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 제한으로 국내 유통업계가 구매 제한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 제한으로 국내 유통업계가 구매 제한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박슬기 기자] 대형마트에 이어 이커머스 업체도 식용유 구매 제한에 나섰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식용유 품귀현상 조짐이 보이자 소비자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 선제적으로 나선 조치다. 
 
최근 세계 최대 팜유 생산국인 인도네시아가 팜유 수출을 제한했다. 여기에 세계 최대 해바라기유 수출국인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전쟁을 지속하면서 국제 식용유 가격이 올랐다. 국내도 이러한 현상이 반영돼 식용유 가격이 대폭 상승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오뚜기 콩기름(900mL)의 5월 평균 판매가격은 4916원이다. 전년동기대비 33.8% 올랐다. 같은 기간 해표 식용유(900mL)eh 4071원에서 4477원으로 올랐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을 비롯해 홈플러스몰, 롯데온, SSG닷컴 등이 최근 식용유 구매를 제한하고 있다.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식용유 대란 우려가 커지자 온라인몰을 중심으로 일시품절 현상이 계속되면서다. 
 
쿠팡은 최근 로켓배송 이용시 하루에 한 계정당 식용유 구매 개수를 10개로 제한했다. 일부 제품은 1인당 1개인 경우도 있다. 홈플러스몰은 일부 식용유 제품에 대해 최대 구매가능 개수를 1개로 지정했고, 롯데온과 SSG닷컴은 각각 15개, 20개로 구매 수량을 제한하고 있다. 
 
마켓컬리에서는 △백설 콩기름 1.8L △백설 튀김전용유 1.8L △백설 포도씨유 900mL 등 일부 제품이 품절 상태다. 관계자는 "식용유가 품절되긴 했지만 기존에 현미유나 포도씨유 제품이 원래 더 많았다"며 "아직까지 구매 개수 제한 예정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창고형 할인만트인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전국 매장 20곳에서 인당 식용유 구매 개수를 2개로 제한했다. 회원제 창고형 할인마트인 코스트코도 일부 식용유 제품을 인당 하루 1개만 살 수 있게 했다. 이마트·롯데마트 등 대형마트가 운영하는 온라인몰 역시 식용유 구매 제한을 해놓은 상태다. 
 
식용유 대란 우려에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서도 식용유 거래 및 나눔 활동이 활발하다. 게시물이 올라가는 족족 판매가 완료될 정도다. 식용유 대란과 가격 상승 우려에 일반 소비자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일각에서는 공급 부족의 문제보다 식용유 대란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식용유 구매를 부추긴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온·오프라인 유통업계도 식용유 수급 상황이 위험하진 않다는 입장이다. 이번 구매 제한은 수요 급증에 따른 사재기를 경계하기 위한 일시적 조치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당장 식용유 공급은 문제가 아닌데 식용유 대란 우려 분위기가 소비심리에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며 "식용유 대체제도 있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에게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용량 식용유를 많이 사용하는 외식업계 자영업자들의 입장은 다르다. 100만 여명의 자영업자가 가입돼 있는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는 식용유 대란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는 글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한 자영업자는 "식용유 가격이 계속 오르기만 하는 게 아니라 나중에는 물량도 없을 것 같은데 미리 쟁여놔야할지 고민이다"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이들도 "30통 주문했는데, 30통 더 쟁여놓을까 생각 중이다" "조만간 가게문 닫아야 할 판이다" 등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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