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ESG 현주소④] "지구 지키자"... '서민금융' 산실 우리銀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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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ESG 현주소④] "지구 지키자"... '서민금융' 산실 우리銀의 변신
  • 문혜원 기자
  • 승인 2022.04.10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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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소상공인 챙기기 분주
아동·청소년 육성사업 전사적 지원
탄소배출 제로, ESG 특화 대출상품 눈길
신재생에너지 설비 구축... 전기차 운영 확대
우리은행 본사 전경. 사진=우리은행 제공
우리은행 본사 전경. 사진=우리은행 제공

<편집자주>순이익과 시가총액을 통해 순위를 가려온 은행들이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트렌드를 선점하기 위해 경쟁의 보폭을 넓혀나가고 있다. 수익을 넘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경영 방침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분위기다. 사회공헌에 초점을 둔 과거와는 달리 최근 착한경영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은행들도 ESG 친화정책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종이통장 발급 최소화, 친환경 금융상품 출시, 문화·예술 지원까지 경영 전략이 다변화하는 상황이다. 본지는 주요 은행들의 ESG경영 현황을 살펴보기 위해 기획 시리즈를 준비했다. 네 번째 순서는 중소기업과 서민금융 지원에 앞장서면서 온실가스·오염물질 배출 최소화를 위해 전방위적 활동을 펼치고 있는 우리은행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그룹의 ‘금융을 통해 우리가 만드는 더 나은 세상’이라는 비전 아래 ESG경영 철학을 구체화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올해 △기후 리스크 대응 △환경경영 추진 △ESG 금융 확대 △사회공헌 강화 △다양성 존중 리더십 프로그램 등을 실행해 ESG 관련 글로벌 탑티어(Top-tier)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우리금융은 지난 2019년 1월 지주사를 설립한 뒤 그룹 차원의 ESG경영을 은행권 최초로 도입했다. 지난 2020년 12월에는 ESG경영부를 신설하고, ESG경영을 본격화했다. ESG경영부는 주요 자회사와 유관부서의 ESG 대응을 총괄 관리하는 부서다. 

그룹의 경영 원칙을 바탕으로 계열사 맏형인 우리은행은 2020년 말 ESG 기능 강화 등 사회적 가치 제고를 위해 보다 체계적이며 진화된 지속가능경영의 닻을 올렸다. 

지난해부터는 △ESG 전담 부서 신설 △ESG 프로젝트 강화 △채권·펀드 발행 증가 등 노력을 기울여왔다. 특히 환경 부문에서 업계 최초로 포스코 건설사와 ESG 업무협약을 맺는 등 신재생·친환경에너지 환경 조성을 선도하는 역할을 해왔다. 

최근에는 ESG 채권 발행으로 선제적 자금조달 행보, 중견기업·소상공인 대상 지원 확대, 아동·청소년 취약계층 대상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동·청소년 사회공헌 활동 앞장

우리은행은 소아암 어린이 의료지원, 농어촌 특성화고 인재 육성사업 등 취약계층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임직원의 환경경영 동참과 ESG 기업문화 확산을 위해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ESG 인식 개선 교육을 실시하고 ‘환경보호·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연중 실시하고 있다.

현재는 '우리 함께 호보당당(虎步堂堂)' 캠페인을 4월 한 달 간 진행하고 있다. 호랑이 걸음처럼 당당하게 나아간다는 뜻의 '호보당당(虎步堂堂)' 캠페인은 우리은행 창립 123주년을 기념해 임직원의 1억2300만걸음을 모아 기부금으로 환산, 1억2300만원을 지역사회와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기부하는 캠페인이다.

임직원의 자발적 급여공제로 조성된 '우리사랑기금'을 활용해 아동·환경·메세나 3개 분야 중 임직원이 직접 선정한 분야에 지원한다. 또한 코로나 상황에 따라 임직원 대면 봉사활동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눔 문화 확산에 힘쓸 계획이다.

올해 1월부터는 농산어촌 아동의 디지털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코딩교육을 실시하는 등 다방면으로 미래 세대육성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21일에는 농산어촌 금융특성화고 학생의 진로와 취업역량 강화를 위한 인재 육성사업을 시작했다. ‘농산어촌 금융특성화고’ 지원의 경우, 우리은행이 직접 대상 학교에 모집 공문을 발송해 지원자 추천을 받고 내부 심사를 거쳐 총 200명의 학생을 선발했다. 우리은행은 사회복지법인 ‘아이들과 미래재단’과 함께 선발 학생들의 금융권 취업과 진학 역량 강화를 위한 금융 자격증 취득 비용도 지원할 예정이다. 

