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OTT 이용자 66.3%, 국민 절반 이상이 서비스 이용
넷플릭스·디즈니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 국내 기업도 IP확보에 집중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작품상과 남우조연상, 각색상 등 3관왕을 차지한 영화 코다(CODA, Children Of Deaf Adult). 농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이 루비가 음악과 사랑에 빠지며 꿈을 향해 달려가는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대상과 관객상, 감독상, 앙상블상 등 4관왕을 차지했고 애플TV+가 선댄스 영화제 사상 최고 판매액인 2,500만달러(약 280억원)에 구매했다. [source=imdb]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작품상과 남우조연상, 각색상 등 3관왕을 차지한 영화 코다(CODA, Children Of Deaf Adult). 농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이 루비가 음악과 사랑에 빠지며 꿈을 향해 달려가는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대상과 관객상, 감독상, 앙상블상 등 4관왕을 차지했고 애플TV+가 선댄스 영화제 사상 최고 판매액인 2,500만달러(약 280억원)에 구매했다. [source=imdb]

OTT서비스 시장에서 관련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국내 영상 콘텐츠 산업이 성장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팬데믹으로 오프라인의 활동이 제약을 받으면서 디지털 콘텐츠의 이용을 크게 증가시켰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OTT는 이러한 수혜를 받은 대표 분야로 꼽힌다.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혹은 PC나 스마트TV를 통해 원하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OTT의 이점은 팬데믹을 계기로 더욱 대중적으로 받아들여졌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해 전세계 OTT 시장이 15% 성장한 1,260억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했으며, 보스턴컨설팅그룹(BGC)은 OTT 시장이 올해 30% 증가해 1,41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디지털TV리서치는 2020년 1,060억달러 규모였던 전세계 OTT 시장은 2026년에는 2,100억달러로 2배 이상 성장한다고 전망하는 등 대부분의 시장조사기관들은 향후 5년간 OTT의 성공시대를 열린다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의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300여개 이상의 OTT서비스가 등장해 시장의 기회를 노리고 있는데, 넷플릭스와 같은 OTT를 중심으로 성장한 기업 뿐 아니라 디즈니, 아마존, 애플, 구글 등도 시장에 참전해 성장의 과실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한국수출입은행은 국내 OTT 시장 규모가 2020년 7,801억원으로 2012년 이후 연평균 28%의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다고 집계했으며, PwC도 2016년부터 2020년까지 국내 OTT 시장이 5년간 27.5% 성장(8억3200만달러를 형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OTT 시장 규모가 1조원에 달한다고 추정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OTT 이용률은 2018년 42.7%에서 2019년 52%로 과반을 돌파하고 2020년에는 전국민의 절반 이상인 66.3%가 OTT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집계됐다.

또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해 1인 평균 2.7개의 OTT 서비스를 유료 이용 중이며, 하루 평균 콘텐츠 소비시간은 4시간에 달한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업계 기업 간 경쟁은 더 뜨겁다. 웨이브, 티빙, 시즌 등 국내 OTT 3강에 쿠팡이 자체 OTT서비스로 도전장을 낸 가운데 넷플릭스, 유튜브프리미엄, 디즈니플러스, 애플TV플러스 등의 글로벌 서비스까지 경쟁의 질을 올리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국내에 서비스하고 있는 훌루, 한국어 메뉴와 더빙/자막 등을 제공하고 있는 아마존 프라임비디오까지 더하면 미국 10대 OTT 중 7개를 우리나라에서 만날 수 있는 것으로 치열한 상황을 엿볼 수 있다.

이같은 경쟁은 콘텐츠 산업을 살찌우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OTT의 성패는 사용자를 끌어들이는 콘텐츠의 매력에 있기 때문에 OTT 기업들은 양질의 콘텐츠 제작에 사활을 걸고 있으며, 오리지널 콘텐츠라고 불리우는 독점 콘텐츠 제작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사진=넷플릭스]

아울러 ‘오징어게임’을 비롯한 K-콘텐츠가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어 우리나라의 OTT 기업은 물론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 기업들이 한국 콘텐츠 제작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로 선보인 오징어게임은 첫 4주간 1억4200만 시청가구수를 기록해 넷플릭스의 최대 흥행 기록을 경신했으며, 넷플릭스가 서비스 중인 모든 국가에서 1위를 달성한 최초의 작품으로 기록됐다.

