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준원 펫핀스 대표)
(심준원 펫핀스 대표)

반려동물 전문 생활금융 플랫폼 운영사 펫핀스의 심준원 대표는 보험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그는 삼성화재 공채 입사를 시작으로 여러 보험사에서 20여 년간 근무했다. 심 대표는 이 기간 동안 위험관리, 영업, 상품 개발 및 기획 등 보험사에서 수행 가능한 업무 영역의 대부분을 경험했다고 회상했다. 보험사 근무 기간 중간에는 농협중앙회에 적을 둔적도 있는데 이 시기 그는 농협손해보험 설립 작업에도 참여했다.

특히 보험사에 근무하는 동안 의료 관광보험을 국내 최초로 개발해 배타적 사용권 획득은 물론 보건복지부 장관상도 받았다는 소개를 하는 심 대표의 얼굴에는 자부심이 묻어났다. 마지막으로 근무한 보험사인 메리츠화재에서는 반려동물 보험 개발에도 참여했다. 해당 업무를 수행하며 그는 반려동물 시장이 커질 것을 예상하게 됐고 이것이 자신의 회사를 운영하고 싶다는 꿈과 맞물려 현재의 펫핀스로 이어졌다. 심 대표는 반려동물 금융시장의 활성화를 통해 국내 반려동물 문화의 선진화에 이바지하고 싶다며 펫핀스의 궁극적인 지향점을 소개했다.

“반려인 상황과 반려동물 특성 맞춤 상품 제시하는 서비스 준비 중”

현재 펫핀스와 제휴를 맺고 반려동물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기업은 12곳에 이른다. 현재 제휴 금융기업으로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하나손해보험, 한화생명, 하나생명, 하나은행, 신한카드, 우리카드, 롯데카드 등이 있다.

특히 은행, 카드사, 보험사 등 다양한 종류의 금융기업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금융기업 외에도 장례식장, 상조, 유통 등 다양한 반려동물 서비스 업체와 제휴를 맺고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지난 2019년 설립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짧은 시간 동안 상당한 성과 도출에 성공한 셈이다.

심준원 대표는 “펫핀스 앱에서는 동시에 네 마리까지 등록해 관리가 가능하다”며 “저희한테 특별 신청을 하면 10마리에서 최대 50마리까지도 가능하긴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렇게 앱에 본인의 반려동물을 등록해두면, 원하는 반려동물 서비스 등을 확인할 수 있다”며 “등록한 반려견 A의 보험을 알아보려 할 경우 제휴가 돼 있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의 반려동물 보험 중 가입 가능한 상품을 모두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펫핀스 앱을 이용할 경우 관련 상품을 알아보기 위해 회사별 홈페이지 등을 별도로 찾아봐야 하는 불편함이 사라지는 셈이다. 제휴 금융사가 늘어날수록 더 커질 이러한 편리함 또한 자연스레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심 대표는 “보험의 경우 사고 등에 한정된다는 제한이 있기 때문에 중성화 수술 등 보장 상황에 해당되지 경우에서는 이용할 수 없다”며 “이런 경우 등을 위한 반려동물을 위한 관련 저축 등을 추천해 향후 큰 비용이 드는 상황을 대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하나생명과 반려동물 돌봄 관련 서비스도 새롭게 선보였다. 또 4월 중에는 장례식장 서비스 확대도 계획 중이다. 현재 반려동물 장례식장 업체 21그램과의 제휴를 통해 경기권과 충청권에 서비스를 제공 중인데, 이를 경상권과 전라권까지 넓힐 예정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큰 틀에서는 반려동물과 금융을 연계한 복합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다.

그는 “현재 고도화 작업을 진행 중으로 데이터 축적이 좀 더 용이하게끔 api로 연결해서 딥러닝을 통해 반려동물의 다양한 특성들과 반려인의 경제적 상황에 맞는 금융상품을 알아서 맞춤형으로 안내해주는 방식을 준비하고 있다”며 “뱅크 샐러드나 토스 등에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처럼 보장 분석을 통해 반려인과 반려동물에게 맞는 상품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심 대표는 펫핀스의 궁극적인 목표에 대해서는 “반려동물 금융 시장의 활성화 진행으로 관련 산업을 활성화시키고 유기동물 발생을 줄이는 것을 통해 반려동물 문화를 선진적으로 정착시키는데 이바지하고 싶다”며 “이를 위해 ‘사람과 동물은 분리돼 있는 게 아니고 같이 가는 거다’라는 뜻의 원헬스 원 해피니스라는 철학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미국에는 일반인 대비 24%, 심장병 중상자 대비 34%, 혈관질환자 대비 65% 이상 등 반려인들의 사망률이 낮고 암 발생률, 자살률도 낮다 등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건강하게 더 오래 산다는 통계가 있다”며 “이것을 반려동물에 한정하지 않고 사람과 연결해 생각하면 생존율이 높다는 것으로 예방의학이 가능하고 관련해 다양한 서비스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우리나라에는 이 같은 통계가 없어 이를 위한 원헬스 축적 사업도 지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료비 수가제보다 ‘질병코드 표준화’ 시급

