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녹취록’ 사건 이후 윤 후보 지지율 오히려 상승
이달 16일 녹취록 방송 다음날 尹 일간 지지율 44.3%
노웅래 민주당 의원 “황당”, 진중권 전 교수 “尹 구했다”

[공공뉴스=정혜경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한 기자와 나눈 통화 내용이 공중파 방송에서 공개된 이른바 ‘김건희 녹취록’ 사건 이후 윤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 방영 전 정가는 ‘김건희 리스크’가 윤 후보에게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 추측했지만 오히려 이와 반대되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  

일각에서는 ‘김건희 녹취록’이 윤 후보의 지지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현상에 당황스러움을 표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 <사진=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 <사진=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지난 16일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는 한 기자로부터 제보받은 ‘김건희 7시간 통화 녹취록’ 중 일부를 방송했다.

해당 통화에서 김씨는 정치적 견해, ‘미투’에 대한 의견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한 사견을 가감 없이 밝혔으며 정가에서는 이로 인해 윤 후보가 곤란한 상황에 처할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녹취록이 공개될수록 윤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동시에 김씨에 대한 유권자들의 호감이 강해지는 의외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김건희 녹취록’이 윤 후보 지지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주장은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를 통해서 뒷받침되고 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1월16일부터 21일까지 6일간, 전국 18세 이상 남녀 3046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8%p)에 따르면 4자 대결 시 윤 후보의 지지율은 42% 이 후보는 36.8%를 기록했다.

특히 지지도 일간 집계(2-day-rolling 방식, 약 1000명)에서 이달 14일 38.8%였던 윤 후보의 일간 지지율이 17일 44.3%로 급상승한 점이 눈길을 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상승세를 16일 방송된 MBC 스트레이트의 ‘김건희 녹취록’ 이슈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또한 지난해 12월 개설된 김건희 공식 팬카페 ‘건사랑’은 녹취록 방송 이후 가입자 수가 급증했다. 개설 후 한 달간 200여명에 불과했던 카페 회원 수는 이달 17일 오후 6시 기준 1300여명 가까이 증가했으며 녹취록 내용이 공개될수록 회원 수가 더 늘어나고 있다.

오늘(25일) 오후 1시 반 기준 ‘건사랑’ 카페의 회원 수는 6만2000여명. 아직 해소되지 않은 ‘허위 이력 논란’과 계속해서 추가 공개되는 녹취록에도 불구하고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 모양새다.  

(왼쪽부터)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사진=뉴시스, 공동취재사진>
(왼쪽부터)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사진=뉴시스, 공동취재사진>

일각에서는 이 같은 상황에 당황스러움을 표하고 있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늘(2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건희 녹취록 공개 후 지지율과 관련해 “윤 후보에게 플러스 요인이 작동돼 황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녹취 내용이 나오니 2030 남성들이 갖는 반(反)페미니즘 정서, 이걸 자극한 면도 있다”며 “녹취록 내용을 보면 최순실보다 더 할 수도 있겠다, 더 독할 수도 있겠다는 것은 작동이 안됐다”고 덧붙였다. 

최근 정의당 복당 의사를 밝힌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또한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이 같은 사실을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MBC가 나라까지는 몰라도 윤석열을 구한 것은 확실해 보인다”는 글을 올리며 ‘김건희 녹취록’이 윤 후보에게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김씨에 대한 공세를 더 강화하는 분위기.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오늘(2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 회의에서 김씨를 두고 “최순실 국정 농단은 우스워 보이는 ‘김건희 3대 농단’의 실체가 드러났다”며 “무속의 힘에 이끌려 최순실을 뛰어넘는 왕순실의 시대가 나오면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이용빈 민주당 대변인은 “김씨가 스스로를 영적인 사람으로 소개하고 도사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즐긴다고 말했다”며 해명을 요구했고, 전용기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 역시 녹취록과 관련해 “정치 보복을 위해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를 억압할 수 있다는 인식 자체가 놀랍기만 하다”고 날을 세운 바 있다. 

이달 24일 인터넷 포털에 업데이트 된 김건희씨의 프로필. <사진=포털 화면 캡쳐>
이달 24일 인터넷 포털에 업데이트 된 김건희씨의 프로필. <사진=포털 화면 캡쳐>

이런 가운데 김건희씨는 인터넷 포털에 자신의 프로필을 공개하는 등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해당 프로필에서 김씨의 직업은 ‘주식회사 코바나 소속 전시기획자’로 표기됐으며 2015년부터 4년간 그가 기획한 전시 목록도 첨부됐다. 이를 두고 정가에서는 김씨의 공개 활동이 임박했다고 추측하고 있다.

20대 대선을 43일 앞둔 상황에서 과연 김씨의 행보가 대선 판도에 어떤 지각변동을 가지고 올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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