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쪽상담소' 오은영, 박소현 건망증 진단 "주의력 저하 ADHD, 전문가 도움 필요"
'금쪽상담소' 오은영, 박소현 건망증 진단 "주의력 저하 ADHD, 전문가 도움 필요"
  • 승인 2022.04.09 00: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방송캡처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방송캡처

방송인 박소현이 '조용한 ADHD' 진단과 전문가의 상담을 권유 받았다.

8일 방송된 채널A '금쪽상담소'에는 20년간 라디오 DJ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박소현이 출연했다.

'아이돌 대모'라고 불리는 박소현은 "기억력이 심하게 떨어져 아이돌 이외의 것들은 모두 잊어버린다. 아는 사람이라도 낯선 사람이 되기 십상"이라며 "저 같은 경우는 라디오를 20년 했다. 제작진이 일정 기간마다 바뀌는데 3번을 담당한 PD를 못알아봤다"고 고백해 충격을 안겼다.

이어 "박나래 씨도 라디오 3년을 같이 했다는데 저는 '비디오스타'를 같이 한 것밖에 기억이 안난다"며 "너무 오래 전 일이긴 하지만 만났던 것 자체가 기억이 안난다. 제작진도 똑같다"고 했다.

박나래는 "레전드 썰이 있다. 컴백하면서 케이윌이 라디오 초대석에 온 거다. '윌아 너무 오랜만이야~'라면서 매니저를 안았다. 케이윌 씨가 너무 놀랐다더라"고 해 웃음을 안겼다.

박소현은 심지어 정형돈도 검색하고 왔다고. 그는 "정형돈 씨와는 초면이 아닌 것 같아서 검색을 했다"며 "낯이 익지만 뭔가 같이 한 기록은 찾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나 정형돈은 초면이었다.

박소현은 "이 나이에는 사회생활에서 인맥이 정말 중요한데 수많은 사람을 만났는데도 인연을 이어가지 못한다. 하물며 실수를 한다. 한두 번이면 에피소드로 즐길 수 있는데 너무 자주 그런다. 거기에 일반인들과 소개팅 이런 걸 하면 큰일인 거다"며 "전에 소개팅을 한 후에 새로 받은 소개팅이 같은 상대였던 거다. 그 분도 제가 알아채지 못하니까 마음을 닫고 말을 안 했다. 배우 김보현 선배가 '너 예전에 봤다며, 밥도 먹고 했다며'라고 했다. 죽고 싶었다. 자책감이 너무 들었다. 괴로웠다. 전화하기 전까지는 1도 생각이 안 났다"고 속상해했다.

박나래는 "헷갈리는 게 안면인식장애는 아닐까 싶다"고 의심했다. 박소현은 "우산을 들고 나가면 모두 다 잃어버린다. 짐이 많으면 지하철 선반 위에 올려둘 수 있지 않냐. 저는 못 올려놓는다. 무조건 잃어버린다. 어머니는 '분실물 센터 가서 고생을 하면 절대 안 잃어버려'라고 하셨는데 저는 매번 분실물센터를 간다. 우산을 잃어버려 좌절할 바에는 비를 맞아버린다"고 했다.

박소현을 면밀히 살펴보던 오은영은 "행동 문제가 없는 주의력 저하를 생각해보셔야할 것 같다"며 "행동문제가 없는 조용한 ADHD"라는 진단을 내렸다.

충격을 받은 박소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게 맞는 것 같다"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오은영 박사는 "대뇌를 적당한 각성 상태로 유지해야하는 걸 못하는 거다. 긴장하지 않으면 각성이 뚝 떨어진다"고 말했다. 박소현은 "남이 보면 '쟤 바보 아냐'가 되는 거다. 어떻게 하나"라고 속상해했다.

어린 시절 촉망 받는 발레리나였던 박소현은 지적 능력이나 이해력은 물론, 문제 행동도 없어 ADHD인 것을 몰랐다. 또 어릴 때 만났던 친구들이 직장까지 이어지는 발레 특성상 더욱 티가 나지 않았다. 그는 남자친구를 사귈 때도 문제가 많았다. 오은영 박사는 "보통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기억력은 감정과 관련이 크다"고 했다.

박소현은 "라디오를 20년 했는데 중간에 1년 반 정도 잠시 진행을 멈췄다. 라디오국 연말 송년회에 오랜만에 갔다. 국장님께 반갑게 인사했는데 송년회 분위기가 싸해졌다. 알고 보니 저를 해고했던 분이었다. 그 당시에는 완전히 까먹고 인사를 했다. 그때 저 굉장히 슬펐다. 해고된 후 힘들었는데 그 당시를 잊었던 거다. 슬펐거나 힘들었던 기억은 잘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다.

박나래는 "언니는 매번 '나 그만둘 거야'라고 하는데 다음에 만나면 다 까먹는다. 그래서 장수 프로그램 MC에는 최적화 돼있다"라고 했다.

오은영 박사는 "연예계에 들어와서 소현 씨를 보니까 대인관계에서 받은 부정적 감정을 잘 처리 못하는 것 같다. 타인으로부터 받은 상처 받은 마음을 마음 속 그릇에 담지 못해서, 흘려보내서 소화가 된 게 아니라 회피 반응을 보인 거다. 일부러 그릇을 비운 거다. 더 기억하지 않으려는 면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발레를 그만둘 때 당시를 떠올려보자는 말에 박소현은 울컥했다. 그는 "제가 결정을 한 게 아니라 못했다. 병원을 다섯 군데를 갔는데 한 곳에서만 재활하고 발레를 하라고 했다. 제 꿈은 어쩔 수 없이 꺾인 거다. 사실 방송 일이 제 적성에 맞지가 않는다. 운이 좋아서 배우가 됐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 일을 하게 된 거다. 예전부터 끼가 많았던 게 아니다. 하다보니 여기까지 온 거다. 그런데 하다 보니까 '이걸 안하면 어떻게 할 거야' 싶다"라고 털어놓았다.

오은영 박사는 "부정적인 감정을 회피하지 않고 다루는 법을 배워야한다. 긴장했다고 직접 말해야하는 필요성이 있다. 몸으로 긴장 푸는 법을 알았으면 한다"며 "약물치료든 비약물치료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겠다"고 권했다.

[뉴스인사이드 강하루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