피부 샘플.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보인다. (출처: 뉴시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몸과 얼굴에 수포와 발진… 임파선염 특징

CDC는 원숭이두창이 약 7~14일 잠복기가 있다고 말했다. 초기 증상은 발열, 오한, 탈진, 두통, 근육 약화 등 전형적인 독감과 비슷하며 천연두와 구분 짓는 특징은 림프절이 붓는 임파선염 증상이다.

다음은 입 안과 손바닥과 발바닥을 포함해 얼굴과 몸에 광범위한 발진과 수포와 딱지가 피부에 생긴다. 이런 수포는 2~3주 후에 사라진다.

원숭이두창은 크게 치명률이 10%에 이르는 심각한 ‘콩고분지형’과 치명률이 1%에 그치는 ‘서아프리카형’ 두 가지로 나뉘며 보통은 증상이 미미한 서아프리카 변이 원두이두창에 감염된다.

전문가들은 이미 확진된 개체와의 밀접한 접촉을 통해 원숭이두창이 감염된다고 말한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대 면역병리학 교수 닐 매벗은 성명에서 “찢어진 피부, 점막, 호흡기 비말, 감염된 체액, 오염된 린넨과 접촉한 후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전염병학부 의학부 마이클 스키너 박사는 수포가 치유돼 생긴 딱지가 먼지들 사이에 떨어지면서 흡입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영국 사우샘프턴 대학의 글로벌 보건 분야 수석 연구원인 마이클 헤드는 “원숭이두창은 보통 의료에 대한 접근이 제한된 저소득 환경에서 발생한다”며 “그러나 선진국에서 소수 이상의 사례를 보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일 것이고, 코로나19와 같은 전염 수준까지 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숭이두창은 1958년 연구용으로 사육된 원숭이들 사이에서 수두와 유사한 질병이 발견되면서 이 이름이 붙었다. 1970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천연두 퇴치 노력이 한창이던 시기에 최초로 원숭이두창의 인간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이후 2017년 나이지리아에서 원숭이두창이 다시 나타났다고 CDC는 전했다. 이후 나이지리아에서 450명 이상이 이 질병을 앓았고 최소 8명이 해외에 이동해 이 병이 전염됐다.

CDC는 2003년 미국 일리노이주, 인디애나주, 캔자스주, 미주리주, 오하이오주, 위스콘신주 등 6개 주에서 47명이 가나에서 온 애완용 프레리독과의 접촉으로 원숭이두창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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