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공습에 신차금융 시장 입지 위축
“중고차는 신뢰가 생명”…인증 역량 강화

KB차차차 내 진단 중고차 서비스가 출시 1년만에 13000대를 진단했다.(사진=KB캐피탈)
KB차차차 내 진단 중고차 서비스가 출시 1년만에 1만3000대를 진단했다.(사진=KB캐피탈)

2022년 4월 15일 13:50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드사의 공격적인 자동차금융 사업 확대로 입지가 좁아진 캐피탈사가 시장 사수를 위해 중고차 부문에 공을 들이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캐피탈사 지난해 자동차금융 자산은 27조9400억원으로 전년 28조2400억원 대비 1.1%(3000억원) 줄었다.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가계대출 총량규제 등으로 기존 주류 사업에서 수익 창출에 난항을 겪자, 자동차금융 시장에 무게추를 두기 시작했다. 특히 낮은 할부금리와 캐시백 혜택 등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신차 금융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는 모습이다.

자동차금융 강자로서 위치를 공고히 해왔던 캐피탈사들은 카드사들의 기세가 덜한 중고차 시장 내 입지 굳히기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중고차 시장규모는 연간 250~270만대로 추산된다. 이는 신차시장 대비 1.4배 수준이다. 최근 현대, 기아 등 대기업 진출 길도 열리면서 중고차 시장의 연간 거래량은 최소 50만건(6조원) 이상 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고차 시장은 오랜 기간 ‘레몬마켓(저급품만 유통되는 시장)’이라 불릴 정도로 품질이 떨어지고 허위매물이 많아 구매를 꺼리는 소비자가 많은 상황이다.

이에 캐피탈사들은 중고차금융에선 금리보다 시장 신뢰도를 확보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 중고차 진단과 인증 역량 강화에 집중해 카드업계와 뚜렷한 차별점을 내세운다는 방침이다.

국내 중고차 플랫폼 1위인 ‘KB차차차’를 운영 중인 KB캐피탈에서 지난해 3월부터 선보인 진단중고차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중고차 전문 진단 매니저가 차량을 선별해 직접 진단 후 매물로 제공하는 서비스로 사고이력부터 기타 결함까지 꼼꼼히 확인 후 매물로 내놓고 있다.

품질 보증과 사후관리를 위해 진단결과에 오류가 나올 경우 구매 후 3개월, 주행거리 5000km 이내에서 최대 100만원까지 보상을 제공하고 있다.

또 KB캐피탈을 통해 출고됐던 리스·렌트 반납 차량 중 A급 차량만 선별해 판매하는 'KB캐피탈 인증중고차'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165가지 항목 종합검사, 집 앞 배송, 책임환불제 등 고객이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현대캐피탈은 이달 초 디지털 중고차론과 중고차리스 고객 대상으로 중고차금융 안심동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출시했다. 소비자들이 차량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기 힘든 중고차 시장의 특성을 고려해 20만원 상당의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 중이다.

현대캐피탈은 이를 통해 중고차 구매 과정에 차량 전문평가사가 동행해 허위매물 판별과 사고유무 및 적정 시세 확인 등의 작업을 도와주고 있다.

최근 대기업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면서 현대·기아차와의 연계 영업도 기대되고 있다. 현대차가 대규모로 중고차 인증 사업을 시행하고, 이 매물들을 현대캐피탈이 기존 구축한 중고차 시장에 낮은 금리로 취급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대차 그룹은 주행 거리 10만㎞ 미만, 구입 후 5년, 200여개 항목 품질 테스트 통과 차량 등 고품질 매물로만 중고차를 취급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한 캐피탈사 관계자는 “중고차 시장 특성상 소비자들이 구매를 망설이고 불안해하는 측면이 커 이들이 믿고 구매할 수 있게 신뢰감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며 “전문성 있는 중고차 진단, 인증 서비스는 카드사들이 내세우는 낮은 할부금리 등의 마케팅과 비교해도 경쟁력에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정태현 기자 jth@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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