심 대표는 반려동물 전문가로서도 꾸준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2016년 기획재정부, 2018년 농림축산 식품부, 2021년 감사원 등 회사 설립 이전부터 반려동물 자문역을 맡아오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한국반려동물보험연구소장으로서도 활동 중이다.

그는 현재 국내 반려동물 보험의 상황에 대해 굉장한 아쉬움을 표했다. 당장 활성화가 안됐다는 것보다도, 상황 해결을 위한 논의 순서가 잘못됐다는 점이 주된 이유다. 현재 반려동물 보험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것을 두고 ‘진료비 수가제’를 이야기하곤 하는데 이것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1순위 진행이 필요한 것은 ‘질병코드 표준화’라는 설명이다.

심 대표는 “반려동물 보험이 활성화돼 있는 나라들과 우리나라의 유일한 차이점은 ‘질병코드 표준화’ 유무인데 아직까지 안되고 있다”며 “지난 2018년부터 해당 내용을 알리고 다녔음에도 최근에서야 이를 위한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사람의 경우 예를 들어 감기에 걸리면 어떤 진료와 처방을 할지 이런 게 정해져 있다”며 “반면 동물은 이게 안돼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우선 질병코드 표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심 대표는 질병코드 표준화 이후에는 진료항목 표준화, 공시제 순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표준화가 이뤄져 하나의 질병 등을 두고 공통적으로 A라는 코드로 칭하게 된다면, 그에 대한 진료 역시 표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진료항목 표준화가 필요한 이유는 A라는 동일한 코드의 질병에 대해 내려지는 진료와 처방 등의 편차가 지나치게 커질 수 있어서다.

그는 “환자가 적은 동물병원에서는 백신을 여러 번 맞추자고 하고 환자가 이미 많은 곳에서는 오버 백신이라고 하는 상황 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다만 우선 질병 코드가 확보돼야 진료 항목 표준화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 대표는 “이것들은 동물 의료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안”이라며 “일단 여기까지 오면 수가제를 할지 공시제를 할지 등을 논할 수가 있는 것인데, 발의되는 법안 등은 질병코드와 진료항목 표준화가 아닌 수가제에 대한 내용”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심 대표는 지난해 의무화된 맹견 보험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동물보호법을 보면 맹견 보험이 5가지와 잡종 등으로 지정돼 있는데 이건 어폐가 많다”며 “잡종이라는 게 1%도 있고 99% 있고 다 다르기 때문인데, 물론 법에는 위원회가 결성돼 논쟁이 있을 경우에는 심사한다고 하지만 그게 다 분쟁의 요소이고 시간과 비용의 낭비”라고 꼬집었다.

이어 심 대표는 “또 지금 개한테 물리는 사고로 119가 가장 많이 출동한 견종은 진돗개인데 법에 명시된 맹견 견종은 아니다”라며 “우리나라도 독일식 배상 책임제를 도입하는 게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그는 “독일 같은 경우 강아지를 키우면 자동차처럼 모두 등록을 하고 등록세를 내며, 맹견으로 지정된 견종은 허가제이면서 비용도 더 비싸다”며 “우리나라도 모든 강아지를 배상 책임으로 의무화시키면 우선 충동 입양 제어와 반려인들의 책임감 상승 등으로 유기견 감소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맹견 보험의 경우 다소 아쉬움이 존재하기는 하나 시작만으로도 어느 정도의 긍정적인 효과는 있었다는 설명이다.

심 대표는 “맹견 배상 책임제가 시행되며 우리나라에 전반적으로 물림 사고에 대한 주의 의식 환기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본다”며 “맹견 보험 가입에 대한 문의가 적지 않았는데, 맹견 지정 견종이 아님에도 입질이 있거나 대형견인 경우에는 가입에 대한 문의가 상당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를 통해 보장한도는 적으나 맹견 보험과 유사한 반려동물 보험이 일종의 대체제가 돼 해당 상품의 가입까지 늘었다”며 “진돗개, 허스키, 도베르만, 풍산개 등이 많이 가입했는데 물림 사고에 대한 환기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