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성 KB증권 마블 랜드 트라이브 본부장“MZ세대 겨냥 마케팅 주효…재밌는 투자경험 심어야”“PB·금융노하우 등 보유 장점…핀테크 증권사와 경쟁”
  • ▲ 하우성 KB증권 마블 랜드 트라이브 본부장 ⓒ강민석 기자
    ▲ 하우성 KB증권 마블 랜드 트라이브 본부장 ⓒ강민석 기자
    KB증권은 자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인 마블과 마블미니를 종합 자산관리 애플리케이션으로 발전시키키 위한 채비를 마쳤다. 특히 최근 주식시장의 핵심 주체로 떠오른 MZ세대를 공략해 이들을 미래 고객으로 포섭하겠다는 방침이다. 

    마블(M-able)은 KB증권의 대표 MTS다. 마블미니(M-able mini)는 초보자도 쉽게 주식을 접할 수 있도록 주식 거래에 해당하는 기능과 콘텐츠만으로 구성한 앱이다. 지난해 8월 출시돼 MZ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우성 KB증권 마블 랜드 트라이브(M-able Land Tribe) 본부장(전무)은 뉴데일리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마블과 마블미니를 투자자의 금융 수준을 올릴 수 있는 자산관리 앱으로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 본부장은 11번가를 운영하는 SK플래닛 출신으로 지난 2019년부터 KB증권 마블 랜드 트라이브 본부를 이끌고 있다. 이전까지 금융권에 몸담은 경험이 없는 그는 네이버, 옥션 등에서 신사업 전략과 마케팅 업무를 주로 맡아왔다. 

    ◆ 이용자 수 1위…MZ세대 위한 다양한 마케팅 선봬

    하 본부장이 이끄는 마블 랜드 트라이브는 KB증권의 비대면 고객을 전체적으로 관리하는 회사의 대표 애자일(agile) 조직이다. MTS나 홈트레이딩시스템(HTS), 프라임클럽 등 비대면 서비스를 기획하고 운영한다. 총 200여명의 직원이 본사와는 독립된 공간인 여의도 파크원 빌딩에서 근무하고 있다.

    올해 KB증권 근무 4년차인 하 본부장은 과거 다수의 IT 기업에서 일했던 경험이 회사의 MTS를 알리고자 기획한 마케팅을 구상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하 본부장은 “이커머스나 쇼핑몰, 네이버 등의 큰 핵심 사업은 온라인 마케팅을 통해 비대면으로 물건을 파는 것”이라며 “증권 또한 비대면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차별화된 마케팅을 통해 고객에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이 비슷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증권업에 발을 들이면서 느낀 점은 금융회사는 당국의 규제 등을 받다보니 직원들이 규제에 익숙하다는 것”이라며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이 두려울 때도 있지만, 기업이 새로운 도전을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듯 KB증권에 와서 새롭고 재미있는 도전을 많이 시도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마블과 마블미니 인기의 요인으로 ‘MZ세대에 익숙할 수밖에 없는 마케팅’을 꼽았다. 

    실제 마블의 지난 1월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404만7259명으로 지난 17년간 국내 주식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해온 키움증권의 ‘영웅문’을 제쳤다. 마블미니 또한 출시 8개월 만에 다운로드 수 80만회를 돌파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하 본부장은 “쇼핑몰에서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쿠폰을 뿌리곤 하는데, MZ세대는 이러한 쿠폰을 사용하는 데 있어 저항감 없이 익숙한 세대”라며 “우리도 국내·해외주식은 물론 주가연계증권(ELS) 등 금융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쿠폰을 제공한 점이 주효했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러한 마케팅을 통해 기존에 주식투자를 한 번도 해보지 않았거나, 오래 전에는 했지만 지금은 주식시장을 떠난 고객들을 불러 모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국내 주식투자 인구는 코로나19 이후 1100만명까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라며 “무엇보다 새롭게 주식시장에 유입된 투자자들에게 쉽고 편리한 경험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한번쯤 주식 매매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체 분석을 시행했을 때, 주식 쿠폰을 한번 이상 사용한 투자자들은 6개월 이후에도 꾸준히 KB증권 MTS에 남아있는 잔존율이 높았다“라며 ”국내 주식시장 내 전체 시장 대금이 33% 감소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KB증권 비대면 고객 수익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하 본부장은 최근 코로나19 이후 새롭게 주식시장에 유입한 2030세대 사용자를 충성 고객으로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출시한 마블미니 또한 MZ세대를 포섭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하 본부장은 “기존 고객들은 예전부터 제공해온 MTS와 HTS의 복잡한 차트와 주문화면 등에 익숙하고, 실제로 여전히 차트의 세세한 기능 등을 요구한다”라며 “마블 플랫폼은 기존 고객을 위해 지속해서 고도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최근 주식시장에 새로 들어온 600만명의 2030 세대에게는 신선하면서도 이질감 없이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라며 “이에 마블 미니는 2030이 이용하기 편리한 환경과 디자인으로 서비스를 만들었고, 복잡한 기능을 덜어내면서도 이들에 익숙한 미션수행과 같은 게임적인 요소를 다수 넣었다”라고 말했다.
  • ▲ 하우성 KB증권 마블 랜드 트라이브 본부장 ⓒ강민석 기자
    ▲ 하우성 KB증권 마블 랜드 트라이브 본부장 ⓒ강민석 기자
    ◆ 소액으로도 자산관리 받을 수 있는 MTS 준비

