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네고왕, 유통업계와 잇단 가격 협상 나서
주요 제품 대대적 할인···일부 기업은 부정적 여론 형성

유튜브 달라스튜디오 네고왕 페이지 중 일부. / 사진=유튜브 캡처
유튜브 달라스튜디오 네고왕 페이지 중 일부. / 사진=유튜브 캡처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가수 황광희가 기업을 상대로 가격을 할인해 판매하는 유튜브 채널 ‘네고왕’에 유통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놓고 광고한다’는 콘셉트의 네고왕은 자사 이벤트와 달리 제품홍보뿐 아니라 매출 확대에 효과적이어서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네고왕은 파격적인 할인율로 구매 심리를 자극하고 있지만 일부 기업은 오히려 부정적인 이미지를 입고 있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을 비롯해 GS25·BBQ·배스킨라빈스·스킨푸드·LG생활건강·하겐다즈 등이 네고왕에 출연해 홍보 효과를 누렸다.

특히 BBQ는 지난 2020년 8월 네고왕 1회에 출연한 후 매출이 급증했다. 방송 공개한 후 BBQ는 첫 주말매출 65억원을 달성했고, 네고왕 조회수 500만회 돌파를 기념해 신제품 모델로 광희를 발탁해 홍보 효과를 높였다. 당시 윤홍근 BBQ 회장은 직원복인 하와이안 셔츠를 입고 등장해 친근한 이미지를 어필했다.

스킨푸드도 네고왕을 통해 2주간 전 제품 7000원 구매 쿠폰 3장 발행해 판매고를 올렸다. 방송 직후 스킨푸드는 공식 홈페이지에 접속하기 어려울정도로 소비자들이 몰려 관심을 받았다.

롯데백화점 역시 네고왕을 통해 MZ세대 고객 확보에 집중했다. 롯데백화점은 10만명을 대상으로 10만원 구매시 모바일 상품권 2만원을 지급했고, 매일 선착순 1만명에게 할인쿠폰을 진행한 이벤트도 4분여 만에 마감됐다.

세제, 치약으로 네고왕에 출연했던 LG생활건강은 최근 바디케어 상품 할인에 나섰다. LG생활건강은 이번에 네고왕을 통해 △벨먼 네추럴스파 바디워시 세트 △피지오겔 세트 △닥터그루트 세트를 구성했다. 이번 네고왕 행사는 카카오커머스를 통해 진행되며 모든 세트는 무료로 배송한다.

네고왕에는 기업 대표가 직접 출연해 기업을 소개하고 제품을 홍보한다. 네고왕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달라스튜디오 구독자수는 124만명, 네고왕 조회수도 100만회를 웃돈다. 네고왕에 참여한 대표들은 거액의 광고,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면서도 할인 행사에 나선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네고왕 출연 후 수억원대의 비용이 지출된다. 대신 영상 공개 이후 해당 기업의 제품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어 할인 혜택으로 제공한 비용이 전액 회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네고왕을 통해 오히려 소비자들의 뭇매를 맞은 기업도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 네고왕에 출연한 명품 커머스 기업 ‘발란’이다. 지난 2일 네고왕을 통해 명품을 할인한 발란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할인을 적용해도 비싸다”는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면서 꼼수 논란에 휩싸였다.

한 소비자는 “상품 가격이 방송 전보다 올라 17% 할인 쿠폰을 적용해도 할인 효과가 미미하다”며 “장바구니에 넣어놨던 지갑이 네고왕에 발란이 나온 이후 가격이 올라가있었다”고 말했다.

발란 측은 “할인 쿠폰을 배포하는 과정에서 일부 상품의 가격이 변동했다”며 “오류를 인지한 바로 조치에 착수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럼에도 발란은 가격 꼼수 논란 외에도 고객 정보 노출, 반품비 책정 기준 등의 논란을 더했다.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발란 불매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발란 외에도 배스킨라빈스도 행사 비용을 가맹점주에게 전가했다는 주장이 나온 바 있다. 당시 배스킨라빈스를 운영하는 SPC는 네고왕에 출연해 1만5500원인 쿼터를 1만원, 블록팩은 2개를 사면 2개를 추가로 증정하는 행사를 열었다. 그러나 네고왕 채널에 배스킨라빈스 영상이 올라온 후 “(본사가 행사비용 100% 부담한다는)네고왕의 취지와 다르게 이번 행사는 본사와 점주의 부담이 6:4”라는 댓글이 달려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SPC 측은 당시 “공정거래법에 따라 광고·판촉행사를 하기 위해서는 가맹점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네고왕 행사 전에 가맹점주의 동의 약 88%를 얻었다”며 “동의하지 않은 가맹점주의 경우 행사에 참여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네고왕은 젊은층이 많이 보는 콘텐츠여서 신규 고객 유입, 제품 판매 효과가 크다”며 “한 번 출연하면 적자기업도 제2의 전성기를 맞는 경우도 있지만 그만큼 소비자들로부터 뭇매를 맞기도 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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