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신사업 찾기 붐…정체된 건설시장 넘어 새로운 먹거리로 영토 확장 진행 중
‘건설 신사업’ 전쟁 본격화…글로벌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
건설환경 악화에 ‘脫건설’ 추진…환경·에너지 사업 진출, ESG 해법으로 신사업 추진
CCUS, SMR, 원전, 신재생에너지, 데이터센터 구축 등 미래형 먹거리 사업에 적극적

삼성전자 평택 공장 건설 현장 모습. /사진=최양수
삼성전자 평택 공장 건설 현장 모습. /사진=최양수

[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건설업계가 최근 신사업 추진에 몰두하는 분위기다. 특히 사업 방향을 전방위로 넓히며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주력사업인 건설업만으로 미래 지속가능경영과 수익성을 창출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지속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건설사들이 최근 전통적인 건설 비즈니스라는 본업과 큰 연관성이 없는 분야에까지 손을 뻗치며 ‘탈건설’(脫建設)을 추진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건설사들의 탈건설에는 건설환경 악화가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건설업계에선 플랜트나 주택 등의 기존 사업만으로는 외부 변수에 탄력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택시장 불안,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원자재 가격 급등과 공급난 등 최근 건설업계의 악재가 즐비해 상황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대내외적 변수가 잇따르자 신사업 확장으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

더불어 전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CO₂) 실질 순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탄소중립(carbon neutrality)과 관련해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를 달성하기 위한 ‘넷제로’(Net Zero·탄소중립) 달성 등 친환경과 함께 비대면 언택트(Untact) 방식의 100% 온라인 비대면 솔루션을 이용하는 차세대 디지털 산업으로의 전환 및 DX(디지털 전환[DT]·Digital Transformation) 강화 등 ‘포스트 코로나’(Post Corona·코로나19 사태 이후의 세계) 시대의 변화에 맞춰 ‘제4차 산업 혁명’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변화에 발맞춰 사업 다각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탄소자원화 및 태양광발전 등 신사업 진출을 위한 초석을 만들어가고 있다. 건설이라는 옷을 벗고 친환경·에너지 사업으로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 친환경 사업은 유망한 미래 성장동력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동시에 시설물 건설 경험과 역량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대형 건설사들은 미래 주요 산업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오랫동안 드론 등을 활용한 스마트건설과 친환경 사업에서 기반을 닦아 왔다.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 이산화탄소 활용, 해상풍력 플랜트, 소형모듈원자로(Small Modular Reactor·SMR) 등이 대표적이다.

<뉴스워치>에서는 건설사별 신사업에 대해서 취재한 결과 이미 ‘건설 신사업’ 전쟁이 본격화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미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신사업 개발에 적극적으로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DL이앤씨 유재형 CCUS 담당임원(왼쪽)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안지환 탄소광물플래그십 사업단장(오른쪽)이 참석해 ‘탄소광물화 원천기술 글로벌 상용화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DL이앤씨
DL이앤씨 유재형 CCUS 담당임원(왼쪽)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안지환 탄소광물플래그십 사업단장(오른쪽)이 참석해 ‘탄소광물화 원천기술 글로벌 상용화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DL이앤씨

DL이앤씨가 최근 탄소중립의 핵심으로 평가 받는 탄소 활용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탄소 포집 플랜트 건설 분야에서 인정받은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탄소 활용과 저장 분야로 사업을 확대해 이산화탄소 포집·저장·활용(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Storage) 사업 밸류체인(Value Chain) 전반에 걸쳐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Total Solution Provider)로 자리매김 한다는 계획이다.

탄소 포집 설계·조달·시공(EPC/Engineering·Procurement·Construction) 분야에서 올해부터 오는 2024년까지 국내외 누적 수주액 1조원을 달성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을 통해 2025∼2027년까지 연간 1조원 수준의 수주 규모를 꾸준히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30년에는 CCUS 사업에서만 연간 2조원 규모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DL이앤씨 측은 기대하고 있다.

