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센터 '환경데이터 플랫폼 활용보고서 - 물 재활용률' 발간
2019년 물 재활용 공개 기업 110개 뿐... 평균 물 재활용률도 16.2%
물 재사용률 1위 LG디스플레이, 물 사용률 최다 삼성전자는 섹터 평균 이하

지구온난화의 심화와 기후위기로 인해 물 관리가 중요해지면서 기업들의 물 재사용률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그러나 기후변화센터가 발간한 '환경데이터 플랫폼 활용보고서 - 물 재활용률'에 따르면 아직 국내 기업들의 물 재사용에 대한 관심과 정보 공개가 아직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지구온난화의 심화와 기후위기로 인해 물 관리가 중요해지면서 기업들의 물 재사용률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그러나 기후변화센터가 발간한 '환경데이터 플랫폼 활용보고서 - 물 재활용률'에 따르면 아직 국내 기업들의 물 재사용에 대한 관심과 정보 공개가 아직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국내 110개 기업의 2019년 물 재활용률이 평균 16.2%인 것으로 나타났다. LG디스플레이와 동국제강, 한국중부발전 등의 재활용률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국내에서 물 사용량이 가장 많은 삼성전자는 평균 대비 다소 낮은 비율을 나타냈다. 

기후변화센터는 지난 3월 22일 물의 날을 맞아 ‘환경데이터플랫폼 활용 보고서 - 물 재활용률’을 발간하고 이와 같이 밝혔다.

사용된 물을 재이용하는 물재활용은 물을 훨씬 경제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이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대응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물을 다량으로 사용하는 기업들의 경우 물 재활용에 대한 노력이 요구된다.

기후변화센터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환경데이터 플랫폼에서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는 500개 상장기업과 발전공기업 7개사 중 2019년 기준 물 재활용률을 공개하고 있는 기업은 110개 기업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물 재활용률 공개 기업 수 및 평균 물 재활용률.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물 재활용률을 공개하는 기업과 평균 물 재활용률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출처: 환경데이터플랫폼 활용 보고서 - 물 재활용률/그래픽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연도별 물 재활용률 공개 기업 수 및 평균 물 재활용률.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물 재활용률을 공개하는 기업과 평균 물 재활용률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출처: 환경데이터플랫폼 활용 보고서 - 물 재활용률/그래픽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 중요해진 물 재이용, 기업의 물 재활용률은?

지구온난화의 심화와 기후위기로 물의 가치는 갈수록 올라가고 있다. 지구 온도 상승은 지구 표면의 물증발을 가속화시키고, 기후변화로 인해 강우 패턴이 변화하면서 기존의 수자원 관리로는 지속가능한 물관리가 어렵다는 전망이다.

이에 수자원을 보다 나은 방향으로 활용하기 위해 물 재이용이 강조되고 있다. 물 재이용은 빗물, 오수, 하수처리수, 폐수처리수 및 발전소 온배수 등을 물 재이용시설을 활용해 처리하고, 처리수를 생활, 공업, 농업, 조경, 하천유지 등의 용도로 다시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약 11억톤(75%) 하수처리수가 재이용되고 있다. 재이용수를 음용수 수준으로 재활용하는 것은 상수도보다 비싸지기 때문에 각 수요처에서 필요한 수준까지 물을 재활용하는 것이 경제적이다. 때문에 국내의 물 재이용 역시 대부분 수요처에서 물을 재활용하는 것으로 이뤄지고 있다.

때문에 물을 대량으로 사용하는 기업들에게 물 재이용을 위한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국내 기업들은 물 재활용률을 제대로 공개하고 있지 않고 있으며, 그 노력도 조금씩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22일 기후변화센터가 ‘세계 물의 날’을 맞아 발간한 ‘환경데이터플랫폼 활용보고서 - 물 재활용률’에 따르면, 환경데이터플랫폼에 정보를 공개하고 있는 500대 상장기업과 발전 공기업 7개사 중 2019년 물 재활용률을 공개한 기업은 110개로 조사됐으며, 평균 물 재활용률은 16.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 재활용률을 공개하는 기업은 2015년 109개에서 2018년 137개 기업으로 꾸준히 증가했으나 2019년 2015년 수준으로 감소했다. 평균 물 재활용률도 2015년부터 2018년까지 18.6~19% 범위로 유지됐으나 2019년 16.2%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고서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물재활용률 상위 10개 기업에 속해왔던 쌍용 C&E, 대한제강, 삼표시멘트, 벽산, 두산 등이 2019년 물 재활용률을 공개하지 않음에 따라 기업수와 평균 물 재활용률이 급격히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2019년 국내 물 재활용률 공개 기업 순위. LG디스플레이가 98.72%의 물을 재활용하면서 가장 높은 물 재활용률을 보였으며, 동국제강, 강원랜드 등도 섹터평균 보다 높은 물 재활용률을 보여줬다.(출처: 환경데이터플랫폼 활용 보고서 - 물 재활용률/그래픽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2019년 국내 물 재활용률 공개 기업 순위. LG디스플레이가 98.72%의 물을 재활용하면서 가장 높은 물 재활용률을 보였으며, 동국제강, 강원랜드 등도 섹터평균 보다 높은 물 재활용률을 보여줬다.(출처: 환경데이터플랫폼 활용 보고서 - 물 재활용률/그래픽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 LG디스플레이, 동국제강 물재활용 돋보여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와센터의 환경데이터 플랫폼에서 공개하고 있는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은 12개 섹터로 구성돼 있으며, 12개의 기업 섹터 중 높은 물재활용률을 보이는 상위 5개 섹터는 금융 및 지주사(27.8%), 하드웨어 및 반도체(27.4%), 자유소비재 서비스(19.8%), 소재(17.1%), 에너지(14.3%) 순으로 나타났다.

