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즐리’가 물가 상승에도 상품 가격 43% 인하한 비결은?

와이즐리는 2018년 면도날 구독 서비스로 시작한 스타트업이다. 자체 개발한 면도기 디자인을 독일 OEM 업체를 통해 생산해 판매한다. ‘좋은 품질의 면도날을 저렴하게 제공한다’라는 목표 아래 현재까지 누적 고객 수 95만명, 재구매율 93%를 달성했다. 그리고 15일, “면도날을 포함한 생활용품 전 제품 가격을 평균 43% 인하한다”라고 밝혔다.

생활용품 전 제품 가격을 평균 43% 인하한다고 밝힌 ‘와이즐리’

국내 생활용품 3사의 가격 인상

통계청에 따르면 2월 소비자물가는 3.7% 상승했다. 지난해 10월부터 5달 연속 3%대 상승을 유지하는 수치다. 이에 정부는 유류세 인하를 3개월 연장하는 등의 대책을 발표했지만, 당분간 같은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7일 OECD는 38개 회원국의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2%를 기록했다고 밝히는 등 현재 물가 상승은 세계적인 추세다.

관련해 와이즐리 측은 “국내 생활용품 3사도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라며 “아모레퍼시픽이 최대 15%, LG생활건강이 최대 14%, 애경산업이 최대 25% 상승을 결정했다. 칫솔, 치약, 샴푸 등 생활용품 가격 전반이 상승했다. 특히 이들 3사의 시장점유율은 2020년 기준 총 71.5%라는 점에서 영향이 클 것이다. 반면 와이즐리는 흐름을 역행해 전 제품 가격을 평균 43% 인하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오히려 인하, 비결은?

와이즐리의 이번 결정은 일시적 할인 프로모션이 아닌, 영구 가격 인하다. 천민기 와이즐리컴퍼니 마케팅팀장은 “파격적인 결정에 기존 고객들 또한 ‘미친 것 아닌가’, ‘이거 지속 가능한가’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가격 인하를 가능케 한 요소는 총 3가지다. 자사몰을 통한 D2C 판매, 수요예측, 광고비 인하로 정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와이즐리가 추구하는 ‘고객 경험 재투자’ 선순환 구조

① 자사몰 D2C 판매

와이즐리는 오직 자사 온라인몰을 통해서만 상품을 판매한다. 판매 상품은 면도날로 시작해 현재는 스킨케어, 샴푸, 비타민 등 생활용품 전반으로 품목을 늘렸다. 와이즐리는 OEM 방식으로 생산한 제품들을 중간 유통과정 없이 고객에게 직접 판매한다. 중간 유통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 만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천 팀장은 “2020년 공정거래위원회 발표 자료에 따르면 유통업태별 수수료는 제품 가격의 약 20%가량을 차지한다. TV 홈쇼핑이 29.1%, 백화점이 21.1%, 대형마트가 19.4% 등을 기록했다. 와이즐리는 위와 같은 유통 수수료가 일절 발생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② 수요예측

와이즐리는 미국 ‘달러 쉐이브 클럽(Dollar Shave Club)’의 면도날 정기배송 서비스 성공사례를 따와 국내에 선보인 스타트업이다. 그만큼 구독 서비스를 바탕으로 한 수요예측 기술을 핵심 경쟁력으로 삼는다. 그리고 정확도 높은 수요예측은 생산, 물류, 패키지 구성 등 원가 절감에 매우 큰 도움을 준다는 설명이다.

천 팀장은 “와이즐리는 자체적으로 구연한 LTV(Life Time Value) 예측 모델을 활용한다. 고객마다 언제, 어떤 상품을, 얼마만큼 주문하는지 예측해 사업 전반에 반영하고 있다. 예측 정확도는 90% 이상이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와이즐리는 지속적인 판매량 증가에 따라 생산 원가를 더욱 낮췄다. 여기에 타사 대비 더 좋은 예측량을 바탕으로 많은 물량을 자신 있게 생산하고 있다. 물류 차원에서도 주문의 조합 등이 예상 가능한 만큼 출고, 임가공비, 패키지 비용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생산비를 절감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현 와이즐리 정기구독자 현황 관련 질문에는 “대외비로 공유가 어렵다”라고 답변했다. 단, 와이즐리컴퍼니 카카오톡 채널 친구는 오늘 기준 31만9239명이다.

③ 광고비 인하

와이즐리는 ‘TV 광고를 하지 않는다’라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흔히 스타트업들이 연예인 광고모델 섭외 등 공격적인 광고·홍보를 바탕으로 소비자를 끌어모으는 것과 반대된다. 오직 포털 검색 광고와 SNS를 바탕으로 한 콘텐츠 광고만을 시기에 따라 진행해 왔다. 그 외에는 자사몰 회원과 카카오톡 채널 친구 약 32만명 등 팔로워를 대상으로 ‘면도날 교체 주기 알람’ 등 타깃 광고에 집중한다.

천 팀장은 “와이즐리는 고객들의 지속적인 재구매, 자발적인 입소문이 핵심 가치라고 본다. 그 외에 광고비는 절약해 가격 인하로 보답하는 것이 선순환이라는 판단이다. 향후에는 SNS 광고 등도 대폭 줄일 방침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와이즐리의 패키지 구성은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온라인에서 관련 사용자 후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고객 경험에 재투자하겠다”라는 와이즐리의 전략처럼 ‘한 번도 안 써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쓴 사람은 없도록’ 만드는 것이 정기구독 서비스의 핵심이다.

와이즐리 상품 배송 패키지 후기(출처: brunch.co.kr/@thoutbox/19)

“정직한 가격을 위해 노력하겠다”

김동욱 와이즐리 대표는 “창업자이기 이전에 한 명의 소비자로서, 제품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가장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더 많은 소비자들이 좋은 생활용품을 합리적이고, 정직한 가격에 사용하며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와이즐리는 오는 상반기 중 칫솔, 치약, 생리대 등의 제품 출시를 준비하는 등 생활용품 종합몰로 변화하고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신승윤 기자> yoo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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