DL이앤씨는 탄소 포집 플랜트를 상용화한 경험과 연간 100만t(톤) 규모의 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 플랜트 설계 능력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DL이앤씨는 지난달 3일 종로구 평동 D타워 돈의문 사옥에서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탄소광물플래그십 사업단과 ‘탄소광물화 원천기술 글로벌 상용화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 및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유재형 DL이앤씨 CCUS담당임원과 안지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탄소광물플래그십 사업단장이 참석했다. 양측은 CCUS 연구개발 성과물의 상용화를 통해서 신사업 모델을 개발할 계획을 밝혔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CCUS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서 CCUS 기술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유엔 정부간기후변화전문위원회(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에서도 CCUS 기술이 없으면 파리협정이 규정한 탄소 배출 저감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고 경고한 바 있다.

DL이앤씨는 지난해부터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환경 보호·사회적 가치 공헌·지배구조 윤리경영) 경영을 실천하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CCUS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서해그린에너지, 서해그린환경 등과 사업을 추진하며 빠르게 CCUS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탄소광물플래그십 사업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으로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가 공동으로 발족한 탄소자원화 범부처 프로젝트다. 포집한 탄소를 발전소에서 발생한 석탄재나 재개발, 재건축 공사 과정에서 나오는 폐콘크리트 등과 반응시켜 탄소를 저장하는 탄소광물화 기술을 활용해 탄소저감과 산업폐기물의 자원화를 위한 다양한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사업단에서 개발한 탄소 저감 특수 시멘트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에서 최초로 온실가스 감축 신규 방법론으로 승인할 정도로 세계적인 기술로 인정받고 있다. 이 기술은 2021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한 ‘기후변화대응 대표 기술 10선’에도 선정됐다. 사업단의 원천기술이 국제적으로 온실가스 감축기술로 인정받음에 따라 기술 수출의 기반이 마련됐다.

DL이앤씨 관계자는 “탄소중립 실현은 기후위기 극복과 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한 시대적 과제다”고 설명하며 “차별화된 CCUS 기술력과 다양한 사업경험을 바탕으로 고객들에게 탄소포집 뿐 아니라 활용, 저장 분야에서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CCUS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도약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GS이니마가 스페인(Spain)에서 2018년 준공한 라가레스 수처리 시설(Lagares WASTEWATER TREATMENT) 전경. 1일 23만m³규모의 수처리 능력을 갖췄으며 이는 스페인 최대 생물여과(biofiltration) 수처리 시설이다. /사진=GS건설
GS이니마가 스페인(Spain)에서 2018년 준공한 라가레스 수처리 시설(Lagares WASTEWATER TREATMENT) 전경. 1일 23만m³규모의 수처리 능력을 갖췄으며 이는 스페인 최대 생물여과(biofiltration) 수처리 시설이다. /사진=GS건설

GS건설은 기존 수주와 도급 위주의 전통 건설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국내외에서 투자개발형 사업을 점진적으로 하며 새로운 방식의 성장 동력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추진하고 있다. 신사업의 핵심 키워드는 친환경과 디지털로 ‘디지털 역량 강화와 친환경 경영을 통한 신사업 발굴’이라는 GS그룹의 올해 경영방침에 따른 것이다.

GS건설은 지난 2012년 스페인 기업 ‘GS이니마’ 인수로 국내건설사로는 처음으로 세계 수처리시장에 진출하며 신성장동력발굴에 나섰다. 필터를 이용한 역삼투압방식의 해수담수화업체로 세계적인 수처리 기술을 보유하며 스페인과 아프리카, 남미 등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브라질 수처리 시장점유율 1위 ‘BRK 암비엔탈’의 산업용수 부문(지분 82.76%)을 인수하며 영역을 넓혔다.

특히 수처리사업은 기존 건설업이 영위해온 EPC 위주의 회사가 아닌 투자를 통해 운영권을 가져와 30년 이상의 장기 수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GS이니마의 주력인 물재생 관리(Water Cycle Management) 사업은 영업양수가 이뤄지면 장기 운영을 통해 해당 지자체 최종 사용자(주민)에게 상하수도 요금(Tariff)을 징수해 수익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유럽이나 남미에서는 민간투자유치를 통한 상하수도 민영화 사업이 보편화돼 있어 사업 안정성이 높은 편이다.

성장도 돋보인다. GS이니마의 최근 4년간 실적은 괄목할만한 수준으로 올라섰다. 매출은 2016년 첫 2000억원을 넘어선 이후 꾸준히 늘어나 지난 2020년 2950억원에 육박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16억원에서 3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인수 당시와 비교하면 순이익은 10배 이상 성장했다.