금융 및 지주사 섹터는 두산만이 물 재활용량을 공개했다. 하드웨어 및 반도체 섹터에서는 LG 디스플레이, SFA반도체, 티씨케이, SK하이닉스, 일진머티리얼즈가 상위 5개 기업으로 나타났으며, 자유소비재 서비스 섹터는 강원랜드, HJ매그놀리아용평, 호텔엔리조트, 신세계, 롯데쇼핑이 상위 5개 기업으로 조사됐다.

소재 섹터에서는 동국제강,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무림피앤피, SK케미칼 등이 상위 5개 기업으로, 에너지 섹터에서는 한국중부발전, SGC에너지, 한국남부발전,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석유공사가 상위 5개 기업으로 나타났다.

이를 종합해서 2019년 물 재활용률이 높은 상위 10개 기업은 LG디스플레이, 동국제강, 강원랜드, 한국중부발전, 깨끗한나라, 효성티앤씨, SFA반도체, 태영건설, 효성첨단소재, 무림피앤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LG디스플레이는 하드웨어 및 IT 장비기업으로 제품 생산 과정에서 버려지는 폐수를 재이용 맴브레인 시스템을 이용해 자체 정화해 초순수 제조에 사용하는 등 98.7%의 물 재활용률을 보였다.

동국제강은 가공된 철 스크랩을 조달해 제가공하는 업체로, 다른 철강기업 보다 물 사용량이 적을 뿐만 아니라, 인천과 포항 전기로 공장을 철강생산 전 과정 밀폐화와 함께 폐수 무방류 배출 시설을 구축해 물재활용률을 높였다. 또한 2012년부터 하루 7500만톤의 인천시 생활하수를 재처리해 공업용수로 사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물 재활용률 6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국내에서 물 사용량이 가장 많은 기업은 삼성전자로, 2019년 기준 국내 7개 사업장에서 9600만톤을 사용했다. 삼성전자의 물 재활용률은 15%로 나타났는데, 이는 국내 사업장에 국한된 수치다. 국내 7개 사업장의 물재활용률은 삼성전자의 글로벌 사업장 전체 평균의 1/3 수준이다. 삼성전자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9년 기준 글로벌 36개 사업장 평균 물 재활용률 51%를 기록하고 있다.

◇ 다른 환경데이터에 비해 적은 정보, 기업들의 관심 필요해

기업들은 다수의 이목이 집중되는 온실가스 및 미세먼지 배출 문제에 대해서는 정보공개와 배출량 저감 노력을 활발히 이행하고 있다. 그러나 물 재이용은 문제 의식이 높지 않다.

환경데이터 플랫폼에서 공개하고 있는 2019년 자료를 보면 온실가스 배출량은 212개 기업, 에너지 사용량은 246개 기업, 미세먼지 배출량은 202개 기업, 폐기물 재활용률은 232개 기업이 공개하고 있으나, 물 재활용률은 단 110개 기업만이 데이터를 공개했다.

실제 물 소비가 많은 섬유·의류 산업은 물 재이용량 데이터를 공개한 기업이 없었다. 섬유·의류 산업은 전 세계 물 소비 20%를 차지하며, 세계 배출량의 20%에 달하는 폐수를 발생시키는 산업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물 사용량이 많은 산업이다.

환경데이터 플랫폼에 등재된 섬유·의류 기업은 총 11개지만, 이중 물 재활용률을 공개한 기업은 없었다.

기후변화센터 관계자는 “폐기물 재활용량, 온실가스 배출량, 미세먼지 배출 등 다른 환경데이터에 비해 물 재활용량을 공개하는 기업의 수가 적었다”며 “더 많은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물 재활용량을 공개해야 하며 물 관리에 대한 중요성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보고서는 “장기적인 물 재이용 활성화를 위해 폐수 재활용 기술 및 금융 지원 등 물 재이용 정책의 방향성 변경이 필요하다”며 “물 재이용이 기업의 그린 워싱에 이용될 수 있으므로, 투명하고 정확한 물 재이용 데이터 산출을 위한 방법 일원화과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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