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크림·번개장터 등 온라인 거래 플랫폼…물품 미수령에 제품 하자까지 소비자 피해만 '눈덩이'

【 앵커멘트 】
온라인을 통한 거래가 활발해지며 관련 플랫폼도 성장세입니다.
그러나 물품을 제대로 보내지 않거나 불량품을 보내는 등 소비자 피해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윤형섭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를 통해 총 680만 원 상당의 그래픽 카드를 구매한 윤대섭 씨는 두 달째 물건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같은 피해를 당한 소비자들만 수백 명에 달하며 등록된 피해 금액만 무려 2억 원에 이릅니다.

윤대섭 씨는 번개장터 고객센터에 수차례 문의했지만 회사 측에서는 수사기관에 의뢰하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 인터뷰 : 윤대섭 / 서울 용산구
- "판매자랑 번개장터 측에서 광고비를 주고 노출시켜주는 등 거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 몰라라 하는 태도가 사기 피해를 당한 입장에서 화가 납니다."

회사 측은 해당 판매자를 차단했고 앞으로도 위법한 거래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최근 MZ 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리셀' 시장에서도 상황은 다르지 않습니다.

'리셀'이란 희소성 있는 상품을 웃돈을 얹어 재판매하는 것을 말하는데, 시장이 커짐에 따라 관련 온라인 플랫폼도 늘어나는 상황.

지난달 양현우 씨는 네이버의 리셀 플랫폼 '크림'에서 고가의 옷을 구매했으나 보풀투성이인 제품을 받았습니다.

크림 측에 문의 글을 올렸으나 회사 측은 '검수 기준을 통과했으니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양현우 / 서울 서초구
- "회사 측 검수를 통과했기 때문에 환불이나 반품은 아예 불가한 상황이고요. 새 제품으로 알고 구매했는데 이게 새 제품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보풀이 누가 봐도 새 제품이라고 보기엔힘든 정도라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회사의 구체적인 검수 과정을 알지 못해 믿고 살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올해 국내 중고거래 시장 규모 24조 원, 리셀 시장 5천억 원 규모로 온라인 거래 플랫폼 성장이 뚜렷한 상황.

가파른 성장세와는 달리 문제 발생 시 그 피해는 온전히 소비자의 몫입니다.

사태의 원인은 '온라인 거래 플랫폼이 중개자이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라는 면책 규정에 있는데, 이를 제재할 법·제도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 인터뷰(☎) : 김대근 /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박사
- "이런 결제시스템을 두면 운용하고 관리해야 하고, 나아가서 사고가 발생하면 책임을 져야 하는데 지금으로서는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는 거예요."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지난달 크림 등 리셀 플랫폼에 대해서만 사업자 면책 규정 등 불공정 조항 5개에 대해 시정 명령했습니다.

그러나 번개장터 등 거대 중고거래 플랫폼에 대한 조치는 이뤄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기업과 사회의 보다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매일경제TV 윤형섭입니다. [ yhs931@mk.co.kr ]

[ⓒ 매일경제TV & mktv.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