지난해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순위를 살펴보면, 1위를 차지한 오징어게임 외에도 15위에 ‘빈센조’가 자리하는 등 상위 70개 드라마 중 10%인 7개 드라마가 우리나라에서 제작한 작품이다.

넷플릭스 내 한국 콘텐츠 시청 시간은 2021년 기준으로 2년동안 6배 이상 증가해 전세계적인 K-콘텐츠의 인기를 보여줬다. 

이러한 인기는 2022년에도 이어져 ‘지금우리학교는’이 1월말 공개 직후 인기순위 1위로 직행하면서 한국 콘텐츠 중 다섯 번째로 넷플릭스 월드 랭킹 1위를 달성했다. 공개 첫 주 1억2479만 시간의 누적 시청시간으로 한국 드라마 중 첫 주차 역대 1위, 후속 시즌이 아닌 첫 시즌 작품으로는 최고의 첫 주 신기록을 쓰기도 했다. 

이달 기준으로 넷플릭스 상위 70개 인기 드라마 중 11개가 한국 콘텐츠다. 킹덤의 경우에는 시즌3가 제작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K-콘텐츠에 대한 전세계적인 팬덤을 보여준다고 말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넷플릭스의 투자도 가파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넷플릭스는 지난 6년간 1조원 이상을 한국 콘텐츠 제작에 투자했는데 승리호, 오징어게임, 지옥, 지금우리학교는 등과 같이 연이은 글로벌 1위 작품을 쏟아내는 상황에서 제작 비중을 더욱 높일 것은 당연한 일이다. 

넷플릭스의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편수는 지난해 15편에서 올해에는 25편으로 확대된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2022년 넷플릭스의 예상 콘텐츠 투자비는 약 20조원으로 이 중 5%인 1조원 가량이 한국 콘텐츠 제작에 투입될 전망이다. K-콘텐츠의 인기를 고려하면 투자비중의 확대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디즈니플러스도 국내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을 밝혔다. 지난해 국내 시장에 공식 진출한 디즈니플러스는 오리지널 콘텐츠 12편을 포함해 20개 이상의 한국 콘텐츠를 확보해 순차적으로 공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투자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 중에는 500억원 규모의 제작비가 투입되는 ‘무빙’, 200억원 규모의 ‘카지노’ 등의 대작도 존재한다.

OTT서비스 '시즌(Seezn)' [자료사진=KT]
OTT서비스 '시즌(Seezn)' [자료사진=KT]

국내 OTT 기업도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다. 웨이브는 2025년까지 오리지널 콘텐츠에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으며 KT 시즌(seezn)도 3년간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4,000억원 이상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는 등 콘텐츠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계획을 밝혔다. 

티빙의 경우, 지난해 10월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이어 올 2월에는 2,5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확보했는데, 이는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티빙은 방대한 웹툰·웹소설 IP를 보유한 네이버와 지난해 지분맞교환 방식으로 투자를 유치해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강화하기도 했다.

OTT 시장 활성화는 새로운 시장도 창출하고 있다. 다양한 OTT 서비스를 한 번에 검색하고, 신작과 인기 콘텐츠 뉴스, 추천 콘텐츠, 가격비교 등을 제공하는 OTT 포털(혹은 OTT 통합 검색), OTT 계정 비용을 공동 부담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매칭해주는 계정공유 중개 플랫폼과 같은 연계 서비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또 OTT는 5G, CDN과 같은 통신 서비스의 발전을 촉진하며, 시각특수효과(VFX) 처리를 위한 컴퓨팅 작업으로 서버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영상 콘텐츠를 즐기기 위한 스마트폰이나 영상/음향 기기의 수요에도 기여함은 물론이다.

일례로 지난해 9월 우리나라의 무선 데이터 트래픽이 사상 최초로 1만TB를 돌파했는데, 여기에는 OTT 확산에 따른 동영상 트래픽 증가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분석된다.

데이터 유형 중 동영상 트래픽이 차지하는 비중이 61.2%로 멀티미디어, 웹포털, 소셜미디어(SNS), 마켓다운로드 등을 압도한 것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21 콘텐츠산업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연구’ 보고서를 통해 콘텐츠연관 제조업의 부가가치 창출에 콘텐츠가 약 32조3,106억원 가량을 기여하고, 약 9조 9,300억원 규모의 간접 파급효과를 가져다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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