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일보/윤장섭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변이종인 오미크론 확산세가 줄어들고 국민들의 피로감이 증폭되자 정부는 지난달 18일을 기점으로 마스크 착용을 제외한 사적모임 인원제한, 다중이용시설 이용, 식당 영업시간 제한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면 해제했다. <서울일보>가 영업시간 해제에 따른 사회적 분위기를 살펴보는 시간을 갖는다. 

정부가 마스크 착용을 제외한 사적모임 인원제한, 다중이용시설 이용, 식당 영업시간 제한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면 해제했다.(사진=연천군 전곡읍에 위치한 구석기 공원 윤장섭 기자)
정부가 마스크 착용을 제외한 사적모임 인원제한, 다중이용시설 이용, 식당 영업시간 제한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면 해제했다.(사진=연천군 전곡읍에 위치한 구석기 공원 윤장섭 기자)

정부가 지난달 25일부터 다중이용시설에서의 음식물 섭취금지조치 해제와 영업시간, 인원 제한 등을 폐지하고 자영업자들이 자유롭게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자영업자들의 카드매출이 증가했다. 한국신용데이터는 “거리두기가 해제된 날(4월 18일)부터 지난달 24일까지 평균 카드매출은 전년대비 14.2% 증가했다”고 밝혔다. 

거리두기 해제 효과를 '톡톡'히 본 결과다. 자영업자들의 카드매출이 매주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소비시장은 경기회복에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실제로 최근 몆주동안 자영업자 매출은 기대 이상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은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며 "코로나 이전 대비 매출 회복은 아직 멀었다"고 주장했다. 2년전으로 돌아가려면 "실내 마스크 착용도 모두 해제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5주간 전국 소상공인의 전년 대비 카드매출은 작게는 2.8%, 높게는 14.2%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3월21~27일 2.8%↑△3월28일~4월3일 7.0%↑△4월4일~4월10일 10.7%↑△4월11일~4월17일 13.2%↑ △4월18일~4월24일 14.2%↑등이다. 

전주 대비 카드매출액은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4월11일~17일 1.4%↓감소했다.

<서울일보>가 영업시간과 인원제한 해제와 관련해서 자영업자들에게 직접 기대의 가능성을 물어본 결과 자영업자들 대다수는 “변이종인 코로나가 재확산 되지 않는다면 빠른 회복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사진=식당가. 윤장섭 기자)
(사진=식당가. 윤장섭 기자)

서울 중랑구 묵1동에서 삼계탕집을 운영하는 A씨(53세, 女)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지난 2년동안 “식당을 찾는 손님들은 예전의 10%정도에 불과했다”며 “한창 장사가 잘되던 때 일손을 돕던 도우미들을 모두 내보내고 문까지 닫을 수 없어 겨우겨우 버티고 있다”고 했다. 

매출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A씨는 “하루 2팀 받기도 힘들다. 10만원 올리기도 버거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인건비는 고사하고라도 재료비와 임대료, 기타 공과금을 합하면 매월 몆백씪 적자를 보고 있다”고 했다.

A씨는 “소상공인 대출로 지금까지 근근히 버텼지만 이자와 원금을 생각하면 하루빨리 예전의 모습을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기자가 업소를 방문한 날에는 다행히 몆 테이블에 손님들이 앉아 있었다. 기자가 느끼기에도 확실히 거리두기 해제로 매출이 오르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일부 업종의 경우에는 아직 매출 증대 효과를 누리지 못하는 곳도 적지 않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아르바이트생이 부족하거나 바뀐 영업시간에 적응하지 못하는 매장들이다. 이런 매장들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신한은행이 발간한 ‘2022년 보통사람 금융 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자영업자 월평균 사업매출액은 2445만원으로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보다 28%나 감소했다. 

자영업자들의 매출이 줄면서 상대적으로 자영업자의 은행 대출액은 지난해 말 기준 909조6000억원으로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1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인 2019년 말(684조원)보다 32.8% 늘어난 수치다.  