GS건설 허윤홍 신사업 부문대표(왼쪽)가 서울 종로구 GS건설 본사에서 진행된 상호협력 MOU 체결식에서 신세계푸드 송현석 대표이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GS건설
GS건설 허윤홍 신사업 부문대표(왼쪽)가 서울 종로구 GS건설 본사에서 진행된 상호협력 MOU 체결식에서 신세계푸드 송현석 대표이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GS건설

GS건설은 수년 전부터 해오던 수처리 관련 사업을 넘어 청정 수산물 생산 기술인 스마트양식 사업에 뛰어들었다.

최근 신세계푸드와 친환경 연어 공급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GS건설이 민간투자자로 참여한 부산 스마트양식시설에서 생산될 연어를 소비자에 공급하기 위해 신세계푸드와 공동 상품개발 및 홍보와 판매를 상호 협력하는 구조다.

앞서 GS건설은 2020년 7월 부산광역시와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 부산 기장군에 스마트양식 테스트베드를 2023년 준공을 목표로 건설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국내 유통되는 연어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지만 GS건설이 국내 최초로 친환경설비를 마련하면 유통과정을 줄여 소비자에게 보다 신선하게 연어를 공급할 수 있게 된다.

GS건설은 지난 2020년 초 독일 모듈러 주택 시장에서 매출 4위에 오른 폴란드 단우드사, 고층 모듈러 실적을 보유한 영국 엘리먼츠 유럽을 인수했다. 이를 통해 GS건설은 해외 모듈러 시장을 선점하고, 각 회사의 강점과 기술,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내외 모듈러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글로벌 강자로 도약을 목표하고 있다.

이와 함께 GS건설은 지난 3월 23일 바이오디젤 생산기술 기업인 덴마크 할도톱소와 손잡고 바이오디젤 생산설비 모듈화 사업에 나섰다. 플랜트 모듈화는 핵심 공정을 표준화된 하나의 모듈로 제작해 현장에서 설치만 하면 되는 것으로 투자비를 절감하고 공사 기간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할도톱소는 바이오디젤 생산 기술 전문기업으로 식물성 기름이나 콩기름 등의 재생 가능한 공급 원료를 제트 연료유나 디젤 등으로 변환하는 ‘하이드로플렉스’(HydroFlex™)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협약에 따라 할도톱소는 바이오디젤 생산 기술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GS건설은 할도톱소의 핵심 기술인 하이드로플렉스 공정의 설계·시공 표준화에 나설 계획이다.

또 GS건설은 전기자동차(EV·Electric Vehicle) 보급에 따른 차세대배터리 리사이클링(re-cycling·자원의 재이용) 관련 사업에 대한 투자로 신성장 동력의 한 축을 확보할 계획이다. 친환경 미래 사업으로 선진국에서는 차세대 유망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물산, 포스코, 포스코에너지, GS에너지, 한국석유공사, 한국남부발전 등 6개사 수소, 암모니아 등 청정에너지 사업 공동 추진 MOU 협약식. /사진=삼성물산
삼성물산, 포스코, 포스코에너지, GS에너지, 한국석유공사, 한국남부발전 등 6개사 수소, 암모니아 등 청정에너지 사업 공동 추진 MOU 협약식. /사진=삼성물산

삼성물산은 지난해 약 69억7000만달러(약 8조4936억4200만원) 규모(해외건설협회 수주통계 기준)의 해외수주를 기록, 2016년 이후 5년 만에 국내 건설업계 해외건설 수주실적 1위에 올랐다. 카타르 LNG(액화천연가스·Liquefied Natural Gas) 프로젝트, 대만 국제공항 확장공사, 싱가포르 지하철 공사 등 회사의 주력상품은 물론 2조6000억원 규모의 UAE(United Arab Emirates·아랍 에미리트) 초고압직류송전(HVDC·high-voltage, direct current)망 공사 수주 등 상품 다변화를 추진했다.

