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금리가 13년 만에 7%대로 올라설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사진=방송 캡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13년 만에 7%대로 올라설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사진=방송 캡처)

(서울일보/윤장섭 기자) 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자가 기준금리 추가 인상 의지를 내비친 가운데 한국은행이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를 2.00% 안팎까지 끌어올릴 것이라는 것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13년 만에 7%대로 올라설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 이후 기준금리를 잇따라 인상했다. 한국은행은 "이주열 총재가 퇴임한 이후 총재의 부재속에 지난 14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1.25%에서 0.25% 포인트 올려 1.50%로 통화정책을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지난해 12월 31일과 비교해 0.272%포인트 높아졌다. 실제로 19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지난해 말(3.710∼5.070%) 이후 약 3개월 만에 연 3.420∼5.342%로 0.272%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주담대 변동금리가 따르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같은 기간 1.55%(신규코픽스 기준)에서 1.72%로 0.17%포인트 올랐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사진=각사)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사진=각사)

은행연합회가 지난 15일 발표한 3월 기준 신규 코픽스는 한 달 새 1.72%로 0.02%포인트 상승했다.

주담대 변동금리보다 주담대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더 크게 뛰었다. 연3.600∼4.978%에서 3.900∼6.380%로 0.3~1,402%뛰었다. 주담대 고정금리의 지표로 주로 사용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가 2.259%에서 3.428%로 1.169%포인트 치솟았기 때문이다. 연 6%대 금리가 나타나 조만간 연 3%대 금리는 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신용대출 3.532∼5.180% 금리(1등급·1년) 적용...기준금리는?

신용대출의 경우 3.532∼5.180% 금리(1등급·1년)가 적용돼 지난해 말과 비교해 0.460%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말(3.500∼4.720%)과 비교해 하단이 0.032%포인트 올랐고, 상단이 0.460%포인트 뛰어 5%대를 넘어섰다.

기준금리도 연말에  2.00%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인상 가능성이 있다는 것, 따라서 기준금리가 올해 3분기와 4분기 2차례 추가 인상되고,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13년전(2009년) 7%대 수준의 대출금리와 같을 것이라는 전망치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시중 은행들은 "고객 확보를 위해 금리를 인하하는 추세도 있다며 대출금리 인상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7%까지는 이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가계대출 증가율이 많이 둔화되면서 은행들이 외형 확대를 위해 금리를 인하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어 대출금리가 7%대까지 올라가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 어느쪽의 주장이 맞을지에 대해서는 속단하기 어렵다.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라 대출금리도 올해 지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4일 기준금리를 기존 1.25%에서 0.25%포인트 상향한 1.50%로 결정했다. 불과 3개월 만에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를 인상한 배경에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영향이 컷던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한국은행 총재의 부재에도 위원들이 만장일치로 인상에 동의할 정도로 기류가 급변했다는 반증이다.

사진=한국은행
사진=한국은행

한편 한은 금통위의 주상영 위원(의장 직무대행)은 “중립금리 이상 올릴 정도의 한계상황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금융시장에서 기준금리가 2% 안팎까지 오른다는 예상이 커지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18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최대 0.4%포인트 올릴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18일부터 정기예금과 적립식예금 36가지 상품의 금리를 최대 0.4%포인트 인상한다. KB국민은행도 정기예금과 적립식예금 39가지 상품의 금리를 최대 0.4%포인트 인상한다. 하나은행도 대표 예금, 적립식예금 5종 기본금리를 0.25~0.35%포인트 높인다.

#대출금리 1%P↑...자영업자 부담 6.4조 늘어

지난해 자영업자들의 대출잔액이 909조를 기록한 가운데 올해들어 자영업자들의 빚은 더 급증했다. 은행권에서 대출금리가 1%포인트 상승할 때 이자는 6조 4000억 원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시장에서는 코로나19로 촉발된 국내외 인플레이션 압박으로 기준금리가 2%대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대출금리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5개월 뒤에는 코로나19로 도입한 각종 금융 지원 조치가 끝이 나게된다. 따라서 9월 부터는 부채와 이자가 대규모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국은행의 자영업자 부채 현황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909조 2000억 원으로 1년 전(803조 5000억 원)보다 13.2% 늘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 말과 비교하면 2년 사이 32.7%나 급증했다. 

자영업자의 사업자 대출은 2019년 448조 8000억 원에서 지난해 말 599조 5000억 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역시 236조 1000억 원에서 309조 6000억 원으로 급증했다.

자영업자의 사업자 대출과 가계대출 두 대출 모두 코로나19 전후 30% 이상 크게 늘었다. 코로나19로 자영업자들의 정상적인 영업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결국 자영업자들이 코로나19 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업자 대출뿐만 아니라 가계대출까지 동원한 것이다.

사회적거리두기가 18일 부터 완전히 해제 되면서 자영업자들은 일단 숨통이 트였다. 하지만 당장 문제는 대출금리가 인상된다는 것 때문에 이자 부담에 대한 걱정을 해야한다.

(사진=코로나19 장기화로 자영업자들의 폐업과 휴업이 늘어나고 있다. 윤장섭 기자)
(사진=코로나19 장기화로 자영업자들의 폐업과 휴업이 늘어나고 있다. 윤장섭 기자)

한은의 기준금리 첫 인상 전인 지난해 7월 기준 중소기업 대출 평균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2.85%였으나 2월 연 3.59%로 7개월 새 0.74%포인트 뛰었다. 연말 기준금리가 2.0%대로 오를 것을 가정하면 중기 대출금리는 연 4.5%에 육박할 수 있다. 여기에 자영업자들이 여러 은행에서 받은 대출도 자영업자들에는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2022년 3월 현재 자영업자의 대출 상품 수가 3개 이상인 다중 채무자 비중은 대출 잔액 기준 69.3%나 된다. 여기다 9월 133조 4000억 원의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가 종료될 경우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자칫 부실이 대거 수면 위로 드러날 수 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차주마다 상황은 다르지만 금리 상승으로 채무 상환 능력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권에서는 금리 인상 속도에 따라 자영업자들의 부실률이 얼마나 늘어날지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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