오는 8월에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이용한 비대면 멘토링 캠프를 계획하고 있다. 금융산업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현직자 멘토와의 진로 상담으로 학생들이 학업·취업에 관한 조언을 얻고, 구체적인 진로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도울 전망이다.

상생·나눔 실천을 통한 금융의 사회적 책임 이행도 활발하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1년부터 현재까지 약 2000명의 지역아동센터 학생들에게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조성한 기금으로 장학금을 지원해왔다. ‘우리FIS’라는 이름으로 소아암 환아 돕기·어린이재활치료 후원 활동도 펼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임직원 기부금으로 취약계층 소아암 투병 아동의 치료비와 학습비를 지원한 바 있다. 

이밖에도 우리은행은 코로나 감염 예방을 위해 아동복지시설 160여 곳에 방역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미래세대 육성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으로 ESG경영 강화에 힘쓰고 있다.

우리은행, 中企·소상공인 대상 종합 금융서비스 프로그램 개설 사진=우리은행 제공
우리은행은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하는 종합 금융서비스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사진=우리은행 제공

 

ESG 채권 발행 확대... 중소기업·소상공인 적극 지원

우리은행은 지난 2020년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한 이후 ESG 채권 발행에 바짝 속도를 냈다. 특히 우리은행은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금융지원을 제공하는데 적극적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1월 14일 미화 5억달러 규모 외화 ESG 선순위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발행금리는 5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에 0.6%포인트를 가산한 연 2.1% 수준이다. 아시아와 유럽·미국의 은행, 자산운용사 등을 중심으로 70여개 기관이 수요 예측에 참여해 발행금리를 최초 희망금리 대비 0.3%포인트가량 끌어내렸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잇따른 ESG 채권 발행으로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3월에는 은행권 최초로 ESG 후순위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확보했다. 우리은행이 발행한 후순위채권은 녹색금융에 사용하는 '그린본드'와 사회적 취약계층 지원 등을 위한 '소셜본드'가 결합된 형태다. 총 규모는 3000억원이다. 7월에도 2000억원 규모를 발행했다. 지난해 8월에는 코로나 지원을 위한 3000억원 규모의 ESG 채권을 발행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20년 2월에는 국내 시중은행 최초로 원화 ESG 채권을 2500억원 규모 발행했다. 같은해 5월 미화 4억5000만달러 규모 ESG 채권 발행에도 성공했다. 몇 달 뒤인 10월에는 4억호주달러(약 3400억원) 규모로 코로나 회복 지원을 위한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다. 

ESG 채권 발행 뿐만이 아니다. 우리은행은 소상공인·중소기업의 신속한 복구와 재기를 위한 지원 활동에 직접적인 노력을 기울고 있다. 현재 우리은행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위한 금융서비스 컨설팅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지난 2월과 3월에는 소상공인·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종합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이렉트 컨설팅(Direct Consulting) 데이’를 실시했다. 

‘다이렉트 컨설팅 데이’는 기업금융과 자산관리를 아우르는 상담서비스를 영업 현장에 확대 지원해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컨설팅 프로그램이다. 지난 2월 벤처기업들이 다수 위치한 ‘가산IT VG(Value Group·같이그룹)’에서 처음 선보였다.

지난 3월에는 중소기업 밀집 지역인 ‘반월공단 VG’에서 진행됐다.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우리은행의 중소기업 전문 컨설턴트와 자산관리그룹의 세무사 및 신탁 전문가들이 △기업가치평가 △재무목표관리 △자산승계신탁 등 재무·세무 등 상담을 진행했다. 소상공인들을 위한 △상권분석 △창업절차 등 창업컨설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ESG 관련 컨설팅도 포함해 지속적으로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고자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며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분들이 위기를 극복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또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 100곳을 선정해 재기를 돕는 ‘우리동네 선(善)한 가게’ 프로젝트를 2020년 말부터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선정된 소상공인 100곳에 제세공과금과 임차료 등 최대 100만원 긴급 자금을 지원한다. 선한 가게 인근 영업점을 활용한 가게별 맞춤형 디지털포스터 홍보도 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스마트뱅킹 앱 WON뱅킹을 통한 홍보, 우리카드 오픈마켓 플랫폼 위비마켓을 활용한 ‘우리동네 선한 가게 기획전’을 펼쳤다.