주요 시장인 중동, 동남아 등지에서의 사업경험 및 현지 고객과의 폭 넓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양질의 수주를 이어가고 있으며 2022년에도 연초부터 6000억원 규모의 베트남 복합발전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해외수주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물산은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친환경에너지, 스마트시티, 라이프스타일 등 신사업 분야에서도 차별적 역량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기존에 잘하던 사업에 더해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평가받는 SMR 사업이나 그린수소 등 친환경에너지 관련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SMR은 대형 원전보다 크기가 작고 탄소배출이 거의 없다. 기존 원전 대비 안전성이 높은 데다 신재생 발전의 단점인 자연조건 제약을 보완해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는 상품이라 차세대 원자력발전 모델로 꼽힌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SMR 개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공약해 최근 더 주목받고 있다.

삼성물산은 일찍부터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미국의 SMR 전문기업 뉴스케일파워(NuScale)에 지난해 2000만달러(약 243억7200만원)를 투자하고 올해 추가로 3000만달러(약 365억5800만원)를 지원했다. 이에 따라 향후 소형모듈원전 시장의 밸류체인을 구성하는 핵심 파트너들과 함께 본격적인 해외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뉴스케일파워는 미국 아이다호주(州)에 발전용량 60㎿(megawatt·메가와트)급 SMR 12기로 이뤄진 총 720㎿ 규모의 원전발전단지 건설을 진행 중이다. 삼성물산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반응로 설치와 제반 시설 건설을 담당한다. 삼성물산은 SMR 투자 확대로 사업 기회를 선점하고 에너지 솔루션과 스마트시티 등 신사업을 통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 구상이다.

원전 업계에서는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의 여파로 유럽에서 원전 건립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연합(EU)이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서는 원전이 가장 적합한 에너지원으로 평가받고 있어서다.

삼성물산은 또 사우디아라비아 등 그린수소(H₂)를 핵심 에너지 수출 자원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국가와도 협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삼성물산은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MISA)와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 현지 개발 사업 및 인프라 확장 공사 등에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올 1월 삼성물산-포스코-사우디국부펀드(PIF) 3자간 MOU를 체결해 그린수소 생산~활용을 위한 실증 사업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미래 성장의 한 축으로 그린수소 인프라 시장에 주목하고 핵심시장에서의 기존 복합발전과 LNG저장탱크의 시공경험, 설계기술, 핵심고객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생산에서 활용까지 전 밸류체인에 걸친 사업을 준비 중이다.

3월에는 삼성물산, 포스코, 포스코에너지, GS에너지, 한국석유공사, 한국남부발전 등 6개사가 수소, 암모니아 등 청정에너지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MOU를 체결했다. 특히 6개사는 공동사업의 일환으로 동해권역에 청정에너지 저장·공급 시설인 허브터미널 구축사업을 우선 추진할 계획이다.

또 삼성물산은 중동과 호주 지역에서 그린수소 생산 인프라 구축을 위핸 개발 사업을 구체화하면서 세계적인 에너지 저장시설 전문 설계업체인 자회사 웨쏘(Whessoe)의 역량을 활용해 액화수소 저장시설 및 재기화 기술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폐IT기기 리사이클링 공정. /사진=SK에코플랜트
폐IT기기 리사이클링 공정. /사진=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는 국내 최대 환경사업자를 넘어 글로벌 환경사업자로 도약하는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최근 글로벌 E-waste(전기·전자 폐기물, E-폐기물) 전문기업인 ‘테스(TES Envirocorp Pte. Ltd)’사(社)를 약 1조2000억원에 인수하며 글로벌 IT(정보기술)기기 및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재사용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이로써 소각·매립 등 폐기물 관리(Waste Management)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폐기물 제로화(Waste Zero)를 추구하는 리사이클링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게 됐다.

E-waste는 폐기된 전기·전자제품을 의미하며 수명이 다한 스마트폰, 노트북, 서버·저장장치 등 폐IT기기, 폐배터리, 폐가전, 폐태양광 부품 등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테스는 전기·전자 폐기물 분야에서 가장 많은 국가에 거점을 보유한 회사로 현재 북미, 유럽 등 선진국을 포함 총 21개국 43개의 처리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 중 미국, 영국, 독일, 중국, 싱가포르 등 5개국이 주요 핵심 시장이다. 지난해 매출은 약 4억6500만싱가포르달러(약 4140억원)를 기록했으며 세계 유수의 IT기업들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폐기물의 재활용과 에너지화를 통해 자원낭비와 지구오염이 제로인 순환경제 실현을 비전으로 세우고 일찌감치 E-waste 시장을 미래 핵심 사업으로 주목했다.