#사회적거리두기 전면해제...배송업체 허니문 시간 끝나나

정부가 사적모임 인원제한, 다중이용시설 이용, 식당 영업시간제한 등 거리두기를 전면 해제하자 경기회복을 기다려온 소상공인연합회는 중대본 결정에 대해 두손들고 환영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소상공인들의 가장 큰 염원이었던 영업 제한 해제를 700만 소상공인을 대표해 적극 환영한다”며 그동안 강력한 거리두기 조치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을 사지로 몰아넣는 영업 제한 조치가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2년동안 발길이 끊어졌던 오프라인 매장들은 이번 조치로 경제 회복에 자신감을 보였다. 

오프라인 매장과 달리 온라인 시장은 뜨거운 경쟁을 방불케 할 정도로 승승장구 했다.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전환되면서 새벽배송 시장은 연간 두 배씩 빠르게 성장했다. 

오프라인 매장과 달리 온라인 시장은 뜨거운 경쟁을 방불케 할 정도로 승승장구 했다.(사진=쿠팡 홈페이지 캡처)
오프라인 매장과 달리 온라인 시장은 뜨거운 경쟁을 방불케 할 정도로 승승장구 했다.(사진=쿠팡 홈페이지 캡처)

유통업계에 따르면 2020년 2조5000억원 규모였던 새벽배송 시장은 2021년 5조로 성장했다. 올해는 9조원에 달할 것이라는게 업계의 전망이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경쟁에서 밀린 후발 유통사들은 수익성 악화로 시장을 떠나는 것이 현재의 유통시장의 모습이다. 경쟁에서 밀려 배송시장을 떠나는 후발 유통사들은 성장이 제한적인 시장에서 기업 간 출혈경쟁이 심화 돼 시장점유율 및 매출을 끌어올리기 쉽지 않다고 판단해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후발주자와 달리 기존 주요 업체들은 더욱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거래 물량을 확대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 흑자전환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PC방, 유흥주점 거리두기 해제 특수 누릴까?...글쎄 

일부 업종은 예상과 달리 매출 증가세가 더딜 것으로 보인다. 일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2년이라는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온 자영업자들의 얼굴에는 모처럼 웃음꽃이 피었다. 

식당은 가정의달과 맞물려 손님들로 가득 찼다. 심지어 식당 밖의 테이블까지 손님들이 점령했다. 거리두기 해제 이전에 오가는 손님이 거의 없을 정도로 썰렁했던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변화다.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첫날에는 기대심리에 다소 미치지 못했지만 주말에는 예전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특히 늦게까지 영업을 해야 하는 노래방의 경우는 점차 찾는 손님들이 늘고 있다. 

일반 식당보다 늦은 시간에 업장을 찾기 때문에 영업시간 제한은 이들에게 문을 닫으라는 소리나 다름이 없었다. 그러나 영업시간이 풀리면서 늦은 시간대에 노래방을 찾는 손님들이 늘고 있어 “코로나19 이전 수준은 아니지만 조금만 더 지나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 업소 대표의 말이다. 

거리두기가 해제되었더라도 수혜를 잘 느끼지 못하는 업종도 있다. 바로 PC방이다. 

노원구 학원가에서 PC방을 운영하고 있는 B씨는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한다고 해서 기대가 컸지만 정작 기대만큼, 손님이 늘어나지는 않았다"고 했다. 

2년간 “야간 영업을 하지 못하다 보니 당장 현장에 투입할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고 했다. 근무시스템도 다시 세워야 하는 등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PC방에 이어 유흥업소 역시 거리두기 해제의 특수를 아직은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관계자는 “거리두기가 해제됐다고 해도 밤 12시만 지나도 거리에 사람이 없을 뿐 아니라 손님이 없는 업장이 많다”며 “늦은 시간에 일할 사람을 구하기 힘든 것도 문제”라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거리두기 해제 전에도 불법 업소들은 영업을 했기 때문에 손님들이 그쪽으로 가버린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며 “매출을 회복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거리두기 해제로 영업시간이 늘어나면서 자영업자들은 해당 시간에 근무할 아르바이트생 채용에도 적극 나서는 분위기다. 

알바천국 자료에 따르면 월별 채용 공고 수는 올해 거리두기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3월에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대비 무려 216.7%나 상승했다. 

구인구직 사이트에는 사람을 구하기 위한 구인 공고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아르바이트 수요가 증가하면서 일부 업소에서는 아르바이트생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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