나아가 우리은행은 전국 9개의 소상공인 종합지원센터를 운영하며 창업·정책금융·위기관리 관련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우리메타브랜치’를 오픈하고 메타버스 공간에서 소상공인을 위한 일대일 맞춤 컨설팅을 제공 중이다.

우리은행 본사. 사진=우리은행 제공
우리은행은 본점 건물 외벽 대형 글판을 통해 ESG 문화 확산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사진=우리은행 제공

 

‘녹색금융’ 확대... ESG 반영한 금융상품 출시

우리은행은 ESG경영과 기업문화 확산을 위해 ‘으쓱(ESG) 캠페인’도 연중 전개하고 있다. ESG를 포함시킨 금융상품도 연달아 출시했다. 

먼저 우리은행은 지난해 종이통장을 발급하지 않을 경우 우리은행 이체수수료 면제 혜택을 제공하는 '으쓱 통장'을 내놓았다. 또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환경보호를 실천할 시 우대금리를 0.8%포인트 제공하는 '으쓱 적금'을 선보였다. '우리 으쓱(ESG) 적금'의 최고금리는 연 2.05%다. 

ESG 기준을 반영한 기업 대상 대출상품도 있다. 우리은행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기업의 온실가스, 오염물질 배출량, 환경인증 실적 등을 종합평가해 제공하는 3만8000여개 기업의 환경성 등급을 토대로 하는 ESG 우수기업 전용상품을 마련했다. 친환경 기업을 대상으로 대출금리를 낮춰주거나 고객이 직접 환경 관련 활동을 하면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우리 ESG 혁신기업대출’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환경성 평가등급 BBB 이상 녹색경영기업(E),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 게시된 사회적경제기업(S), 기업지배구조공시기업(G)에 금융지원을 한다. 환경표지인증서, 녹색인증, K-RE100, K-EV100 등 친환경 관련 인증서 보유 기업에는 0.1%포인트 우대금리도 제공한다. △고용보험 등 4대 사회보험 자동이체 실적 △상시근로자 수 △동산·지식재산권 담보 제공 등에 따라 대출금리를 1.0~1.5%포인트 우대하기도 한다. 지식산업센터, 스마트공장, 근린상가 등 업무용 부동산을 담보로 하는 경우엔 소요자금 중 최대 90%까지 지원한다.

 

친환경·신재생에너지 활성화 선도

우리은행은 일상생활을 통해 환경을 보호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장기간 자리 이석 시 모니터 끄기, 미사용 공간 조명 소등, 일회용컵 대신 텀블러·머그잔 사용하기 등 ‘두 그린(Do Green)’ 활동을 통해 친환경 문화를 조성하고 있다. 

‘무공해 친환경 전기차’ 도입도 확대하고 있다. 향후 2030년까지 모든 업무용 차량을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 7월 기준 우리은행 본점은 전기차 17대, 전기차 충전소 8기를 운영 중이다. 올해는 전국 영업점 10곳에 전기차·전기차 충전소 도입을 추진했다. 2030년까지 보유 중인 업무용 차량을 전기·수소차로 전환하는 환경부 주관 ‘한국형 무공해차 전환(K-EV100)’ 캠페인에도 동참했다. 우리은행은 모든 차량 전환을 목표로 매년 친환경 차량의 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려나간다는 구상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4월 30일 ESG 책임 경영 강화를 위해 한국환경산업기술원과 ‘녹색금융 확산 및 우수 환경기업 육성 지원을 위한 온택트(Ontact)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협약은 녹색금융 활성화를 위한 홍보 활동 전개, ESG 우수기업 육성을 위한 금융지원 협력을 목적으로 한다.

지난해 8월에는 ‘적도원칙’에 가입하면서 본격적인 ESG경영에 가속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적도원칙’은 환경파괴나 인권침해를 일으킬 수 있는 대규모 개발사업에는 금융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전 세계 37개국 약 120여개 금융기관이 참여하고 있는 자발적 협약이다. 적용 대상은 △미화 1000만달러 이상 규모 프로젝트파이낸싱(PF) △미화 5000만달러 이상 기업대출 등이다. 금융기관은 여러 심사를 통해 적도원칙에 부합되는 사업에만 금융지원을 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올해는 서민금융을 위해 채권을 발행하는 등 2030년까지 ESG금융에 100조원을 지원하는 '2030 ESG 금융지원 로드맵'을 수행하고 온실가스 감축 이행과 사회공헌 활동도 더욱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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