국제연합(UN)의 ‘2020년 글로벌 E-waste 모니터’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 2019년 전 세계에서 발생한 E-waste 규모는 약 5360만t으로 2030년에는 7470만t까지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Allied Market Research)는 2020년 약 500억달러(약 60조9200억원) 수준인 E-waste 산업 규모가 2028년 약 1440억달러(약 175조4496억원) 수준으로 3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이 회사를 바탕으로 전세계 전기·전자 폐기물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020년 국내 종합 환경플랫폼 기업인 환경시설관리㈜(옛 EMC홀딩스)를 약 1조원에 인수하며 환경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지난해에만 총 6곳의 환경기업을 추가 인수해 국내 수처리 1위, 사업장폐기물 소각 1위, 의료폐기물 소각 2위, 폐기물 매립 3위 등 선도적인 환경사업자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롯데월드타워. /사진=롯데건설
롯데월드타워. /사진=롯데건설

롯데건설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청정기술연구소와 ‘청정수소 생산 기술 개발 및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양사는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 않는 새로운 수소 생산 공법을 개발할 예정이다.

롯데건설은 하수처리시설, 하수처리수 재이용시설과 정수장 및 상하수도관로 등을 비롯해 롯데월드타워의 수열에너지를 활용한 냉난방 시스템을 시공하고 관련 기술을 기술 연구·개발(R&D·Research and Development)하며 수자원 개선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롯데건설은 2014년 준공 당시 아시아 최대 하수 재이용 처리시설인 포항 하수처리수 재이용시설을 완공했다. 포항시는 이 시설이 완공되기 전 공업용수의 부족으로 기업 및 공장을 유치하기 어려워 지역 개발의 한계에 부딪혀 왔고 포스코를 비롯해 포항철강공단은 공업용수가 부족해 멀리 떨어진 안동 임하댐 물을 사용하는 상황이었다.

포항 하수처리수 재이용시설은 물이 부족했던 포항철강공단에 하루 10만t의 공업용수를 공급하게 됐다. 이에 포항시는 하수처리수 재이용시설의 준공으로 안정적인 용수 확보가 가능해졌다. 포항 하수종말처리장 옆에 들어선 포항 하수처리수 재이용시설은 지하 2층과 지상 3층으로 이뤄져 있고 부지면적 1만6200㎡(제곱미터), 건축면적 2223㎡로 공업용수 공급시설로는 준공 시 세계 최대 규모였다.

또 롯데건설은 포항 하수종말처리장 2단계(증설) 건설공사, 울산 농소하수처리시설 등 다수의 하수처리시설 및 하수관로 정비사업을 완공했다. 최근에는 국가소유 여수폐수처리시설 4단계 증설사업 및 부산광역시 하단분구 하수관로정비 임대형 민자사업(BTL·Build Transfer Lease)을 진행하고 있다.

대우건설 을지로 사옥 전경.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 을지로 사옥 전경.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은 최근 전략적 신사업 투자를 위해 IMM인베스트먼트 글로벌과 손잡고 코퍼레이션파트너십펀드(코파펀드)를 조성했다. 코파펀드는 국내기업의 해외 기업인수합병(M&A·Mergers & Acquisitions)이나 투자 등을 지원하기 위해 연기금 등이 재무적 투자자(FI·Financial Investor)로 참여해 협업하는 구조의 펀드다. 코파펀드의 구조를 통해 FI는 수익 안정성을 확보하고 전략적 투자자(SI·Strategic Investor)는 핵심 자산을 확보하고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 3월 25일 IMM인베스트먼트 글로벌과 총 4억달러(각사 2억달러)의 투자 자금을 조성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베트남 등 해외에서 물류(콜드체인), ESG 인프라 관련 유망 기업 및 우량 자산에 공동투자를 진행해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개척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대우건설은 베트남 내 물류 사업을 신사업 중점 분야로 선정하고 부지개발, 시공 및 운영 등 산업 내 전체 벨류체인 역량을 확보함으로써 신규 사업 분야를 적극적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4차 산업혁명, ESG 경영, 탄소중립과 같은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에 맞춘 신사업, 신기술 발굴을 추진하고 있으며 M&A 종결로 불확실성을 제거해 중흥그룹과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코파펀드 조성과 같은 새로운 성장 기반 구축을 위한 전략적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안정적인 벨류체인을 구축하고 신사업 투자에 대한 적극적인 행보로 기업 가치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미국의 원자력 사업 분야 선도 기업인 홀텍 인터내셔널과 SMR 개발 및 사업 동반 진출을 위한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글로벌 시장에 대한 사업 협력 계약을 통해 ▲상업화 모델 공동 개발 ▲마케팅 및 입찰 공동 참여 ▲사업 공동 추진 등 사업 전반에 합의했다.

