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고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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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발전공기업 5사의 정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이 8500만원을 기록, 모회사인 한국전력의 임금 규모를 앞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발전 5사의 전반적인 부채비율 감소와 당기순이익의 증가에 따른 현상으로 풀이되며, 최근 한전이 원료가 상승 등의 악재로 사상 최악의 경영실적을 기록하면서 이 같은 역전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8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남동발전, 남부발전, 동서발전, 서부발전, 중부발전 등 한전 산하 5사의 정직원 평균보수 규모는 8513만8400원으로, 같은 해 한전의 평균보수 금액인 7879만원 대비 약 630만원 더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발전 5사의 연봉 규모 상승 폭은 2016년을 기점으로 급격하게 가팔라지고 있다. 특히 2020년의 경우 9200만원대까지 평균보수가 치솟으면서 최소 2~3년 내 연봉 1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한전의 평균보수 규모는 큰 변동 없이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당기순이익 개선으로 기록적인 영업이익 개선률을 기록한 2020년의 경우 8603만원까지 평균보수가 늘기도 했으나 전반적으로 8000만원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전과 발전 5사의 평균보수는 신입사원 초임 부문에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전의 지난해 신입사원 초임 평균보수는 4025만원을 기록한 반면, 발전 5사는 4317만원을 기록해 약 300만원의 격차를 보였다.

연도별 발전공기업 평균연봉 변동 추이.
연도별 발전공기업별 평균연봉 변동 추이.

이 같은 모회사 한전과 산하 발전사 간의 역전 현상의 주요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적정 수익구조의 붕괴에 따른 한전의 수익성 악화를 꼽았다.

지난 2015년 전력도매가격이 급락하면서 상황이 악화된 이후 수익 규모가 쪼그라든 데 더해 2020년을 기점으로 국제유가의 급격한 변동, 연료비 상승에 따른 발전단가 상승 등의 여파가 심화됐다는 평가다.

반면, 발전 5사의 경우 전력도매가격 급락 당시 장기계약 위주의 전력계약을 맺어오면서 수익을 보존했으며, 작년 말을 기점으로 국제유가의 영향을 받아 전력도매가가 상승,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전력거래소 정보통계시스템(EPSIS)에 따르면 지난해 1월 1KWh(킬로와트시)당 70.65원이던 SMP는 지난해 10월(107.76원) 100원을 돌파한 뒤 12월 142.81원을 기록했다. SMP 상승세는 올해 들어서도 유지되고 있다. 지난 2월 기준 SMP는 1KWh당 197.32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을 좌우하는 계통한계가격(SMP)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며 “한전의 경우 연료비 연동제 도입 이후 정부가 잇따라 전기요금을 동결하는 등 손실 보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타격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발전 5사의 신입사원 평균보수 규모는 국내 36개 공기업 전체 평균치를 한참 웃돌고 있다.

잡코리아가 발표한 지난해 기준 공기업 대졸 신입 초임 데이터에 따르면 전체 공기업 중 72.2%가 ‘3500만원~4500만원’ 구간을 기록했다.

이중 4000만원 이상의 초임을 지급하는 공기업도 10곳 중 4곳에 달했다.

연봉 구간별로는 대졸 신입 초임 ‘4500만원 이상’인 기업은 전체 공기업 중 3곳에 불과했으며, ‘4000만~4500만원’과 ‘3500만~4000만원’인 기업이 각각 13개사로 집계됐다. ‘3000만~3500만원미만’인 기업은 19.4%(7개사)로 조사됐다.

대졸신입 초임 상위 10개 공기업 중 발전공기업은 4곳이나 포함됐다.

우선 1위를 기록한 0인천국제공항공사의 대졸 신입 초임은 4636만원으로, 지난해 결산기준 대졸 신입 초임도 4617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한국가스공사가 올해 대졸 신입 초임 4604만원으로 2위를 차지했고, 한국서부발전이 4538만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 그 다음으로 한국마사회 4336만원, 한국부동산원 4313만원, 한국남부발전 4293만원, 울산항만공사 4273만원, 한국중부발전 4257만원, 한국동서발전 4256만원, 주택도시보증공사 4244만원 등의 순이었다.

이처럼 큰 폭의 평균보수 상승과 함께 사기업과 비교했을 때 안정적인 업무 환경, 높은 직무 연계성 등의 이점을 바탕으로 발전공기업에 대한 국내 취업준비생들의 선호도는 대기업을 앞지른 상태다. 이중 남부발전의 경우 지난해 기준 경쟁률 부문에서 406.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전체 공기업 선호도 순위 중 7위를 기록했다.

취업 커뮤니티의 반응도 뜨겁다.

공기업 취업 준비생 94만명이 활동하는 공기업 전문 커뮤니티 ‘공취모’에서 활동하는 A씨는 “연봉 규모로 보나, 안정성으로 보다 삼성, SK 등 대기업보다 발전공기업을 선택하는 편이 훨씬 안정적”이라며 “실제로 많은 취준생들이 발전공기업 지원을 많이 하고 있다. 개중에는 4수, 5수까지하면서 도전하는 사례도 봤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취업아카데미 관계자는 “경기악화에 따른 고용불안정성으로 사기업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진 상황에서 사기업에 준하는 연봉을 보장하는 발전공기업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문제는 출신 전공 및 특기를 고려하지 않고 안정적인 직장을 원하는 취업준비생이 늘면서 공기업에 대한 무분별한 지원이 이뤄지는 등 부작용도 심화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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