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플러스 '설강화' 재생화면
디즈니플러스 '설강화' 재생화면

지난달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월트디즈니컴퍼니의 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가 연이은 악재로 고전하고 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혹평과 함께 이용자 이탈이 속속 이어지고 있는데다 '반전 카드'로 꺼내든 오리지널 콘텐츠 역시 이런저런 논란에 휩싸인 상태. 특히 첫 오리지널 드라마 '설강화'는 역사 왜곡 논란까지 일며 방영을 중단해야 한다는 국민 청원도 등장했다.


고전하는 디즈니플러스...한달새 이용자 '반토막'

20일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디즈니플러스의 일간 활성이용자수(DAU)는 11월 12일 59만명에서, 12월 12일 31만명으로 훌쩍 줄어들었다. 서비스 출시 한 달 만에 이용자가 약 47% 가량 이탈한 셈이다. 디즈니플러스 DAU는 현재까지도 30만명 수준에서 답보하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하자 마자 이런저런 논란에 휩싸이며 고전하고 있다. '엉터리 자막' 논란이 대표적이다. 번역기를 돌린 듯한 어투의 자막이 나가고 화면상 자막 위치가 바뀌는 등 자막의 오번역이 잦아 몰입감을 떨어트린다는 비판에 직면한 것이다.

다수의 누리꾼들은 디즈니플러스 평가란에 "새로 번역한 것은 자막 싱크가 안 맞거나 과도하게 축약한 것이 있다", "한국어 자막 제공이 안 되는 것들이 너무 많다", "자막이 있어도 퀄리티가 떨어져서 있으나 마나다", "구글 번역기로 돌린 것 같다"고 지적하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또 '볼 게 없다'는 악평 세례도 이어지고 있다. 이는 디즈니 '팬덤' 외 일반 이용자를 공략할 수 있는 한국 콘텐츠가 부족한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디즈니플러스 서비스 시작과 함께 공개된 한국 콘텐츠는 20여편 뿐이다. 전체 1만6000회차 콘텐츠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한 셈이다.

디즈니 플러스 /사진=디미닛 제공
디즈니 플러스 /사진=디미닛 제공

'반전카드'도 논란 시끌...디즈니플러스 '수난시대'

디즈니플러스는 '반전카드'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꺼내들었지만 이마저도 진척이 더디다. 현재 디즈니플러스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는 3편에 불과하다. '런닝맨: 뛰는 놈 위에 노는 놈'이 유일했고, 출시 한 달이 넘어서야 '블랙핑크: 더 무비'와 '설강화'를 새롭게 추가했다.

심지어 지난 18일 첫방송한 '설강화'는 방영 시작과 동시에 역사 왜곡 논란까지 일어났다. 드라마 설정이 민주화 운동을 폄훼한다는 지적이다. 남자 주인공이 '운동권을 가장한 간첩'으로,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 팀장 캐릭터가 '정의롭고 대쪽같은 인물'로 설정된 것이 문제로 지적됐다.

논란이 거세지면서 지난 19일에는 설강화에 대한 방영중지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해당 국민청원에서 청원인은 "민주화운동 당시 근거없이 간첩으로 몰려 고문을 당하거나 사망한 피해자들이 존재한다"며 "이런 역사적 사실에도 불구하고 이런 내용의 드라마를 만든 것은 민주화운동의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국민청원은 하루도 안돼 20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한국 콘텐츠 수급을 위해 전략적으로 택한 작품이 논란이 일어나면서 디즈니로서는 최대 악재를 만난 셈이다. 디즈니플러스는 설강화를 본 방송 이후 공개하는 형태의 콘텐츠 공급 계약을 맺은 바 있다. 현재 디즈니플러스에서는 설강화 방영분 전체(1화, 2화)를 감상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디즈니플러스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디즈니플러스 관계자는 "내부에서 관련 내용을 인지하고 있으나 아직 공식 입장은 없다"며 조심스런 입장을 피력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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