현재 북미 인허가 승인 절차를 밟고 있는 홀텍사의 SMR160 모델은 160㎽급 경수로형 소형 모듈 원자로로서 후쿠시마 사태, 테러 등과 같은 모든 잠재적 가상 위험 시뮬레이션을 거쳤다. 또 작은 부지에 설치하기 수월해 대형 원전에 비해 유리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호반건설이 KT엔지니어링과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가운데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이종태 호반건설 부사장, 이수길 KT엔지니어링 사업부문 전무. /사진=호반건설
호반건설이 KT엔지니어링과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가운데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이종태 호반건설 부사장, 이수길 KT엔지니어링 사업부문 전무. /사진=호반건설

호반건설은 KT엔지니어링과 지난 3월 18일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호반건설과 KT엔지니어링은 데이터센터 구축을 목표로 사업 관련 기술·경험 제공 및 시공 협업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 전염병 대유행)을 계기로 기업들의 DX가 가속화되면서 데이터 수요 증가와 클라우드(Cloud) 시장 성장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산업 기반이 되는 데이터센터 구축이 메타버스(Metaverse·3차원 가상세계), AI(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기술 등 미래기술 개발에 가속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이파크몰을 통해 유통업에 이미 진출한 HDC현대산업개발도 지난 3월 29일 주총을 통해 신사업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유통업과 ▲도·소매업을 비롯, ▲판매시설 운영업 ▲물류단지개발업 ▲물류업 ▲물류창고업 ▲운수업 ▲데이터센터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정관 변경안을 의결했다. 이를 통해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usiness to Consumer) 영역을 넘어 B2B(기업 간 전자상거래·business to business) 사업까지 외연을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글로벌 역시 같은 날 주총에서 ▲건설기계 및 물류 장비(중고 포함) 판매업, 정비업 및 부품사업 ▲상품권 판매업 ▲금융 상품 중개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정관 변경안을 의결해 건설과 함께 유통 및 무역사업과 함께 상사사업 및 자동차 부문으로의 사업 범위를 더욱 넓혔다.

중견건설사들도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계룡건설산업은 지난 3월 28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태양광 발전 및 전력중개업 ▲폐기물 및 부산물 연료화 사업 등 신사업 목적에 친환경 분야를 정관에 추가했다.

계룡건설산업은 이전에 진행됐던 주총에서도 ▲스마트팜 설치·관리·운영업 ▲온실 및 부대시설 등 농업시설물 설치·관리·운영업 ▲농작물 생산·유통업 ▲시공·운영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한 바 있다. 

HJ중공업도 최근 ▲풍력발전시설 제조·자재구매·공사·장비설치·유지관리 및 운영 ▲에너지저장장치(ESS·Energy Storage System) 자재구매 및 설치공사·유지관리 및 운영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아이에스동서도 지난달 25일 개최한 주총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생산·판매업 ▲신재생에너지 건설 및 투자업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유지·관리·운영사업 ▲풍력발전사업 등 신사업 목적을 정관에 추가했다.

<뉴스워치>에서 건설업계 관계자에 문의한 결과 “주택시장의 경기가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돼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미국·중국 패권싸움과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의 여파로 국제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건설공사 수익률 저하도 우려되는 상황이다”며 “건설사들이 경쟁적으로 신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은 주택시장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불안감과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절박함이 작용된 것으로 보이고 장기적으로 신사업이 성공할 경우 건설업계의 매출 판도가 뒤바뀔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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