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20만 명 감소... 성장 중인 구독형 게임계도 대비 필요성 커져

[게임플] 굳건했던 '넷플릭스 신화'가 흔들리고 있다. 

글로벌 최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넷플릭스는 올해 1분기 78억 7천만 달러(약 10조 원)의 매출을 올렸다.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수치며, 가입자도 20만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넷플릭스 주가는 하루 만에 약 40% 폭락했다. 

이 문제가 비단 넷플릭스만의 현상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넷플릭스가 휘청임에도 불구하고 추격해오는 경쟁 OTT가 보이지 않기 때문. 토종 OTT도 상황은 같다. '웨이브'와 '티빙' 등 한국을 대표하는 OTT 플랫폼은 지난해 일제히 500억 원 이상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OTT를 향한 불안의 근본적 문제는 창작과 소비의 속도 차이에 있다. 수많은 시청자들의 콘텐츠 소비 속도를 생산이 따라가지 못한다. 넷플릭스가 글로벌 가입자 1억명을 확보한 시기는 2017년으로, 5년 이상 이어진 가입자는 좋은 평가를 받은 영상 대부분을 시청한 상태다. 

반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 기간은 빨라도 2년 가량 걸리며, 평균 제작비는 100억원이 넘는다. 그중에서도 시청자들이 '볼 만한 콘텐츠'로 받아들이는 신작은 연간 몇 편 되지 않는다. 매달 구독을 유지할 이유가 사라지는 이유다.

콘텐츠의 가치가 귀해지면서 신작 유치 경쟁이 과열되는 현상도 발생했다. '오징어 게임' 이후 K-콘텐츠를 향한 구애 물결도 이런 사정이 근간에 있다. 판매가격이 올라감에 따라 비용이 상승하고, 신규 콘텐츠에 더욱 목마르는 악순환이다.

반면 '게임판 OTT'로 불리는 구독형 게임 서비스는 아직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표주자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게임패스는 최근 1년간 구독자가 39% 증가하면서 2천 5백만 명을 돌파했다. 

소니 역시 플레이스테이션 구독 서비스를 공개하면서 경쟁이 가속화됐다. 온라인 플레이와 콘솔 신작 다운로드 플레이,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등 다채로운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구독형 게임의 장점이다. 당분간은 상승세와 수익률이 우상향을 그릴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OTT 위기설과 함께 구독형 게임의 장기적 지속 여부에도 의구심은 나온다. 게임은 영상물 이상으로 개발에 많은 시간과 인력이 소요된다. 구독형 서비스 수익을 담당하는 게임 대부분은 PC 및 콘솔 플랫폼 게임이다. 

구독료 대비 콘텐츠 제공이 많을수록 플랫폼 운영사와 게임 개발사 중 한 쪽은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위험이 생긴다. 특히 AAA급 게임의 개발 기간과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흐름에서 구독 유지를 위한 동기부여를 생각할 필요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독형 게임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전망은 다수 존재한다. 영상에 비해 콘텐츠 소비 속도가 지연될 여지가 많기 때문. 멀티플레이 전용 게임은 게임성과 흥행에 따라 수년간 게임 하나만 소비하는 경우도 잦다.  

이 시점에서 불거진 인게임 광고 삽입 논쟁도 시선을 달리 가져가야 할 이유가 있다. 구독형 플랫폼에서 서비스하는 무료 게임에 수익모델 대안이 생길 경우, 구독 생태계 전체에 악순환을 막고 건강한 수익 분비가 가능해진다. 게임 흐름을 끊는 광고가 아닌 인게임에서 짧은 시간 노출하는 형태라면 서로가 만족할 수 있다는 반응이다.

한 관계자는 "OTT 시장 규모는 매년 급성장했고 앞으로도 커질 것이나, 영업비용의 증가폭이 그보다 커질 위험이 생겼다"면서 "근본적인 수익 구조를 개선하지 못하면 업체들이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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