    KB증권은 향후 모바일과 PC, 태블릿 등이 운영체제와 상관없이 완벽하게 호환·연동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웹상에서 이용할 수 있는 다수의 기능을 모바일에서도 똑같이 구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하 본부장은 “최근 새로운 젊은 고객들은 다양한 운영체제의 모바일·PC·태블릿 등을 사용하는 특징이 있다. 이들의 불편을 줄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예컨대 현재 윈도우에서만 구현 가능한 서비스를 아이패드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웹상에서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이 너무 잘돼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것들을 모바일에서도 그대로 구현할 수 있는 증권사는 국내에 아직 없다”라며 “해외의 위불(Webull) 등을 보면 PC와 모바일의 연동이 매우 잘돼있는 것을 알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KB증권은 이와 더불어 소액으로도 디지털 상에서 수준 높은 자산관리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수많은 프라잇뱅커(PB)를 보유하고 있는 점은 자산관리 부문에서 타 핀테크 증권사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하 본부장은 “자산이 많지 않은 젊은 고객들도 모바일 등을 통해 효과적인 자산관리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핀테크사들은 사람이 아닌 로보어드바이저 시스템을 통해 자산관리를 제공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우리는 수많은 PB를 보유했다는 장점이 있다”라며 “기술에 의한 상담과 PB의 직접적인 상담을 모두 받을 수 있는 ‘하이브리드’ 형태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KB증권은 지점과 PB 인력이 많고, 수십년간 축적해온 금융 노하우와 리서치자료, 금융상품 등이 있다”라며 “이를 디지털화해 온라인상에서 효과적으로 구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회사의 구독 경제형 프리미엄 자산관리 서비스인 ‘프라임클럽’은 유료고객뿐 아니라 무료 고객에게도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선회할 계획이다. 

    업계 최초 구독경제 모델을 도입한 프라임클럽은 소액의 구독료(월 1만원)만 지불하면 필요한 투자정보를 적시에 제공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경우에는 유선 또는 카카오톡으로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이용자 수는 75만명에 달한다. 

    하 본부장은 “아직까지는 우리나라 고객들이 증권사에 유료로 돈을 내고 콘텐츠를 제공받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라며 “이에 지난 1일자로 고객에 무료로 콘텐츠를 대부분 제공하기로 했고, 기존 유료 고객을 위해선 추가적인 서비스·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본인이 PB를 지정하면 카카오톡으로도 상담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인기를 끈 것으로 보인다”라며 “프라임클럽을 통해 단순한 주식 추천뿐 아니라 자산에 대한 종합적인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특히 자산이 크지 않은 2030 고객에게 양질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지금으로써는 적자가 날 수 있는 사업”이라면서도 “그렇게 해서라도 젊은 고객층을 미리 확보한다면, 5~10년이 지난 이후에는 우리의 충성 고객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내다봤다. 

    하 본부장은 마지막으로 “향후 증권사 MTS는 고객의 자산을 그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또 전문가를 통해 조언해줄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고객이 금융자산을 잘 관리해 지금보다 더 부를 축적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